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지음
파라북스 / 2016년 4월 / 203쪽 / 13,800원
▣ 저자 이지연
이화여자 대학교에서 상담심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서강대학교 상담교수, 이화여대 교수를 지냈다. 현재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교육대학원과 일반대학원 상담심리전공 주임교수로 있으면서, 상담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소년 개인상담』, 『내 생애 첫 심리학』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대상관계 이론과 실제』, 『심리치료에서 대상관계와 자아기능』, 『대상관계이론 입문』, 『애착과 심리치료』, 『상담자가 된다는 것』, 『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대학에 입학했을 때, 가장 좋았던 것 중에 하나는 학교 수첩을 나눠주는 것이었다. 그 수첩에 일정이나 해야 할 일들을 적기도 했지만, 읽은 책의 제목을 빼곡히 적어놓기도 하고 여행 간 장소를 써놓기도 했다. 그게 한 학기, 일 년이 지나면 참 소중한 기록이 되어 있었다.
어느 해부턴가 그 수첩 맨 첫 장에 기억하고 싶은 책이 구절을 써 놓았다. 때론 심리학도였던 내가 사랑하는 롤로 메이의 글이기도 했고, 어빙 얄롬의 글이기도 했고,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글이기도 했다. 그때부터 글귀에 매혹되었다, 힘들 땐 짧은 글귀를 붙들고 한 해를 버티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작고한 소설과 박완서의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단편의 제목처럼 그 ‘한 말씀’에 의지하기도 하고 의지를 바로 세우기도 했다. 많은 성현이나 심리학자들의 긴 채보다도 짧고 간략한 글에 커다란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여러 말씀이 아니라 ‘한 말씀’이 가지는 힘을, 가슴에 새기고 함께 나누는 데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안다.
지금은 대학에서 그날 소개할 학자의 명언이나 핵심 글귀를 칠판에 백묵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가면서 수업을 시작할 때가 많다. 시대에 맞고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자료나 동영상을 먼저 올리는 수업도 많이 하지만, 백묵으로 글귀를 쓰는 것은 내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청록색 칠판에 하얀 글귀가 새겨질 때 그 하얀 속살처럼 선명한 울림을 가슴에 남기는 듯하다. 또 빠른 글이 아니라, 한꺼번에 주어지는 이미지가 아니라, 조금씩 적어 내려가는 시간만큼 생각할 시간도 함께 여유 있게 주어져서 좋아한다.
그런 글들을 모았다. 심리학자이고 상담자라서 나에게 의미 있고 새기고 싶은 글들이다. 그리고 거기에 학생들과 나누었던 이야기와 내 생각을 덧붙여 정리하고 몇 가지 주제로 나눠서 묶었다.
글은 호흡과 많이 닿아 있다. 우리를 숨 가쁘게 하는 장문의 글과는 달리, ‘한 말씀’ 같은 짧은 글과 넉넉한 여백은 천천히 하는 호흡 속에 머물며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이 그런 휴식의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어설픈 글을 다듬고 멋진 사진을 골라서 영감 있게 살려준 전지영 편집장님께 감사드리면서, 내가 닮고 싶은 사람, 이렇게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글로 머리말을 마무리하고 싶다.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더 행복해지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더 평화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이다.
▣ 차례
머리말
1장. ‘자기’ 이야기 - 당신은 이미 충분한 존재이다
2장. ‘성장과 발달’ 이야기 - 날개를 펴지 않고는 날 수 없다
3장. ‘관계’ 이야기 - 인간은 쾌락이 아니라 대상을 원한다
4장. ‘감정’ 이야기 -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마라
5장. ‘상담’ 이야기 - 그들의 침묵은 차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