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보는 기후 이야기

예술로 보는 기후 이야기

저자: 유성운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등록일: 2026-05-27


유성운 지음

메디치미디어 / 2026년 4월 / 288쪽 / 20,000원




▣ 저자 유성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에서 문화부·정치부·사회부를 거쳐 현재 중앙일보·JTBC 도쿄총국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기후환경학과 석사 과정을 밟았으며, 영국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에서 연수했다. 저서로 『사림, 조선의 586』, 『한국사는 없다』 등이 있으며, 공저로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 등을 펴냈다. 『아베 신조 회고록』, 『지포그래픽 미국의 모든 것』, 『세계사 속 중국사 도감』, 『당신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을 우리말로 옮겼다.


Short Summary


이집트, 미케네(그리스), 히타이트, 바빌로니아, 페니키아… 지중해를 무대로 후기 청동기 문명을 찬란하게 빛낸 문명들입니다. 이들이 제작한 문자와 건축물, 도자기 등은 지금도 경탄을 자아낼 만큼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후세 인류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쌓아 올린 금자탑은 기원전 12세기, 순식간에 막을 내리게 됩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습니다. 이들이 급작스럽게 역사의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게 된 요인들을 훗날 학자들은 이렇게 열거합니다. 공급망의 붕괴, 경제 위기, 전쟁, 인프라 파괴, 치안 붕괴, 각자도생의 시대… 마치 이 글을 쓰고 있는 2026년 4월 현재의 국제 정세를 보는 듯합니다.



지중해 청동기 문명의 균열은 청동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주석’이라는 핵심 소재의 공급망이 뒤틀리면서 비롯됐습니다. 이로 인해 촉발된 경제 갈등은 정치적 충돌로 악화하며 찬란했던 지중해 청동기 문명을 지도에서 지워버린 것이죠. 이때의 충격은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기원전 8세기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라는 서사시를 통해 그 일부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이 작품은 오랜 세월 동안 문인뿐 아니라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고, 급기야 독일의 아마추어 고고학자 슐리만은 트로이를 직접 발굴해 이 이야기가 단순히 전설이 아니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당시 고도의 문명을 이룩했던 인류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에 대한 퍼즐이 상당수 맞춰지게 된 것이죠.



하지만 호메로스도 슐리만도 미처 찾을 수 없었던 퍼즐 조각이 있었으니, 바로 ‘기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천 년 전의 기후를 복원해 읽어내는 ‘고기후학’은 비교적 최근에야 정교해진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빙하 코어, 나이테, 호수 퇴적물 같은 단서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기후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후에 대한 이해가 커지면서 우리는 당대 예술가들이 작품에 남기고자 했던 메시지, 아니 어쩌면 그들조차 알아채지 못했던 시대의 퍼즐을 보다 선명하게 맞춰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책은 소설, 그림부터 애니메이션, 게임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남긴 풍부한 문화 속에 숨겨진 기후의 잔상들을 추적하고 기후가 인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세 가지 관점에서 조명합니다. 먼저 기후가 문화와 일상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살펴봅니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음식 이야기는 본격적인 온난기로 접어든 송나라 시대의 기후 덕분입니다. 풍요로운 농작물로 재료가 다양해진 송나라의 수도 개봉에는 이미 1000년 전에 70여 곳의 전문 식당이 있었으며 이 중 24시간 영업 식당도 운영했을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 관점은 한랭화와 가뭄에 내몰려 목숨을 담보로 대이동을 감행하는 인류의 역사를 다룹니다. 구약성서 『창세기』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안정적인 수자원을 찾아 최초의 기후 난민을 자처합니다. 마지막은 기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류가 어떤 기술적 혁명을 이뤄냈는지를 보여줍니다. 역사는 기후의 역경 속에서 멈춰 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문명의 비약을 이뤄냈음을 역설합니다.



이를 통해 이 책은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현대인들에게, 과거의 예술이 남긴 지혜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친절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 차례


프롤로그



1장 적응과 번영의 풍경: 기후가 빚어낸 문화와 일상


사라진 코끼리가 남긴 문자 - 춘추

기후가 정한 제국의 경계선 - 왕좌의 게임

환경이 만든 요절의 역사 - 삼국지

중세 온난기가 쏘아 올린 건축 양식 - 노트르담 드 파리

기후의 축복이 깃든 식탁 - 수호지



2장 생존을 위한 대이동: 기후에 몰린 유랑의 역사


북쪽에서 내려온 건국 설화의 주인공들 - 삼국사기

비를 좇아 이동한 최초의 기후난민 - 구약성서

청동기 붕괴와 지중해 대이동 - 일리아드

한랭화로 인한 유목민의 남하 - 뮬란



3장 위기를 돌파하는 힘: 기술로 극복한 기후의 한계


기후 위기가 밀어붙인 대항해 시대 - 돈키호테

소빙기가 남긴 문화 - 네덜란드 풍경화

신의 바람이 멈춰 세운 제국의 야망 - 몽고습래회사

화산 폭발 속에서 피어난 예술 - 프랑켄슈타인

자원 고갈과 기후 압박이 낳은 에너지 혁명 - 모비 딕

기후가 바꾼 삶의 터전과 정치 지형 - 그린 북

극한 기후 속 인류의 기록과 미래 - 설국열차

얼음의 땅에서 일으킨 문명 - 빈란드 사가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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