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山에 사네

산이 좋아 山에 사네

저자: 박원식
출판사: 창해
등록일: 2009-07-01
박원식 지음

창해 / 2009년 5월 / 416쪽 / 18,000원




▣ 저자 박원식


자타가 인정하는 산사람. 무엇보다 그는 뛰어난 자연주의 에세이스트다. 20년 가까이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고, 특히 지난 몇 년간은 산에 푹 빠져 살았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그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진다는 미스터리는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좋아하는 것은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산촌의 적막, 우연한 만남, 혼자 산에 올라 춤추기 등이다. 무엇보다 그를 매혹하는 것은 자연이라는 마스터. 머잖아 연둣빛 냇물이 흐르는 숲 속의 자그만 산방에 살 것을 희망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배웠다. 199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모래의 섬」으로 당선, 이후 중편 「방패 뒤에서」 외 몇 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쓴 책으로는 『속리산』, 『산 깊은 강』, 『바닷가에 절이 있었네』, 『낯선 정거장에서 기다리네』, 『천년산행』 등이 있다.




Short Summary


많은 도시인들이 도시를 감옥으로 간주한 채 기어이 자연으로 회귀할 꿈을 꾼다. 출세와 축재를 축으로 무한 경쟁이 연출되는 도시의 짐승스런 열기에 식상한 이들이 퇴각을 고려하고 있다. 가공할 만한 생존의 검투장인 도시를 벗어나 자연의 형제로 참신하게 귀환할 것을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를 벗어나 마침내 자연 속으로 복귀하면 행복이 강물처럼 넘치는가. 자연은 마냥 자비로운 은총을 베풀어 지친 자의 쓸쓸한 영혼을 하염없이 어루만져 주는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도시와는 딴판으로 다른 산 속 환경에 적응하고 동화하기 위해서는 실로 온마음을 다한 놀라운 내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일찍이 윌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소로가 말한 대로 "강인한 스파르타 인처럼 삶이 아닌 모든 것을 때려 엎는" 불굴의 의지가 아니고서는 산중 살림에 실패를 볼 가망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도시인들이 오지 산촌으로 귀환해 생의 새로운 여정을 꾸려 나가고 있다. 산촌살이는 어쩌면 도회적 삶의 모순과 고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지도 모른다. 산이 좋아 산에 살며 산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삶은 필경 신의 축복이거나 값진 행운이다. 그러나 호기롭게 산골살이를 시작했다가 자칫 진퇴양난의 허망한 지경에 빠지는 경우도 숱하다. 산골살이를 의젓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가? 산중의 삶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따분한 것은 아닐까? 생존의 긴장과 경쟁이 사라진 곳에서 과연 권태 없는 삶의 기쁨이 가능할까? 산중에 사는 유별난 산림처사들은 과연 안녕하신가?



나는 산골살이의 옹호자이자 지망자이다. 그러나 실력은 모자라고 타성은 따개비처럼 견고하다. 그래서 나는 산에 살지는 못하는 대신 산골에 사는 신사숙녀들의 삶을 훔쳐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자 했다. 이 책에 나오는 산림처사들은 득도를 기다리며 도솔천에 기거하는 보살 같은 존재들은 아니다. 우리가 곧잘 착각하는 것처럼 자연 속의 삶이란 방외의 유유자적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시 또 하나의 치열한 세간일 뿐이다. 말하자면 산림처사들 역시 그저 한세상 고진감래를 당연지사로 여기며 살아가는 현실의 바라문들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아마도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겠지. 그들은 어쩌면 장자가 말한 '쓸모없음의 용(用)'을 알아 버렸거나 구현하는 존재들이다. 쓸모 있기 위해 꿰찬 계략과 희망들이 오히려 자신을 벤다. 쓸모있음을 애써 구하지 않음으로써 오리려 자신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줄 아는 삶이란 얼마나 웅장한가. 자신을 풀어놓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삶을 허용하는 산골이란 얼마나 다행스런 장소인가. 이 책은 도종환, 이외수, 한승원 등 산중 고수 28인의 도시탈출 성공담이자 제멋대로 살기의 선수들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 차례

