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한 지음
북오션 / 2014년 3월 / 352쪽 / 16,000원
▣ 저자 김경한
1958년 서울 출생. 경성고등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청와대행정관, 서울시국장, 수도권교통본부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시 마포구 부구청장으로 재직 중이다. 바쁜 공직 생활 중에도 ‘학인 관료’의 뜻을 두어 늘 학문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미국 연수 시절, 버클리대학교와 듀크대학교에서 비지팅 스칼라로 공부하며 ‘자유주의 정치철학과 안보론’을 연구했다. 주요 저서로는 정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김경한 삼국지』가 있으며, 일간스포츠에 <불편한 삼국지>를 연재해온 바 있다.
▣ Short Summary
예로부터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잘못 읽으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다. 아직 세상과 사물의 이치를 충분히 깨닫지 못한 청소년들이 《삼국지연의》를 읽으면 유익한 점보다는 해가 되는 점이 많다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무능한 한 왕조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백성들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요하기 위해 체제 옹호 논리에 따라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한 일종의 정치 이데올로기 서적이다. 이것이 역대 중국 왕조들이 《삼국지연의》가 성립된 이래 천 년 가깝게 이 책을 권장하고 널리 보급해온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국지연의》의 수많은 내용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인간관계도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거나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부자연스러워 현실 생활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중에는 《삼국지연의》를 기본으로 하여 ‘삼국지 경영학’이니 ‘인간학’이니 ‘용병술’이니 하는 수많은 실용서적들이 나와 있다. 잘못된 사실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인지 자못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다.
무엇보다도 《삼국지연의》는 정치권력을 지나치게 미화해 과도한 권력 지향성을 유발하고, 이소능대 (以小能大)라 하여 권모술수를 강조하고, 촉한정통론에 입각해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보는 흑백논리를 전개하고 있으며, 민중의 시각을 외면한 채 소위 영웅호걸의 관점에서 역사를 기술하고, 오로지 도덕성만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소아병적 윤리관을 드러내고 있는 등 매우 잘못된 가치관들로 점철되어 있다.
이런 잘못된 가치관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의식과 사고에 대단히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삼국지에 정통한 한 저명한 종교인의 말에 따르면 이문열의 《삼국지》가 크게 유행하던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낸 소위 486세대에서 강한 권력 지향성, 권모술수적 경향, 이분법적 사고, 영웅주의, 소아병적 윤리관 등 현대 민주주의의 사회에 걸맞지 않은 부정적 가치관과 행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혼탁한 정치판도 결국은 《삼국지연의》의 잘못된 가치관이 널리 침윤되어 있기 때문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일개 소설 또는 판타지에 불과한 《삼국지연의》를 가지고 뭘 그렇게 심각하게 따지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삼국지연의》의 폐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으며 젊은이들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이러한 왜곡과 허위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김경한 삼국지』를 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기존의 나관중류 《삼국지연의》와는 완전히 다르게 정사에 나와 있는 사실에 입각해 쓴 것이다. 어떠한 정치 이데올로기에도 감염되지 않은 채 정사에 기록된 사실 그대로를 기술한 것으로, 현실 생활의 실제 모습에도 훨씬 더 부합하는 내용이다. 강조하건대 『김경한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윤색하거나 왜곡한 부분들을 다 걷어내고 정사의 기록에 따라 사실에 입각해 충실하게 쓴 책이다.
필자는 《삼국지》의 잠재적 독자들이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많은 청소년들, 그리고 이미 나관중류 《삼국지연의》를 통해 잘못된 가치관에 침윤된 기성세대들이 이 책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책은 모두 12권으로 분량이 너무 많고 책값도 너무 비싸 기대했던 것만큼 독자들에게 사랑받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객관적 사실 위주로 내용을 구성하려다보니 필자의 주관적 생각이나 해석을 최대한 자제해, 이 책을 몇 번씩 읽어본 사람조차도 저자의 생각과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아쉬움이 컸다.
그러던 차에 《일간스포츠》의 요청에 따라 필자는 ‘불편한 삼국지’라는 제목으로 《삼국지》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나의 평가를 기술하는 글을 연재하게 됐다. 이 연재물은 《삼국지》의 주요 등장인물들의 행태에 대한 나의 주관적 평가 위주로 작성됐고, 『김경한 삼국지』에서 충분히 기술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서술은 생략했다. 필자는 이 글들이 《삼국지연의》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삼국시대에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독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따라서 이번에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내용들을 약간 보완ㆍ교정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내게 됐다.
