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나와 일본

사카나와 일본

저자: 서영찬
출판사: 동아시아
등록일: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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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찬 지음

동아시아 / 2024년 9월 / 576쪽 / 29,800원




▣ 저자 서영찬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사에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부장을 지냈다. 말과 사물, 그리고 사람과 사건의 이면에 관심이 많다. 읽고 쓰는 일이 재미있는 활자 중독자다. 영어와 일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어느 인문학자의 걷기 예찬』, 『하야부사: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등이 있다.


Short Summary


이 책은 에도시대부터 21세기 도쿄까지 비린내와 갯내음 가득한 밥상을 통해 일본 사회를 들여다본다. 30여 가지 수산물로 요리해 낸 이야기에는 우리와 닮은 듯 다른 일본 어식 문화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수산물이 일본에서는 어떻게 소비됐는지, 정체 변화나 지역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취급됐는지, 그리고 왜 동일한 식재료를 우리와는 다른 조리법으로 요리했는지 등을 다양한 자료에 입각해 서술한다. 이를 통해 간편식과 서구식 식단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어식 문화를 천천히 맛보고 음미할 수 있다.



이 책은 분명 수산물 이야기로 시작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꽁치, 고등어, 방어, 아귀, 새우, 오징어부터 일본 고유 음식이자 식재료인 니기리즈시, 사시미, 고래까지, 이야기의 시작은 수산물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산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끝없이 새끼를 치며 이어진다. 가령, 아귀 이야기에서 아귀 간의 고쿠미(깊은 감칠맛)를 말하다가 미토학을 창시한 도쿠가와 미쓰쿠니와 『일본외사』를 지은 라이 산요 이야기로 빠진다든지, 꽁치 이야기를 하다가 이에신궁 참배객을 맞기 위해 개발된 독특한 생선구이 방식을 말한다든지, 전시 배급제 시대에 오징어가 배급된 이야기를 하다가 수제비가 등장한 배경을 말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무관해 보이는 것들이 저자의 해박한 수산물 지식과 재미난 입담으로 서로 얽히고설켜 씹을수록 졸깃하고 고소한 이야기가 탄생한다.



이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애잔한 서민의 맛〉은 백성들에게 수산물이 어떤 존재였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2장 〈깊은 역사의 맛〉은 어패류를 통해 일본 식문화사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3장 〈쏠쏠한 돈의 맛〉에서는 상품 가치를 토대로 수산물을 살펴보고 경제 성장기의 수산물 소비 경향을 주로 다룬다. 4장 〈무사의 칼맛〉은 생선을 매개체로 무사 계급과 무사 문화를 이야기한다. 5장 〈신묘한 신성의 맛〉에서는 수산물에 얽힌 민속과 민초의 신앙생활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 6장 〈바닷물고기 언어학〉에서는 물고기와 연관된 언어로 일본인의 식습관과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계급, 역사, 상품시장, 신앙, 언어로 맛을 내고, 과거와 현재를 골고루 버무려 낸 6가지 코스 요리에는 단순히 맛있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진한 고쿠미가 있다.



사실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저자가 말했듯, 한일 관계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일순 격랑이 일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초여름 바다 날씨 같다. 이런 감정의 선을 때론 섬세한, 때론 힘 있는 필치로 그려내는 저자의 글에서는 이즘이나 주의에 빠지지 않는 통찰력이 엿보인다.



“음식은 언어와 닮았다. 한 외국어가 수입되고 번역된 후 오랜 풍화작용을 거쳐 모국어화되는 과정이 음식에도 존재한다. 언어처럼 음식도 무궁무진하게 변화한다.” -〈2장. 깊은 역사의 맛〉에서



음식과 언어라는 서로 무관한 듯 보이는 인류 사회의 문화는 서로 같은 길을 걷는다. 갯마을 민초와 함께 맵고 짜고, 힘들고 고된 삶의 여정을 거쳐 온 수산물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저자가 언어라는 그물로 끌어 올린 일본 어식 문화에는 오랜 풍화작용을 묵묵히 견뎌 낸 장삼이사의 땀과 눈물이 짙게 배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일본인은 어식 민족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1장. 애잔한 서민의 맛


이와시 - 가난한 밥상, 오랜 친구 같은 맛 / 멍게 - 씁쓰레한 땅, 도호쿠의 맛

오징어 - 전시 배급제 시대, 줄 서서 먹는 맛 / 꽁치 - 도쿄여, 가을이 왔구나

가다랑어 - 맏물과 제철,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맛 / 백합 - 갯벌 연정, 헤어져야 아는 맛

날치 - 유형의 섬, 비상하고 싶은 지상의 맛 / 전갱이 - 튀어야 산다? 튀겨야 산다



2장. 깊은 역사의 맛


붕어 - 쌀 문화, 삭힘의 기술 / 다시마 - 다시마 길, 동서 입맛을 가르다

방어 - 입신양명을 꿈꾸며, 명절의 맛 / 갯장어 - 교토는 알고, 도쿄는 모르는 맛

뱀장어 - 여름 보양식, 은밀하고 달콤한 맛 / 붕장어 - 화양절충, 요리도 통역이 되나요

가쓰오부시 - 전투식량, 이성이 마비되는 맛



3장. 쏠쏠한 돈의 맛


니기리즈시 - 패스트푸드가 살아가는 법 / 대게 - 온천과 벚꽃, 일상 탈출의 맛

새우 - 국민 스타, 대중적인 맛 / 청어 - 흥하고 망하고, 자본의 맛

전어 - 격세지감 몸값, 입맛은 변덕쟁이야 / 고등어 - 팔자 고친 흙수저, 출세의 맛

명태 - 어육소시지와 명란젓, 변신의 맛



4장. 무사의 칼맛


도미 - 오모테나시, 접대의 맛 / 뱅어 - 부활하라, 로열 클래스의 맛

아귀 - 미움받을 용기, 내강외유의 맛 / 참치 - 사시미 문화, 극강의 맛

복어 - 침략주의자를 울리고 웃기다, 위험한 맛 / 무사의 밥상 - 노부나가를 화나게 한 요리는?



5장. 신묘한 신성의 맛


문어 - 축제와 신령 그리고 다코야키, 길거리의 맛

쑤기미 - 못난이가 산으로 간 까닭, 웃겨주는 맛 / 김 - 아사쿠사의 미스터리, 다면적인 맛

전복 - 제주 해녀와 해적, 전설의 맛 / 연어 - 신이 내린 선물, 아이누의 맛

고래 - 그들은 왜 고래에 집착하는가, 허황된 맛



6장. 바닷물고기 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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