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공부

죽음 공부

저자: 박광우
출판사: 흐름출판
등록일: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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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우 지음

흐름출판 / 2024년 12월 / 252쪽 / 18,000원




▣ 저자 박광우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더블보드 의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신경외과 수련을, 군의관 복무 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방사선종양학과 수련을 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임상강사로 근무했고, 현재는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외과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주된 관심 분야는 말기 암, 파킨슨병이다. 20여 년 동안 환자들 곁에서 목격한 죽음의 다양한 장면을 전하여, 평범하게 살아 있는 오늘, 마지막을 알기에 더 충만하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Short Summary


사랑하는 가족, 친구, 친지들이 누워 있는 나의 곁에 빙 둘러 서 있다. 점점 사그라지는 의식을 붙잡고 마지막 목소리를 낸다. ‘그동안 미안하고 고마웠다, 잘 지내다 간다.’ 그렇게 자는 듯이 천천히 눈을 감는다…. 우리가 ‘죽음’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이지만, 저자는 이런 영화 같은 죽음은 없다고 말한다. 엄습하는 고통은 바로 누워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고 날카롭고, 의식은 온통 아픔에 쏠려 있다. 누군가는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누군가는 검증된 치료가 아닌 미지의 위험한 희망에 매달리고, 누군가는 온 힘을 다해 마지막 인사를 전하려 한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말기 암, 파킨슨병 환자들의 곁에서 의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의 시간’을 지켜왔다. 저자는 건강할 때 알 수 없는 삶과 죽음의 다양한 사연을 전한다. 그리고 환자가 ‘병이 있는 일상’을 꾸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의학 지식을 함께 전한다. 아울러 존엄한 죽음을 어렵게 만드는 의료 현실을 함께 살펴 더 나은 죽음을 위해 같이 고민해야 할 사회적 조건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혼란 속에서, 어려운 결정 앞에 길을 잃은 환자들의 최선의 결정을 돕겠다는 의사의 다짐도 써 내려간다.



2020년 한국의 사망자 통계는 77%가 병원에서, 16%가 집에서 생을 마무리했음을 보여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집이 아닌 곳에서 죽는 것을 객사라 하여 다들 꺼려했고 대부분 사람들이 집에서 삶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그러나 의료 기술이 발전하며 아이러니하게도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장소이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 되었다. 2008년 세브란스 병원 ‘김 할머니 사건’을 계기로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이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선택하게 하는 지금의 연명의료결정제도로 이어졌다. 그리고 2022년 기준 10만 4,000건의 연명의료계획서가 등록되었다.



존엄한 죽음을 통해 존엄하게 완성되는 삶의 시간. 이 중대한 결정을 위해 우리는 병의 팩트를 알고 남은 생의 방향을 다시 잡아나가야 한다. 저자는 병과 싸우는 환자들의 분투를 전하는 곁에, 질병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해외의 암 상담 제도를 소개하며 죽음 앞에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또한 상급 종합병원으로 쏠리는 한국의 의료 현실, 5분 남짓의 진료를 받고 궁금증과 불안을 묻어둔 채 집으로 돌아오는 환자들의 고민, 치료받을 곳을 찾아 헤매는 고충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본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엄습하는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은 ‘좋은 죽음’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암 치료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암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부분의 암 치료는 장거리 경주이다. 경기 중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완치라는 결승점을 통과할 수도, 혹은 재발과 전이라는 진흙탕 속에서 헤맬 수도 있다. 결승점에 닿기 위해서는 목표를 명확하고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며, 그 존재가 바로 의사다.



죽음을 상기하며 익숙했던 오늘 하루는 좀 더 낯설고 새로워진다. 막연한 공포와 무지를 넘어, 죽음을 나의 것으로 가까이 끌어안을 때 우리는 죽음까지 포함한 더 완결된 삶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다. 이 삶에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오늘의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 때 우리의 하루하루는 더 다채롭게 꾸려지고, 더 깊은 의미들로 채워질 것이다.


▣ 차례


들어가는 말 | 웰다잉과 웰빙 사이



1부 _ 오직 죽은 이만이 죽음을 안다


내일 하루가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는다 / 암에도 상담이 필요하다 /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 병이 있는 일상 / 목소리를 듣기 위해 / 우리는 모두 기억을 남긴다 / 혼자 맞는 죽음 / 통증의 얼굴들 / 처음이자 마지막 진료 / 곁을 지켜주는 일 / 최고의 순간



2부 _ 살아 있는 날의 죽음 준비


더는 약을 먹을 수 없는 그녀에게 / 살던 곳에서 나이 들고 죽기 / 죽을 권리 / 호스피스와 준비된 죽음 / 숨 쉬고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 사회적 죽음 / 입원할 곳을 찾아서 / 의사를 위한 변명 / 나이 든다는 것 / 병실의 걱정인형 / 살아 있는 날의 장례식



3부 _ 죽음을 똑바로 바라볼수록 삶은 더 선명해진다


마지막 순간을 상상하다 / 산 사람은 살아야지 / 암 환자가 된 의사 /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 죽음의 망각 /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라고 / 행복한 마무리의 조건 / 절대로 깨지지 않는 그릇은 없는 것처럼 / 내 생일날 어머니께 꽃을 선물하는 이유



맺는 말 | 도보 여행 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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