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자: 김관욱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등록일: 2018-11-15
웹에서 요약본 보기


김관욱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8년 10월 / 264쪽 / 14,000원




▣ 저자 김관욱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2007년에 가정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후 군병원에서 군의관으로 의무복무하였다. 군병원에서는 금연교육, 금연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담배와 관련된 책읽기와 글쓰기, 학술논문 쓰기 및 학회 등에 참여하였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08년 12월 군단 내 Top Doctor로 선정되었고, 인근 부대 금연교육으로 표창장을 받기도 하였다.




Short Summary


아픔이란 단어는 질병, 질환, 혹은 고통이란 명칭과 사뭇 다르다. 그건 “아프지 말고! 알았지?”라는 흔한 당부 속 ‘아픔’이다. 누군가에게 아프지 않기를 바랐던 바로 그 소중한 이들의 아픔 말이다. 그 속에서 화자의 애정 어린 감정이 오롯이 충전되어 있다. 이 아픔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말 못할 아픔’이다. 타인에게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구할 수 없는, 혹은 구해서는 안 되는 그런 감춰둔 아픔 말이다.



이 ‘아픔’은 학습과 탐구의 영역이 아니라 공감과 이해의 영역이다. 아픔이 사적인 공간을 넘어 공적인 영역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삶은 막막해진다. 세상은 아픔을 ‘말하지 못하게’ 한다. 행여 말이라도 하면 기껏해야 찰나의 동정이며, 최악에는 약자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 기쁨은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약점’이 되는 세상이라지 않는가.



“힘없는, 너는 나다.” 2016년 5월 28일 서울 구의역에서 홀로 승강장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로 사망한 19세 청년을 추모하는 문구다. 청년의 장례식장에서 추모를 한 시민들이 유가족과 맞절을 하며 가슴속에 새긴 말, “너는 나다.” 힘없는 너는, 그래서 아픈 너는, 곧 나다. 힘없는 존재임을 공감하는 순간, 똑같이 아픈 존재임을 느끼는 순간 너와 나를 나누는 경계는 순간 해체된다. 아픔과 아픔이 공명하여 순간 무중력 상태를 만든 셈이다. 어깨를 짓누르던 말 못할 짐들을 벗어던지고 똑같은 영혼의 무게로 마주하는 것이다. 바로 이 순간 아픔이 치유가 된다. 양어깨가 얼마나 강하게 짓눌리고 있었는지를, 애초에 이렇게 솜털처럼 가벼운 영혼이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의역 사고 때 맞절을 한 시민들은 어떠한 아픔을 공유한 것일까? 아마도 ‘힘없음’의 아픔일 게다. 한국 사회가 겹겹이 쌓아놓은 유리벽에 갇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옆과 악수를 나눌 수도 없는 ‘힘없는’ 상태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로의 아픔을 유리벽을 넘어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가족과 시민들이 장례식장 입구에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폭발했던 것처럼, 아픈 너는 곧 나일 수 있으며, 언제든 아픈 나는 곧 너일 수 있다.



하지만 인정해야 할 게 있다. 아픈 너, 나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두의 경험이 동일하지도 않다. 그러기에 공감은 어디까지나 공감일 뿐 내가 ‘너’일 수는 없다. 그럴 수 있다고 믿는 건 또 다른 오해이며,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때론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만큼 이해가 부족한 말이 없다. 한 예로 암으로 수술을 받은 여성이 있다. 그녀는 암이 그녀의 삶에 개입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은 암을 물고기가 살던 어항 속에 돌멩이 하나가 들어온 정도로 이해한단다. 하지만 그녀에게 암은 자신이 살던 어항 속 물의 색깔을 새빨갛게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세상은 이전과 전혀 다른 것으로 비친다. 아니 그녀에서 실제 다른 세상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같은 세상에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인간 대접을 받기 위한 스펙을 쌓지 못하면 삶은 정말 숨쉬기 힘든 ‘지옥’처럼 변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한 무기의 강약에 따라(질병, 장애도 포함된다) 각자 다른 아픔에 직면하고 그만큼 다른 세상을 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몸이 보여주지 못하는 세상의 아픔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아픔(의 공감)으로 아픔(의 공포)을 치유하고 싶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이전과는 다른 몸이 되어 같은 세상 속에서 다른 세상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아픔의 공간들이 다양한 의미로 충만해지기를 바란다. 또한 너무 ‘친숙해’ 나에게 아픔인 것조차 모르고 있던 것들을, 더 나아가 너무 ‘낯설어’ 나에게 아픔이 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던 것들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 차례


프롤로그



하나. 가족의 아픔


누구를 위한 ‘정상가족’인가

4 3항쟁과 4 16참사 사이에서



둘. 낙인의 아픔


장애를 보는 비열한 시선

미투 운동,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



셋. 재난의 아픔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사회적 대응

삼성전자와 또 하나의 가족



넷. 노동의 아픔


문화는 어떻게 몸에 새겨지는가

통증을 강요하는 사회

죽음의 땅에 온 이주노동자들



다섯. 중독의 아픔


삶도 금단증세를 유발한다

중독 ‘논란’ 속에 방치된 몸

‘가짜 세계’에 중독되는 이유



에필로그

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