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단치 지음
이루 / 2013년 4월 / 288쪽 / 13,800원
▣ 저자 샤를 단치
1961년 프랑스 남서부의 타흐브에서 태어났다. 의학교수 집안에서 자란 그는 집안의 권유로 툴루즈 법대에 들어갔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법대 시절을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법대는 내게 최고의 학과였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수 있었으므로.” 28세 때 파리에서 박사 논문을 마친 그는 첫 에세이집과 첫 시집을 출간했다. 그 후 고전 작가들의 미간행 작품들을 발굴하는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영미 문학의 번역자로도 일했다. 2012년 3월 《르몽드》에 “문학의 포퓰리즘”을 발표했다. 현대문학과 리얼리즘의 위험한 미적 행보를 비판한 이 논설은 커다란 문학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문학잡지(magazine Transfuge) 특별호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 역자 임명주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동 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상무관실에서 근무했으며,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SOPEXA) 대표를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 『점령하라』, 『경영 심리학』, 『1시간 기획』, 『좌파 이야기』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왜 책을 읽는가? 지적인 소요(逍遙) 끝에 저자가 내놓은 대답은 심오하고 원대하다. 독서를 통해 소멸과 죽음에 맞서 결국 불멸에 이르는 것! 인간은 누구나 유한한 인생을 산다. 하지만, 작가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한 걸작들은 그 가치를 아는 위대한 독자들 덕분에 불멸의 생명력을 이어 왔다. 위대한 독자들이 있기에 불멸의 걸작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탄생할 것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에게 독서란 작가와 독자가 한편이 되어 죽음에 맞서 벌이는 투쟁이자 불멸을 지향하는 행위인 셈이다. 이 얼마나 비장하고 아름다운 독서 예찬인가!
샤를 단치는 시, 소설, 에세이 각 부문에서 프랑스 국내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뛰어난 작가이며, 이름난 애서가이자 독서광이다. 그의 깊은 사색과 빛나는 지혜가 담긴 이 유쾌하고 진지한 독서론을 읽어가다 보면, 독자들은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것이고, 가끔씩 무릎을 치며 경탄할 것이다. 독서의 가치와 즐거움을 이처럼 흥미롭고 개성 있게 풀어낸 독서 예찬은 일찍이 없었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신봉하는 열성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고도의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저자가 끊임없이 던지는 지적인 줄다리기에 이리저리 이끌리다 보면 팽팽한 긴장감은 짜릿한 쾌감으로 변해 어느덧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이 책의 독자들이 책과 독서를 이전보다 훨씬 친근하고 가치 있게 느낄 것이란 사실이다. 그중에 일부는 ‘위대한 작가’ 혹은 ‘위대한 독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모럴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지 않을 것이며, 저자가 제안하는 작가와 위대한 독자들의 연대가 필요함을 느끼리라. 그리고 IT 시대, 영상의 시대라 떠드는 세상에 당당히, 인류와 책이 존재하는 한 “책의 시대”, “문학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 확신에 찬 발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 차례
1. 낯선 사유로 단조로운 세상을 읽는다
글을 배우려는 욕망이 독서의 문을 열다 / 아이를 유순하게 길들이는 안정된 독서란 없다
독서만큼 이기적인 행위가 있을까? / 독서의 영향이란 어리석은 신화에 불과하다
책은 독자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 독서는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위험한 능력이다
잃어버린 문장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 책의 먹잇감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발레리나들
책은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독서는 백마 탄 왕자님 / 독자는 죽은 자들의 휴식마저 방해한다
첫사랑의 순진함을 되찾기 위해 읽다 / 증오의 거품을 무는 천박한 독서
소설에 농락당하다 / 작가보다 순수하지 못한 독자들 / 왜 독자는 책과 싸우는가?
책의 절반을 넘기려고 읽는다 / 오만한 작가들의 사기행각에 사로잡히다
책을 읽으려면 왕관을 벗으시오!
2. 독자는 벌거벗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작가들의 공모자다
독재자는 왜 책을 읽는가? / 잃어버린 원고의 공백을 읽다 / 지옥: 포르노그래피를 읽다
작가의 허영심을 즐기다 / 문학의 형태를 읽다 / 혐오스러운 독서에 대한 씁쓸한 추억
독서란 고독한 사람들의 영원한 시간이다 / 나의 어둠을 인식하기 위해 책을 읽다
무언가 가르치려는 책은 혐오감을 준다 / 독서는 우리를 위로하지 않는다
즐거운 독서는 운동만큼 건강에 유익하다 / 독서는 미덕이 아니다
글쓰기는 정숙하지 못한 성행위다 / 독서는 나를 고립시키는 행위다
독서를 한다고 교양인이 되지는 않는다 / 독서의 쾌락이 끝난 뒤 자부심에 부풀다
읽었다는 사실 자체가 자랑스럽다 / 위험한 독서, 그 함정에 빠지다
미치광이처럼 책을 읽던 시절
3. 책에 조언을 구하지 말고 책 속의 보물을 훔치라
독서는 때로 좋은 징조 그 자체다 / 소설 속에서 진정한 친구를 찾다
상상력을 차단하기 위해 연극을 읽다 / 우리들끼리만 몰래 읽는 책
독자가 토해내는 문장들의 파편 / 독서는 뇌리에 새기는 문신이다
작가가 말하지 않은 것을 읽다 / 독서는 악취미를 지닌 독한 미식가다
이성에 반대하기 위해 읽는다 / 파이 껍질을 걷어내고 속살을 읽다
나쁜 책, 그리고 뱀파이어의 초상 / 비밀을 캐내기 위해 책을 읽다
독자는 때로 실패한 글을 고쳐 쓴다 / 고전주의자들은 규칙에 집착하는 혁명가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독자들 / 조상들의 어리석은 역사를 읽다 / 불순한 문장들은 외면당한다
책읽기가 싫어서 전기(傳記)를 읽다 / 작가의 거짓말에 속기 싫어 읽는다
책 밖에서 문학을 읽다 / 비행기 안에서 시시한 시(詩)를 읽다
해변에는 애인 같은 책을 들고 간다 / 반딧불처럼 꺼져가는 서점에서 읽다
4. 독서는 죽음과 벌이는 결연한 전투다
탁자 위에 오르는 아름다운 책 / 합리성이 난관에 부딪힐 때 연금술을 읽는다
책을 덮고 작가를 본다 / 위대한 작가는 위대한 독서가인가
문학은 소리 없는 웅변이다 / 대담집은 말의 경솔함에 빠지기 쉽다
독자는 책에 쓴소리를 하는 친구다 / 작가의 진정한 상속인은 독자다
그들의 독서를 엿보다 / 픽션은 상상력으로 무지의 구멍을 메운다
저널리즘과 문학,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 / 두루마리 시대의 소설, 그리고 종이책의 운명
왜 책을 읽지 않는가? / 어떻게 읽을까? / 책, 그리고 독서에 관한 사색
편집 후기 / 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