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4년 6월 / 360쪽 / 15,000원
▣ 저자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하는 데 선도적인 구실을 해왔다. 2011년에는 세간에 떠돌던 ‘강남 좌파’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냈고, 2012년에는 ‘증오의 종언’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하며 ‘안철수 현상’을 추적했을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증오 상업주의’와 ‘갑과 을의 나라’를 화두로 던지며 한국 사회의 이슈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감정독재』,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교양영어사전』, 『안철수의 힘』, 『멘토의 시대』, 『자동차와 민주주의』,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 『강남 좌파』, 『룸살롱 공화국』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의 말이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오스트리아 정신분석학자 빅터 프랭클은 니체의 이 발언이야말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말이라고 했다. 어디 수감자들뿐이겠는가? 아무리 많은 문제와 고통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강제수용소나 교도소보다 훨씬 낫다는 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에게 적합한 질문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라기보다는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또는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일 것이다.
최근 그런 질문을 진지하고 심각하게 던져야 할 사건이 발생했다. 전 국민을 비탄과 분노로 몰아간 ‘세월호 참사’다. 전국이 ‘통곡의 대한민국’으로 변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언론의 보도와 논평은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주겠다고 나섰지만, 언론의 무책임성과 선정성에 대한 비판도 무성했다는 건 무얼 말하는 걸까? 언론도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 건 아닐까? 일반 시민들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우리는 평소 일상적 삶에서 각종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마땅히 책임을 지고 엄벌에 처해져야 할 책임자들은 물론 사고 이후 분노를 증폭시킨 ‘못 믿을 정부, 오합지졸 당국’도 우리 사회의 산물이며, 우리는 그런 사회의 유지에 일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건 아닐까?
‘세월호 참사’는 지난겨울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개인 정보의 대량 유출 사태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닐까? 조사 대상 기업 2,000곳 중 95.9퍼센트가 암호화 장비 구입, 모니터링 인력 운용 등에 필요한 개인 정보 보호 관련 예산이 전혀 없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후 달라졌을까? 개인 정보 대량 유출 사고가 터진 지 석 달이나 지났지만, 금융사들이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여전히 개인 정보 유출 방지 대책을 뭉개고 있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일상적 삶과 관련된 수많은 의문에 대해서도 모두 다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확신은 각종 심리적 편향과 오류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걸까? 확신으로 무장한 사람과의 소통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처럼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선,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신이다. 확신은 나의 확신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잔인한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의 확신과 너의 확신이 만나면 ‘충돌’ 이외에 달리 할 일이 없다. 나는 왜 확신하며 너는 왜 확신하는가? 스스로 ‘왜?’라는 물음에 답해 보면 충돌은 피할 수 없을망정 그 강도를 낮출 순 있겠건만, 우리는 한사코 ‘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확신에 대한 검증 아니 도전이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비난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왜?’가 비난으로 여겨지지 않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나와 우리의 문제일망정 제3자의 입장에 서서 검증된 이론 중심으로 문제를 살펴보면 ‘왜?’에 대한 저항과 반감이 약화된다. 그래서 소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왜?’라는 질문 50가지에 대해 각종 이론과 유사 이론으로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저자의 전작인 『감정독재: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의 속편이다. 저자의 목표는 앞으로 수백 개의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각 질문에 맞는 이론과 유사 이론들을 동원해 답해보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에 대한 ‘확신’보다는 ‘지식’에 근거한 소통을 시도해보자는 뜻이다. 우리 모두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그 어떤 ‘확신’에서 벗어나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을 새삼 낯선 듯이 관찰하고 음미해보면 현재의 상황을 바꾸는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차례
머리말_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게 나라인가?”라는 말이 나오는가? - NIH 증후군
왜 우리는 정당을 증오하면서도 사랑하는 걸까? - 스톡홀름 신드롬
왜 권력을 누리던 사람이 권력을 잃으면 일찍 죽는가? - 지위 신드롬
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많이 빠지는가? - 학습된 무력감
왜 14명의 공무원은 무작위 전화 협박에 4,000만 원을 송금했을까? - 카르페 디엠
왜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가? - 최후통첩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