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김유리, 정철운 외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5년 8월 / 328쪽 / 15,000원
▣ 저자 이정환, 김유리, 정철운 외
이정환 - 직업은 블로거, 부업은 기자라고 말하고는 했지만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맡고 난 뒤로 시간의 밀도가 2배쯤 높아졌고 뭐가 본업인지 모르겠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제 역할을 한다면 언젠가 블로거로 먹고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올 거라 믿는다.
김유리 - 대학 졸업 후 인턴기자로 일한 곳이 첫 회사가 되었고 현재는 다섯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 기사로 재판을 받고 난 후 탱고를 출 정도의 여유를 안다고 착각한다. ‘기사 잘 봤다’는 평서문에 기분이 날아간다. 그러나 …… 말줄임표가 채워질 때까지는 기자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정철운 - 미디어 분야 취재만 6년째다. 『디스패치』와 『조선일보』를 취재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기자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있다. 주진우 『시사IN』기자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과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이 직업의 유일한 재미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조수경 - 정치부와 미디어문화부 등을 거쳤다. 국회에서 미디어법 날치기 현장을 지켰고 종편 출범 이후에는 무너진 공영방송의 현실을 폭로하면서 거대 기득권 언론과 맞섰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취재하고 디지털 퍼스트 혁신 사례를 기획 연재하기도 했다.
강성원 - 『미디어오늘』 경제 ITㆍ미디어 팀 기자. 대학 때 처음으로 들어간 동아리가 언론 비평 동아리였다. 가입 원서 쓴 날 ‘술 마시러 가자’는 선배를 쫓아갔다가 졸업 때까지 활동했다. 달걀 한 판 나이에 『미디어오늘』 입사 후 현장과 출입처에서 여전히 좌충우돌 중이다.
김도연 - 어쩌다 보니 기자가 되어 『미디어오늘』에 입사했다. 어쩌다 보니 MBC, YTN, 연합뉴스 등 문제적 사업장(?)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쌓이는 건 각종 소장訴狀. 인권 운동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게으름뱅이다. ‘내일 일은 내일 모레 걱정하자’주의자. 언젠가 맨발로 팔레스타인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픈, 몽상가적 저널리스트다.
금준경 - 『미디어오늘』에 2014년 9월 입사한 기자 초년생이다.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도 잠깐 다녔다. 방송통신정책 분야를 주로 취재한다. 현안이 복잡하다 보니 ‘재미있게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늘 듣지만 혼자만 재미있어서 문제다.
▣ Short Summary
정부 부처 기자실에 가면 많게는 200명 이상의 기자들이 한 공간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런데 이들이 쓰는 기사는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는 하루 5,000건 이상의 기사가 쏟아져 들어오는데, 뉴스 편집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가운데 하루 200개의 기사를 추려내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포털이 정부의 눈치를 보고 과도하게 기계적 중립을 지키느라 기사를 걸러내는 탓도 있지만 애초에 천편일률적인 기사가 대부분이라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2년 대선부터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드러난 국정원의 여론 조작 사건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방, 채동욱 혼외 자식 보도 파문, 국정원 불법 감청 사건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떨쳐내지 못했고 집권 중반에 이르기까지 의혹을 더 큰 의혹으로 덮으면서 아슬아슬한 공포정치를 이어오고 있다. 정윤회의 국정 농단 의혹을 폭로했던 ??세계일보??는 통일교 재단의 세무 조사 이후 회장과 사장이 경질되었고 추가 취재를 멈추었다. 세월호는 여전히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데 특별조사위원회는 아직 출범조차 못했고 언론의 관심도 떠난 지 오래다. 많은 사람이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 미운털이 박혀 자진사퇴하게 된 배경에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조차 못한다.
언젠가부터 정치 뉴스는 드라마적 요소와 영상적 효과만 가득하고,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람 이야기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정치가 미디어시스템에 예속되면서 결국 정치가 폴리테인먼트(정치와 오락의 합성어)화하고 있다. 언뜻 언론이 정치를 흔드는 것 같지만 언론이 좇는 건 조작된 환상과 허위의 이데올로기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저널리즘의 추락과 민주주의의 실종으로 나타난다.
한국 언론 지형에서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의 문제는 구조적이다. 퇴행적인 출입처 시스템에 갇혀 현장에서 멀어졌고, 어젠다를 주도하기보다는 이슈를 좇기에 바쁘고 정파성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무엇보다도 경제 이슈에 취약하다. 온라인 저널리즘으로 옮겨오면서 뉴스가 더욱 파편화되고 맥락을 잃고 떠돈다. 주류 언론의 영향력이 급감하면서 바닥을 향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질문을 잃은 기자들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 책은 2015년 1월부터 5월까지 주간 ??미디어오늘??에 연재된 20부작 기획연재 ‘저널리즘의 미래’시리즈를 기초로, 추가 취재하고 관련 자료를 보완해서 만든 한국 언론의 종합 보고서다. 이 책은 저널리즘의 복원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절박한 과제이며, 언론의 윤리성과 전문성을 시스템적으로 구현해내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임을 강조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는 말: 질문을 잃은 기자들
1. 무너진 저널리즘
가격 없는 상품의 딜레마
뉴스 없는 시대
공급자 중심 발상에서 벗어나라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언론을 갖는다
넘쳐나는 복제 기사들
‘수지 열애설’에 기사 1,840건 쏟아졌다
트래픽 저널리즘
어뷰징 기자들과의 대화
붕괴하는 광고 시장
광고ㆍ협찬을 부르는 다섯 가지 기사 유형
2. 신문의 위기
폐지 공장으로 직행하는 종이 신문
신규 독자 1명 유치하는 데 12만 원
판매 부수 조사, 얼마나 정확할까
교사도 신문 안 읽는데 신문 교육이 될까?
‘페북’으로 뉴스 보는 아이들, 신문 읽게 하려면?
낡은 플랫폼은 그대로 두고 구호만‘디지털 혁신’
“닷컴 기사, 우리 기사라 생각해본 적 없다”
콘텐츠 도둑질? 전략은 배우되 저널리즘 지켜야 한다
대안 플랫폼에 얹을 대안 콘텐츠를 고민할 때
대안 언론 실험, 어디까지 왔나
3시간 만에 버려질 기사, 10년 뒤에도 읽힐 기사
소수자 문제에 무감각한 한국 언론
3. 기자의 위기
40대 중반이면‘퇴물’취급
“흰 머리 휘날리며 현장 뛰는 기자 왜 없나”
기자들, 이렇게 죽어간다
권언 유착과 발표 저널리즘의 온상
‘사쓰마와리’가 망친 저널리즘
수습기자 과잉 노동,‘노동법 위반’
취재하지 않는 기자
오보에 책임지지 않는 언론
‘당꼬’를 아시나요?
기자는 현장에서 배운다?
재교육 기회 많아도 연차 낮으면‘그림의 떡’
미래가 두려운 기자들
기자들, 점점 보수화된다?
4. 권력과 언론
언제부터 TV를 돈 내고 보게 되었나
일개 PP로 전락한 지상파
『연합뉴스』에 들어간 혈세, 잘 쓰고 있습니까?
정부 지원의 세부 내역은 영업 비밀?
공영방송사 사장은 권력의 리모컨?
정부 입김 피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한 해외 사례
한 줌 포털 권력을 둘러싼 암투
저널리즘의 복원, 거창하지 않지만 핵심적 해법
나가는 말: 다시 질문을 시작해야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