미셸 투르니에 지음
북라인 / 2000년 6월 / 228쪽 / 7,000원
▣ 저자 미셸 투르니에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 대학교와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스물다섯 살 때 치른 대학교수 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독일 문학 작품 번역에 몰두하였다. 1954년부터 5년간 유럽 제1방송에서 문화 프로그램 PD로 근무하였으며, 플롱 출판사에서 문학 편집부장을 지냈다. 1967년에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재해석한 데뷔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발표하면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어 20세기 최고의 전쟁 문학으로 평가받는 『마왕』을 발표하여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유럽의 정신사를 대변하는 지성인이자 증언자 미셸 투르니에는 파리 근교에서 평생 집필 활동에 전념하다 2016년 1월에 사망했다. 대표작으로 『메테오르』, 『가스파르, 멜쉬오르 그리고 발타자르』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뒷모습』, 『짧은 글 긴 침묵』 등이 있다.
▣ 역자 김정란
시인, 번역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3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현대의 상징과 신화’, ‘상상력과 비평’, ‘한국 신화 콘텐츠 실습’ 등을 주제로 강의하며, 문학과 함께 인류의 원형적 이야기인 신화 연구에 매진해왔다. 시집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등이 있고, 문학평론집 『비어 있는 중심』, 『영혼의 역사』 등과 산문집 『여자의 말』 등이 있다. 에밀 시오랑의 『태어났음의 불편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의 방파제』 등을 번역했다. 1998년에 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상을, 2000년에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 Short Summary
이 책은 두 가지 근본적인 생각에서 출발하는데, 하나는 우리의 사고가 수적으로 한정되어 있는 주요 개념(사유의 ‘열쇠-개념’)의 도움을 받아 작용한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이 ‘카테고리(범주)’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인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열 개의 카테고리로, 라이프니츠는 여섯 개로, 칸트는 열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었다. 그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분석하는 것은 뇌라는 기계의 부분 부분을 하나씩 평면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는 ‘카테고리의 장’을 114가지 개념으로 확장시키고 있는데, 그것은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풍부한 사실을 파악하게 하려는 작가의 배려이다. 작가가 이 책에 등장시키는 고양이와 개, 오리나무와 버드나무, 말과 황소 등의 개념은 구체적인 존재 이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로 둘러싸여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원리는, 이 개념들이 다른 개념과 상대적인 쌍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개념은 그 개념만큼이나 실증적인 하나의 ‘반대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개념들이 상반된 대립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신과 대립되는 개념은 구체적 존재인 악마이지 신의 부재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존재에 대립되는 개념은 실제적인 체험에 의해 나타나는 무(無)이지 비(非) 존재가 아니다. 우정도 사랑과 대립을 이루는 것이지 무관심과 대립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이런 방법에 의해 쓰여졌으며, 이러한 양면적인 방법은 대단히 풍요로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여자는 남자를 드러내고, 달은 둥근 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며, 스푼은 포크 덕분에 모성적인 부드러움을 보여 주고, 황소의 목은 말의 엉덩이로 인해 분명해지듯 하나의 개념은 대립되는 개념과 짝을 이루고 있으며, 그 대립되는 개념에 의해 더욱 분명해지는 것이다. 114개의 개념들을 작가는 가장 특수한 것에서 출발해서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제시해 나간다. 즉 고양이와 말에서 출발해서 신과 존재에 이르는 순서를 택한 것이다.
이 책은 웃음과 눈물, 고양이와 개, 돈 주앙과 카사노바, 지하실과 다락방, 나무와 길, 쾌락과 기쁨,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조롱과 칭찬, 시간과 공간, 신과 악마 등등 마치 거울처럼, 혹은 데칼코마니처럼 상대적인 쌍을 이루는 114가지 개념의 우의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가는 지적 유희이다. 또한 방대한 철학과 신화와 문학 작품이 인용되어 있는 에세이다.
▣ 차례
남자와 여자 / 사랑과 우정 / 돈 주앙과 카사노바 / 웃음과 눈물 / 어린이와 사춘기 소년 / 내혼과 외혼 / 건강과 병 / 황소와 말 / 고양이와 개 / 사냥과 낚시 / 프로펠러와 지느러미 / 버드나무와 오리나무 / 동물과 식물 / 철도와 도로 / 피에로와 아를르캥 / 유목민과 정착민 / 주인과 하인 / 오귀스트와 하얀 광대 / 나무와 길 / 소금과 설탕 / 포크와 스푼 / 지하실과 다락방 / 물과 불 / 척추동물과 갑각류 / 환경과 유전 / 쾌락과 기쁨 /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 두려움과 고뇌 / 조롱과 찬양 / 기억과 습관 / 말과 글 / 재능과 천재성 / 아름다움과 숭고함 / 문화와 문명 / 기호와 이미지 / 순수와 순결 / 연대기와 기상학 / 일차적 인간과 이차적 인간 / 시와 산문 / 행동과 정열 / 태양과 달 / 영혼과 육체 / 양과 질 / 오른쪽과 왼쪽 / 시간과 공간 / 표면과 심층 / 행위와 힘 / 유와 차 / 여건과 구축 / 관념론과 리얼리즘 / 선험적인 것과 경험적인 것 /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 신과 악마 / 존재와 무 / 역사와 지리 / 잿빛과 색채들 / 목욕과 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