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6년 9월 / 392쪽 / 15,000원
▣ 저자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했고, 저널룩 『인물과사상』(전33권)이 2007년 《한국일보》 ‘우리 시대의 명저 50권’에 선정되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미디어 법과 윤리』,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강남 좌파』, 『룸살롱 공화국』,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한국 현대사 산책』, 『한국 근대사 산책』, 『미국사 산책』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그렇게 입고 가면 어떡해?”
“여보, 남들은 내게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
좀 차려입고 나가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나 사이에서 주고받는 대화의 전형이다. 아내는 옷의 색이 안 맞는다는 등 이모저모 신경을 써주려고 애쓰지만, 대충 입고 가려는 나의 한결같은 주장은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심리학엔 ‘조명 효과’라는 게 있다. 1999년에 이 말을 만든 미국 코넬대학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여론조사 결과 학생들이 연예인 얼굴이 크게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을 굉장히 창피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1998년 ‘가장 볼품없어 보이는 연예인’ 1위를 차지한 가수 배리 매닐로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을 강의실로 들여보냈다.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은 부끄러워했지만, 그런 몰취향의 티셔츠를 눈여겨본 학생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은 자신의 티셔츠에 그려진 사람을 알아보는 사람이 46퍼센트일 거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 해당 집단에서 그 수치는 21퍼센트에 불과했다. 인기 없는 인물이나 이미 사망한 사람의 사진이 찍힌 티셔츠를 입었던 경우에는 그 비율이 8퍼센트로 아주 낮았다.
요컨대, 조명 효과는 연극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배우처럼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자신의 외모와 행동을 주시하고 있어 사소한 변화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조명 효과는 자기중심주의에서 비롯된다.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칩 히스는 조명 효과를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라고 믿는 속성”으로 정의한다. “무대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어떻게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지 생각해보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분이 얼마나 부각되는지를……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부분만 보고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스포트라이트를 움직여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때로는 스포트라이트 자체를 잊는다. 작고 동그란 불빛 안에 너무 오래 머물다가 그 바깥에 더 많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는 것이다.”
미국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우리가 더없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 책 『미움 받을 용기』에 한국 사회가 뜨겁게 반응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생각과 착각’과 관련된 50개의 “왜?”라는 질문을 다양하게 던지고 여러 분야의 수많은 학자에 의해 논의된 이론들을 끌어들여 답을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과 착각’에 대해 성찰하거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소통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 차례
머리말 : 왜 우리는 남들이 나를 주의 깊게 볼 거라고 착각하는가?
제1장 인지적 한계와 함정
왜 우리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인가? 한정적 합리성
왜 4달러 커피를 마시면서 팁으로 2달러를 내는 사람이 많은가? 디폴트 규칙
왜 문제를 안고 잠이 들었다가 답을 안고 깰 수 있는가? 디폴트 네트워크
왜 일체형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은 보수적인가? 인지적 종결
왜 우리는 “내가 맞아. 편견이 있는 건 너야!”라고 생각할까? 소박실재론
제2장 편 가르기와 차별
왜 어떤 사람들은 전투적인 정치적 광신도가 되는가? 열정적 증오
왜 우리는 끊임없이 칸막이를 만들면서 살아가는가? 최소집단 패러다임
왜 미국의 CNN은 폭스뉴스ㆍMSNBC와 달리 고전하는가? 적대적 미디어 효과
왜 양당 체제의 정당들은 서로 비슷해지는 걸까? 사회적 판단 이론
왜 명문대는 물론 명문고 학생들까지 ‘과잠’을 맞춰 입는가? 사회 정체성 이론
제3장 기만과 자기기만
왜 지방정부는 재정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는가? 로 볼
왜 “먹고 싶은 요리 다 시켜! 난 짜장면”이라고 말하는 직장 상사가 많은가? 이중구속
왜 점쟁이에게 넘어가는 사람이 많은가? 콜드 리딩
왜 우리는 가끔 ‘폭탄주 잔치’를 벌이는가? 애빌린 패러독스
왜 흡연자들은 “어차피 인생은 위험한 것이다”고 생각하는가? 동기에 의한 추론
제4장 마음과 효능감
왜 사람들은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인 소설에 빠져드는가? 마음 이론
왜 미국인들은 마음을 챙기는 일에 열광하는 걸까? 마음챙김
왜 “그냥 너답게 행동하라”는 조언은 우리에게 무익한가? 고착형 마인드세트
왜 어떤 네티즌들은 악플에 모든 것을 거는가? 자기효능감
왜 “승리는 똥개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는가? 정치적 효능감
제5장 충격과 회복
왜 죽음이 온몸과 온 세포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게 되는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왜 생존자는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하는가? 생존자 죄책감
왜 슬픔이나 분노의 이점을 생각해보라고 하는가? 외상 후 성장
왜 어떤 사람들은 슬픔이나 분노를 잘 극복할 수 있는가? 회복 탄력성
왜 아이의 ‘머리’보다는 ‘끈기’를 칭찬해야 하는가? 그릿
제6장 공감과 불감
왜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게 어려운가? 무지의 장막
왜 한국은 ‘불감사회’가 되었는가? 의도적 눈감기
왜 일부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을까? 공포 관리 이론
왜 한국은 ‘집회ㆍ시위 공화국’이 되었는가? 거래 비용
왜 ‘역동성’과 ‘불안정’은 한국 사회의 숙명인가? 감정 전염
제7장 개성과 관심
왜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을 입으면 태도가 불량해지는가? 몰개성화
왜 한국인들은 시선 관리에 서투른가? 시민적 무관심
왜 우리는 “날 좀 봐달라”고 몸부림치는가? 관심 경제
왜 우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뇌를 혹사시키는가? ADHD
왜 멀티태스킹을 ‘사기’라고 하는가? 멀티태스킹
제8장 열림과 닫힘
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폭력적일 수 있는가? 환원주의
왜 바보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의 지혜가 나오는가? 창발
왜 “당신 80년대에 뭐했어?”에 매달리면 안 되는가? 특이점
왜 한국을 ‘퍼지 사고력의 천국’이라고 하는가? 퍼지식 사고
왜 초연결사회가 국가를 파멸의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가? 연결 과잉
제9장 능력과 우연
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밋은 1955년생일까? 아웃라이어
왜 야구에선 더 이상 ‘4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가? 기량의 역설
왜 아름다움은 ‘지뢰밭과 같은 영역’인가? 미모 효과
왜 아이들은 “나는 특별해, 나는 특별해, 나를 봐줘”라고 노래하는가? 자존감 운동
왜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 필요한가? 가스등 효과
제10장 탐욕과 서열
왜 미국 대기업의 CEO는 일반 근로자 연봉의 500배를 받는가? 고독한 영웅 이론
왜 대중은 가진 것마저 빼앗기면서도 가만히 있는가? 낙수효과 이론
왜 열정은 어느덧 ‘착취의 언어’가 되었는가? 효율 임금 이론
왜 우리는 ‘합법적 도둑질’을 방치하는가? 지대추구
왜 한국인은 ‘비교 중독증’을 앓게 되었는가? 사회 비교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