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애 지음
동아시아 / 2026년 7월 / 248쪽 / 20,000원
▣ 저자 이은애
루프빌더(LOOP Builder). 끊어진 고리를 잇고 버려진 것의 쓰임을 다시 찾아 순환의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관리회계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해 기업의 전략·회계·CSV(공유가치창출)·ESG·환경경영 현장에서 20여 년을 보냈다. 롯데케미칼에서 국내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 ‘프로젝트 루프’를 기획·운영하고 이 프로젝트의 성과로 롯데그룹 ‘2022 롯데 어워즈’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재는 자원순환·ESG·순환경제 분야의 강의와 컨설팅을 이어가며, 멈춰 있던 순환이 다시 작동하도록 현장에서 돕고 있다.
▣ Short Summary
분리배출을 잘하면 재활용과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까? 힘들게 분리해서 버린 페트병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플라스틱, 종이, 비닐 등을 따로 모아서 내놓을 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어보았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분리배출을 잘하는 나라도 없다는데 그 결과가 피부에 그리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은 2020년 기준 87.4%에 이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이 수치와 크게 다르다. 독일 마트에 가면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든 생수병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버려진 자원이 다시 쓰이는 지속 가능한 순환의 구조, 즉 ‘닫힌 고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2023년, 독일 마트에 설치된 공병 회수 기계에서 그 구조의 실마리를 보았다. 그것은 다 쓴 페트병을 재생원료로 하여 또다시 페트병을 만드는 완벽한 플라스틱 순환의 교본이었다. 독일에서 플라스틱 전문가의 책임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은 저자는 수거 체계를 설계하는 정부의 역할, 효율적인 재활용 해법을 제시하는 기업의 역할, 플라스틱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역할을 고민하며 모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루프빌더(LOOP Builder; 순환고리 설계자)’가 되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기로 결심하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에 대한 기록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순환고리 설계 안내서다.
지금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마법 같은 기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기술 혁신과 제도 설계, 기업의 결단과 현장의 실천이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순환은 현실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순환경제는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넘어, 사용 비율에 따른 세제 지원과 인증, 공공 조달 우대, 설비 전환 지원 같은 인센티브가 함께 제공되어야 하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이 잘되도록 만드는 인프라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요컨대 정부의 일은 시민에게 실천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재생원료를 쓸 수밖에 없는 ‘시장’을 설계하는 것이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것을 실제 변화로 바꾸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재생원료 사용은 비용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이자 ESG 경영, 소비자 신뢰를 함께 끌어올리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자원순환 의무가 빠르게 확대되는 지금, 먼저 움직이는 기업에게 순환은 규제가 아니라 기회다. 그리고 그 톱니바퀴를 처음 굴리는 힘이 시민의 선택이다. 독자들이 정책의 자리에서, 실무의 자리에서, 일상의 자리에서 저마다 새로운 자원순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데 이 책이 자극제이자 동기부여의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 차례
PROLOGUE. 저는 루프빌더입니다
PART 1. 플라스틱의 두 얼굴과 순환경제
CHAPTER 1. 플라스틱 시대의 시작과 전환점
CHAPTER 2. 위대한 발명, 위기의 물질
CHAPTER 3. 플라스틱, 누구의 책임인가?
CHAPTER 4. 순환경제 : 쓰레기 없는 미래를 위한 설계도
PART 2. 순환경제를 설계하다
CHAPTER 5. 희망의 보고서, ‘수도꼭지를 잠그다’
CHAPTER 6. 유럽은 어떻게 순환경제를 설계했는가?
CHAPTER 7. 한국, 자원순환의 여정을 시작하다
PART 3. 현장에서 답을 찾다: 루프빌더의 기록
CHAPTER 8. 프로젝트 루프의 시작부터 확장까지
CHAPTER 9. 수거에서 자원으로: 지속 가능한 순환 플랫폼 설계
CHAPTER 10. rPET: 페트병의 새로운 삶
CHAPTER 11. rPP: 정수기 필터의 가능성과 한계
CHAPTER 12. rPE: 스트레치필름을 순환시키려면
CHAPTER 13. rPS: 화학적 재활용 실험
PART 4. 지속 가능한 순환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
CHAPTER 14. 코끼리공장 : 사람을 중심에 두는 순환
CHAPTER 15. 자연상점 : 순환을 만드는 기술
CHAPTER 16. 프로젝트알이 : 순환을 가시화하는 법
CHAPTER 17. 리맨 : 버려지는 컴퓨터의 쓸모
CHAPTER 18. 우리가 만들어야 할 내일의 순환고리
PART 5. 소비자의 역할: 우리가 만드는 순환의 시작
EPILOGUE. 다시 루프를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