1장 회귀_ 자연으로 돌아간다


무주 산골에 사는 농부 김광화_ 나는 자연이다

장수 남덕유산 자락에 사는 농부 전희식_ 치매 노모에게 바치는 진정 통 큰 사랑

평창 오대산 자락에 사는 소설가 김도연_ 개에게 글 읽어 주며 견딘 산골살이의 고독

거창 금귀봉 기슭에 사는 소설가 표성흠_ 귀농이니 귀향이니, '귀' 자 붙은 건 참 어려운 일이요

지리산에서 20년째 사는 목공예인 김용회_ 가급적 게으르게, 조금은 삐딱하게, 안 그러면 무슨 재미?

부안 묵방산 재각지기로 12년간 살아온 이우원_ 먼 곳에서 벗이 오니 여기가 산중 낙원



2장 자유_ 자연에서 노닌다

담양 병풍산 기슭에 사는 토털 아티스트 임의진_ 예수도 부처도 뒷산의 낮은 언덕

보은 북산에 사는 현대판 김삿갓 김만희_ 이 풍진 세상 별건가? 한바탕 유희로 넘는 게 어떤가

지리산의 자연주의자 박남준 시인_ 음주가무만 능한가? 아예 홀딱 벗고 살거늘

평창 흥정계곡에 사는 이대우_ 누가 뭐래도 내 맘대로 몰두한다

영월 망경대산 기슭에 사는 시인 유승도_ 집개로는 어림없다, 야생 들개처럼 살아야 한다

충주 부용산 자락에 사는 소리꾼 권재은_ 산에 사니 소리가 보인다



3장 변신_ 자연에서 나를 바꾼다

보은 산중에 살며 병마 떨친 시인 도종환_ 산에서 새 몸 받은 기적

정선 민둥산 자락 기림산방의 김종수_ 촛불만 켜고 살아온 산중 평화 18년째

춘천 퇴골 자두나무집 여자 정상명_ 나무에게 말하네, 꽃에게 속삭이네, 천 송이 풀꽃으로 피어나라

버스에서 살림하며 자연을 떠도는 목수 김길수_ 집을 버리니 날이면 날마다 소풍

인제 설피밭 마을에서 세쌍둥이와 사는 이하영_ 신나게 휘파람 불며 산에 들어왔다. 그러나…



4장 구도_ 자연에서 나를 찾는다

계룡산에서 몸 닦는 기천문 문주 박사규_ 몸 닦아 춤추는 낭만 도인

담양 금성산성에서 다물 무예 연마하는 청산 스님_ 날마다 활 쏘고 창 휘두르는 스님 일가

제천 박달재에서 목각을 하는 성각 스님_ '사랑' 화두 들고 죽자 사자 남근을 깎는 스님

치악산 자락에 사는 서양화가 김만근_ 슬리퍼 끌고 산에 올랐다, 그대로 주저앉은 은둔 20년

지리산 청학동에서 마음공부 하는 한원학_ 지리산에선 절대 굶어 죽을 일 없다

청원 벌랏골에서 한지마을 일군 이종국_ 단돈 6만 원 쥐고 산에 든 못 말릴 배짱



5장 창작_ 자연이 곧 예술이다

장흥의 해변 산촌에 사는 소설가 한승원_ 찾아오지 마! 난 오직 글쓰기에 목숨 걸었어!

지리산에서 10년째 사는 시인 이원규_ 가진 것 없어 가벼운 무욕의 아웃사이더

경주 충효동 산자락에 사는 서예가 정현식_ 산골에 사는 고독? 그런 것 느낄 짬조차 없다

양평 용문산 자락에 사는 소설가 김성동_ 외롭네, 산중에서 홀로 마시네

화천 감성마을에 사는 소설가 이외수_ 술 끊고 담배 끊고, 이제 순리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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