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재우 지음
이덴슬리벨 / 2012년 11월 / 336쪽 / 14,500원
▣ 저자 설재우
서촌에서 태어나 30년째 살고 있는 철없는 도령이다. 서촌 지역 이야기꾼으로 불리기를 꿈꾼다. 동네가 점점 변해가는 것이 안타까워 2009년부터 서촌을 알리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건강과 경제적 문제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이 일을 알아봐주는 분들이 있어 지금까지 하고 있다. 현재는 퇴출 위기에 있던 서촌의 마지막 청소년 오락실인 ‘용 오락실’을 인수해 지역문화 창작공간으로 사용하며, 그곳에서 서촌의 문화와 예술에 관한 스토리텔링 발굴 및 동네 소식지 발간, 골목답사, 출판물 발행, 웹툰 및 영화 시나리오 기획 등을 하고 있다.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 2012년 서울시가 뽑은 ‘국내 이색직업 50개’, ‘미래굿잡(good job) 100개’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촌에서 하루하루 감사할 일이 많아져서 행복한 사람이다.
▣ Short Summary
서촌(西村)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명칭이다. 정확하게는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뜻한다. 서촌의 명칭이 생소한 사람들은 이미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진 북촌에 대비해 유명세를 타려고 만든 이름이 아니냐고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누상동, 필운동, 사직동, 옥인동에 있는 활터들을 합쳐 서촌오처사정(西村伍處射亭)이라고 불렀다는 역사적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서촌도 북촌처럼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지역의 명칭이다.
서촌에 처음 와본 사람들은 서울에 이런 동네도 있냐고들 한다. 청와대와 밀접해 개발 제한이 있는 덕분에 한옥과 골목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경복궁과 어울려 도시 같지 않은 예스러운 동네 모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뿐만 아니라 건축물 고도제한이 있어서 인왕산과 북악산의 능선이 고스란히 보이고, 서울 시내에서 하늘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네다. 깊이 있는 음식은 천천히 먹을수록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서촌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 외에도 가슴 깊이 느낄 거리가 있는 곳이다. 나는 30년 동안 살아온 서촌 토박이로서 서촌을 찾는 방문객들이 그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경복궁과 청와대만 보고, 인터넷에 알려진 유명 맛집만 왔다가는 것이 안타깝고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서촌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무궁무진한 스토리’다. 서촌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골목이 있는 삶의 터전이다. 골목마다 장소마다 오래된 역사와 많은 사연을 가진 동네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스토리텔링 요소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나는 여러 방법을 통해 서촌만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알리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언제부턴가 자꾸만 이 동네에 옛것이 사라지고 새것이 들어오는데, 이것들을 남기고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전에 취재했던 서촌의 오래된 국밥집이 얼마 전 문을 닫았다. 한 자리에서 무려 50년이나 버텨온 곳이었다. 무척 가슴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글과 사진 등으로 기록을 남겨놔서 다행이고, 내가 하는 일들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작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 유입되는 문화, 건물, 자본 등 변화의 물결을 전부 막을 수는 없겠지만, 보존해야 할 것들이 마땅히 보존되고, 개발해야 될 것들은 과감히 개발되어 신과 구가 공존하고 발전하는 그런 동네가 될 수는 없을까? 서촌에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내가 추억하는 것과 변화하는 것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남기고 알리고 보여주는 작업들이 그런 멋진 동네를 만드는 데 작은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서울 같지 않은 곳, 서촌.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시간이 유난히 느리게 흘러가는 동네인 서촌을 천천히 같이 즐겨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 차례
프롤로그
一. 서촌을 보는 창
01 효자동 70-1번지(1) / 02 누상동 54번지 / 03 누상동 166번지
04 통의동 102번지 / 05 누상동 166-132번지 / 06 효자동 70-1번지(2)
07 신교동 6번지 / 08 사직동 1-28번지 / 09 경복궁 영추문(연추문) / 10 신교동 우당기념관
二. 구석구석 서촌 공간
01 계단의 재발견, 신교동 60계단
02 누하동의 작은 보석함 GOD, LOVE, DESIGN
03 마음이 치유되는 곳, 서촌 골목길
04 동화 속에 나올 법한 로맨틱한 쉼터, 카페 Ym
05 서촌 아이들의 작은 보석상자, 동학사童學社
06 어머니처럼 푸근히 안아주는 곳, 인왕산
07 인왕산 아래 깊고 푸른 동네, 옥인동, 수성동 계곡
◎ 아름다운 서촌 사람들
서촌을 사랑한 일본인, 사토 카요미 / 서촌에서 만난 내 아내
三. 입으로 즐기는 맛있는 서촌
01 요리사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중국
02 옥인동 할머니 손칼국수
03 사찰음식전문점, 곽가네 음식
04 통인 상인들의 휴식터, 옛날 통인 감자탕
05 대통령이 다녀간 해장국집, 해장국 사람들
06 양심과 고집으로 운영하는 창성갈비
07 눈 깜짝할 사이 한 그릇 뚝딱, 30년 전통의 아담집
08 통닭의 르네상스 시대를 재현한다. 영광통닭
09 서촌 50년 전통 터줏대감, 영화루
◎ 아름다운 서촌 사람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서촌의 뽀빠이 아저씨 / 현정은 회장의 단골집, 박순화 미용실
四. 서촌 토박이, 그들만 아는 이야기
01 서촌의 마지막 오락실, 용 오락실
02 효자동 해장국집 이야기
03 서촌 아저씨들의 귀한 사랑방, 형제 이발관
04 적선동 떡볶이 할머니
05 한가인이 사랑한 40년 전통 분식집, 만나분식
06 서촌에 미이라가 산다. 효자동 강남의원
07 추억 한가득, 원조 대장균 떡볶이
◎ 아름다움 서촌 사람들
서촌의 오래된 동네 의사, 박효대 선생님 / 서촌으로 돌아온 연어, 요리사 최우성
五. 서촌의 미래
01 낯섦은 모든 익숙함의 시작이다 - 서촌의 변화 앞에서
02 미국의 동네서점에서 서촌의 미래를 보다.
03 영원한 추억의 빵집, 효자베이커리
04 인왕산 호랑이가 뛰놀던 곳, 누상동 백호정
05 서촌 최고의 전설, 엉컹크길의 비밀
06 티아트가 우리 곁을 떠나는 이유
07 의정부 교도소에서 보내온 편지
◎ 아름다운 서촌 사람들
서촌의 정이 있는 곳, 유정미용실 / 서촌에서 만난 아름다운 종이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