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타 K. 토마슨 지음
흐름출판 / 2024년 12월 / 300쪽 / 19,000원
▣ 저자 크리스타 K. 토마슨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철학과 고전학을 전공했다.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현재는 스와스모어대학교에서 철학과 부교수로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정적 감정과 싸우거나 이를 생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신화에 통렬하게 맞선다. 책을 덮고 난 후 독자는 오해받고 지탄받던 부정적 감정이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저서로 『Naked: 수치심과 도덕적 삶의 어두운 면』이 있으며 그의 논문은 《철학과 현상학 연구》, 《유럽 철학 저널》 등에 실렸다. 그 외에도 월스트리트저널, CNN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철학적 목소리를 알리고 있다.
▣ 역자 한재호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신경 끄기의 기술』, 『희망 버리기 기술』, 『심야의 철학도서관』, 『걱정을 조절하는 7가지 방법』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일상을 살다 보면 자연스레 악감정이 치고 올라온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차오르고, 타인을 질투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불운을 보고는 쌤통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나무란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소인배나 하는 짓이며, 타인의 고통을 보고 어찌 고소하다 생각하는가. 제발 이러한 생각을 멈췄으면 좋겠다는 식이다. 나아가 자신이 느낀 날것의 부정적 감정들은 되도록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꼭꼭 숨기려 하며, 느끼더라도 이를 자기계발의 연료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저자는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다. ‘대체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왜 이 감정을 더 나은 삶을 위한 연료로 활용해야 하는가?’ 인생이란 원래 뜻대로 되지 않고, 자아도 원하는 이상의 모습으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법이다. 부정적 감정은 삶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런 변명도, 옹호도 없이 받아들여도 된다. 저자는 이러한 오해받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옹호와,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부정적 삶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다.
시기, 질투, 경멸, 분노…. 오해받고 질타받던 부정적 감정이 언제부터 죄악이 되었는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이러한 감정들은 다루는 철학자들을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감정 통제형 성인’과 ‘감정 수양형 성인’. 감정 통제형 성인은 감정을 더 잘 통제할수록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사소한 일로 분개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정 통제형 성인의 대표 격인 간디는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에 따르면 우리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 무던히 애써야 한다.
반면 감정 수양형 성인은 적절한 때에 적절한 방식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좋은 삶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감정이 우리를 무너뜨리는 비이성적 힘이라는 사고를 거부한다. 예컨대 공자가 매우 아끼던 제자를 잃고 애통해하는 것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감정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조금만 더 훈련한다면 병원에서 오래 기다리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는 조금만 분노하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고통에는 많이 슬퍼할 수 있게 된다는 식이다.
비교가 나쁜 것이 아니고,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진짜 문제는 이 감정들을 외면하고, ‘탓’을 하며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예컨대 절친한 친구를 질투하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 감정을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감정을 오롯이 내버려두어라. 물론 고통스럽고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부정적 감정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찾지 말고 본인을 다그치지도 말라. 없애려 하거나 밀어내려 하지 말라. 그럴수록 삶은 지옥이 될 것이다. 변명도 옹호도 없이 악마와 함께 춤추라.
저자는 감정이란 우리를 늘 배신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크게 분노하기도 하고, 매우 큰 슬픔을 느낄 거라 생각했음에도 덤덤할 수 있다. 이 말인즉슨 원하는 대로 감정을 선택하거나, 못 느끼는 감정을 억지로 느낄 수도, 느끼는 감정을 스위치 끄듯 꺼버릴 수도 없다는 의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죄악시되던 나쁜 감정에 대한 논의를 펼치며 결국 감정 통제형 성인도, 감정 수양형 성인도 될 필요가 없다고 독자를 설득한다.
▣ 차례
추천의 말
1부. 꽃이 만발한 정원으로의 초대
1장. 감정을 통제하려는 사람들
2장. 감정을 길들이려는 사람들
3장. 악마를 위한 공간을 만들라
2부. 악마화 함께 춤을
4장. 분노
5장. 시기와 질투
6장. 앙심과 쌤통
7장. 경멸
결론. 지렁이를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