필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삼국지》의 진실한 세계에 입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삼국지연의》류의 잘못된 가치관에서 해방되고, 진정으로 개인의 가치와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인생은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며, 이를 쓸데없이 거창한 명분이나 담론을 가지고 남들과 싸우는 일에 허비하기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열정적으로 노력할 때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으면 한다. 개개인의 진정성 있는 노력의 결과가 쌓였을 때 세상은 조금 더 나아지는 것이지, 일거에 세상을 바로잡을 수도 없고 또 그럴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점을 깨우치기 바란다.
▣ 차례
서문
1장 한나라 멸망의 원인
촉한정통론에 대하여 / 난세와 치세 / 난세의 원인 / 후한 왕조의 멸망 원인
조조 1 _ 미인이라면 사족을 못 쓰다
조조 2 _ 도덕성은 따지지 않다
손견 _ 소년배 두목 출신, 강동의 범
유비 _ 네 번이나 처자식 버린 마초
장각 _ 신흥 종교지도자에서 역적으로
황보숭 _ 황건적 토벌의 영웅
하진 _ 누이 팔아 백정에서 대장군으로
동탁 _ 동탁의 정변, 준비된 쿠데타
영제 유지 _ 탐욕으로 나라를 망하게 한 망국의 군주
십상시 _ 후한 말 최고 실세 권력 집단
2장 군웅쟁패의 시대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후들이란 / 군벌체제의 성립
원소 _ 서자 콤플렉스가 한나라 멸망을 부르다
여포 _ 명분 없는 배신을 일삼은 욕망덩어리
공손찬 _ 스스로를 과신한 자의 비참한 최후
유표 _ 서주백을 자처한 황족 출신 명사
원술 _ 자기만 아는 귀공자 출신의 맹주
유우 _ 치세의 현신, 난세의 무능력자
공손도 _ 난세를 틈타 제위를 참칭하다
한수 _ 본의 아니게 40년간 서량 반란을 이끌다
장노 _ 종교왕국을 세운 오두미교 교주
장연 _ 도적떼 출신의 군벌
3장 소년배, 난세의 주역들
유협이란 무엇인가 / 난세와 소년, 소년배
관우 _ 살인범에서 신이 된 사나이
장비 _ 당양, 장판 싸움의 영웅
조자룡 _ 온몸이 담덩어리인 강직한 용사
마초 _ 이익을 위해 부모형제를 버린 패륜아
장요 _ 손권의 간담을 서늘케 한 영웅
장합 _ 제갈량의 북벌을 좌절시키다
전위 _ 불세출의 용력을 지닌 조조의 호위무사
허저 _ 바보 호랑이라 불린 천하장사
주유 _ 멋쟁이 주랑
여몽 _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역경을 극복하다
태사자 _ 천하종횡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하후돈 _ 조조가 가장 믿은 친구이자 창업동지
하후연 _ 서량을 평정한 용장
조홍 _ 재물을 좋아해 조비의 원한을 사다
조인 _ 조조군에서 최고 용사로 칭송받다
4장 출사와 출마
사인이란 무엇인가 / 사인의 출사와 출마
순욱 _ 조조와의 정치적 이견으로 자살하다
가후 _ 세속을 초탈한 현자인가, 도덕성을 결여한 책사인가
정욱 _ 강퍅한 성격 탓에 삼공의 지위에 오르지 못하다
동소 _ 위나라 창건을 주창한 정치 참모
장소 _ 지분의식이 지나쳤던 동오의 창업공신
노숙 _ 동오 건국의 이념적 기초를 제공하다
공융 _ 시대를 잘못 태어난 비판적 지식인
예형 _ 조조와 그의 무리를 모욕하고 매도하다
최염 _ 조조가 최염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까닭
화흠 _ 고매한 인격자인가, 매명인사인가
관녕 _ 평생 절조를 지켜 은거하다
전주 _ 절의를 내세워 조조에게 맞서다
허정 _ 난세를 만나 천하를 유랑하다
5장 삼국정립의 의의
합종연횡 / 관도대전과 적벽대전 / 삼국정립 후의 변화
제갈량 1 _ 그는 과연 만고의 충신이었나
제갈량 2 _ 제갈량은 탁상물림의 선비
사마의 _ 살아남기 위해 참고 견디다
육손 _ 불행하게 죽은 백전백승의 명장
손권 _ 말년에 독재자가 된 위대한 군주
조비 _ 삼국 통일을 서두르다
조진 _ 제갈량의 북벌을 저지한 위나라 명장
방통 _ 유비 진영 최고의 군략가
법정 _ 유비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은 책사
맹달 _ 화려한 언변과 술수를 지닌 배신의 달인
하후상 _ 사랑하는 여인 하나 지키지 못한 대장군
위연 _ 기개 있는 장수였으나 억울하게 죽다
화타 _ 조조를 속이고 치료를 거부하다 처형되다
부록 _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