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탐나는책 / 2020년 10월 / 248쪽 / 16,000원
▣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츠
1942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 문학부 사학과를 졸업했다. 도립미타고등학교 등에서 세계사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쓰쿠바대학 강사와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를 거치며 20여 년 넘게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의 편집과 집필을 담당했다. 2007년 퇴임 후, 중앙교육심의회 전문부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NHK 방송 문화센터, 아사히 컬처센터, 도큐 세미나 BE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며 역사서의 저술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 『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 공부』 등 다수가 있다.
▣ 역자 정세환
동덕여대 일어일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본어과 수료 및 일한 통역과를 졸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에서 일한 번역을 담당하며 현재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 『처음 시작하는 만화 통계학』, 『여자아이의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방법』, 『삼자택일의 기술』, 『비즈니스 매너』, 『심리적 전략 자기 PR기술』, 『공부 잘하는 기억력의 비밀』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술의 종류는 무수히 많고 역사도 길다. 먼저 전 세계의 술을 정리해보면, ①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 발효시킨 ‘양조주’, ② 양조주를 증류시켜 알코올 순도를 높인 ‘증류주’, ③ 증류주 등에 허브, 향신료 등을 섞은 리큐어 즉 ‘혼성주’, 이 세 가지로 나뉜다. 양조주는 증류기를 사용하지 않는 데 반해 증류주와 혼성주는 증류기를 통과시킨 술이 기본이 된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술이든 술을 만드는 재료는 효모라는 미생물이고, 인간은 발효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뿐이다.
모든 술은 지금 1/200mm 정도 크기의 미생물인 효모를 통해 당분 분해, 즉 알코올 발효를 거쳐 탄생한다. 술은 신비적인 자연의 섭리로 만들어진다고 여겨왔으나, 미시적으로 보면 일종의 농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연계에 있는 특별한 미생물 효모의 작용을 경험적으로 이해한 인류가 효모를 증식시켜 효과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생활 속에서 발효라는 신비로운 현상을 깨달은 인류는 다양한 술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술 제조법은 세련되게 발전하였고, 그 종류도 늘어났다. 세계사는 ① 장기간에 걸친 수렵과 채집 시기, ② 농경의 시작과 도시 출현 시기, ③ 유라시아 여러 문화 간 교류 시기(7~14세기), ④ 대항해 시대, 즉 신구 양 대륙의 교류 시기(15~16세기), ⑤ 산업혁명 이후의 시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술 문화의 변모 과정도 그대로 겹쳐진다.
①시기에는 포도, 야자, 꿀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당분이 많은 소재를 발효시켜 양조주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②시기에는 곡물을 당화한 후 발효시켜 대량의 양조주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어 술이 대중화되었다. ③시기에는 9세기에 이슬람 세계에서 증류기 제조 기술이 개발되어 동서로 전해지면서 아락, 소주, 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등 여러 종류의 증류수가 탄생했다. ④시기에는 16세기의 신항로 개척 시대 이후 신대륙과 구대륙 간의 술 문화 교류가 활발해져, 바다 세계가 선사한 향신료, 과일 등이 술 문화와 얽혀 다양한 혼성주가 등장했다. 산업혁명 이후인 19세기 ⑤의 시기에는 연속 증류기가 출현하여 술의 대량 생산이 시작되고, 상품으로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진다. 20세기 이후에는 여러 종류의 술과 주스, 과일 등을 조합한 칵테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종류가 다양해진다. 이른바 술 문화의 세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인간은 술의 존재를 수렵 채집 시대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발효는 자연계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어느 때곤 일어난다. 알코올 발효를 처음 접한 인간은 좋은 향기를 풍기며 썩어가는 액체를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맛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취기라는 흥분된 기분을 알게 된 인간은 이 오묘한 액체에 매료되어 반드시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막상 시도해보자 발효의 장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예를 들어 당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포도는 용기에 넣어두기만 해도 껍질에 붙어 있는 천연 발효종이 작용해 자연스럽게 발효된다. 생태계에는 일상다반사로 부식이 일어나는데, 알코올 발효도 이러한 부패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술이 선사하는 취기는 먼 옛날 사람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체험이었을 것이다. 쾌감, 환상, 환각, 현기증을 동반하면서, 사람들은 비일상적인 세계로 인도되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벽을 가볍게 넘나들게 하는 술이 주는 이 특별한 기분을 신의 세계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술에 취했을 때의 좋은 기분을 알게 되자, 술을 신관들이 독점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고 일반인의 일상생활에도 술이 침투되었다. 그리고 곡류에서 대량으로 술을 만들 수 있게 되자 단숨에 음주의 대중화가 진행되었다.
▣ 차례
들어가며
1장 술과의 행복한 만남
1. 가장 오래된 술 봉밀주
2. 과실주의 챔피언이 된 와인
3. 유라시아 대초원이 키운 마유주
4. 바닷길을 따라 전파된 야자술
2장 열심히 술을 빚은 문명
1. 4대 문명을 대표하는 각각의 술
2.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맥주
3. 동아시아의 곡물주 황주
4. 벼농사와 숲이 낳은 일본주
5. 잉카 제국의 옥수수술 치차
3장 이슬람 세계에서 동서로 전해진 증류주
1. 중국 연금술과 그리스 연금술의 결합
2. 『코란』도 막지 못한 음주
3. 이슬람 상권이 러시아에 탄생시킨 보드카
4. 페스트의 공포가 키운 브랜디와 위스키
5. 액체로 된 보석 리큐어
6. 동쪽에서 전해진 증류기가 낳은 아락과 소주
7. 몽골 제국의 유라시아 제패와 아라길주
4장 바다와 항해가 넓힌 음주 문화
1. ‘대항해 시대’를 떠받친 와인
2. 항해의 최전선에서 성장한 주정 강화 와인
3. 대서양 항로가 키운 셰리주
4. 아스테카 문명의 위대한 유산 데킬라
5. 신대륙의 감자를 원료로 사용한 북유럽의 술
6. 맥주가 부족하여 탄생한 플리머스 식민지
7. 설탕 혁명과 싸구려 럼
8. 포경의 중계 기지 하와이의 ‘철의 엉덩이’
5장 근대 사회가 키운 술
1. 영국, 네덜란드가 주도한 술의 상품화
2. 고급술의 대명사 코냑
3. 겨울의 추위가 만들어낸 기적의 발포주 샴페인
4. 네덜란드가 낳고 영국이 기른 술 진
5. 독립전쟁과 버번위스키
6. 프랑스혁명에 색채를 가미한 와인
6장 거대한 인공 공간을 채운 술
1. 밤거리를 물들이는 바
2. 술 세계의 산업혁명
3. 챔피언이 된 라거 맥주
4. 저온 살균으로 세계적인 상품이 된 와인
5. 고흐의 인생을 파멸로 이끈 술 압생트
6. 알 카포네의 암약을 자극한 금주법
7. 글로벌 사회와 칵테일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