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윤 지음
아포리아 / 2012년 12월 / 304쪽 / 15,000원
▣ 저자 김경윤
서울 신당동에서 건설노동자 김태산 님과 가정주부 장금자 님의 1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청구초등학교, 배명중학교, 성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다. 작가가 되려는 마음으로 택한 전공이었기에, 한국과 동서양의 문학작품을 섭렵하며 대학 시절을 보냈다. 철학 수업 또한 열심히 들었으며, 시대적 분위기 때문에 소위 운동권 학생들이 많이 읽던 사회과학 서적들도 무척 열심히 탐독했다. 결국 현재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문학 강사로 활동 중이다. 청소년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서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에 ‘자유청소년도서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문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 및 일반 성인 등을 대상으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규율보다는 자유를, 탁월함보다는 연대를, 똑똑함보다는 공감을 좋아하며, 소박한 하루들로 일생을 채우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삶이 보이는 창》이라는 격월간 잡지에 10년 넘게 철학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철학사냥1』, 『영어 뇌를 키우는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 『한국 철학의 이 한 마디』, 『청소년 논어』, 『인문학 레시피』 등을 저술했다.
▣ Short Summary
동양의 『주역(周易)』에는 ‘인문을 살펴 천하를 변화시킨다(觀乎人文以化成天下)’는 말이 있습니다. 우주의 이치를 따지는 천문(天文)이 있다면 그것의 기반이 되는 인간의 삶과 길을 살피는 인문(人文)이 있었던 것이지요. 서양에서는 인문학을 ‘휴머니티스(humanities)’라고 합니다. 라틴어 ‘스투티아 후마니타스(studia humanitas)’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말뜻을 따르자면 인문학은 인간성 또는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은 이렇게 용어만으로도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은 전통적으로 문사철(文史哲), 즉 문학과 예술, 역사와 철학 영역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분과 학문이 생겨나면서 각 영역은 전문화의 길로 나아갔지만,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과 관련된 모든 학문을 인문학의 영역으로 보고 이를 통합적으로 공부했던 것이지요.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나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최첨단 정보기기를 만드는 데 인문학적 상상력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면서 인문학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흐름을 타고 이제 인문학은 마치 성공의 아이콘처럼 취급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여기저기에서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그 수업을 듣는 것이 유행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강좌의 면면을 살펴보면, 인문학이 아니라 인문학을 가장한 처세술 혹은 성공 지침 등을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인간다움을 실현하려는 인문학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인 것이지요. 게다가 다루는 주제도 서양 사상이나 동양 사상에 경도되어 있어, 마치 남의 인문학을 수입해서 공부하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됩니다. 우리 인문학은 없는 걸까요?
이 책에는 우리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인문학의 대가 39명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당대의 모습과 시대적 문제에 맞서 대결했던 그들의 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시대적으로는 삼국시대로부터 해방 전후까지의 인물을 다뤘습니다. 시대 순서로 분류할 수도 있었지만, 전통적인 구분 방법인 철학, 문학, 역사 세 장으로 전체를 구성했습니다.
첫 번째 장인 ‘철학’에서는 우리 고유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철학적 사고를 개진했던 대(大)철학자들과 대화를 나눠봅니다. 철학을 가장 앞에 배치한 것은 인문학적 사유의 틀을 구성하는 것이 철학의 주된 임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을 위한 토대 다듬기라고나 할까요? 그 위에 두 번째 장인 ‘문학’을 올렸습니다. 철학적 기초 위에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문학을 더함으로 삶의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게 했습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 선인들이 당대와 어떻게 대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장인 세 번째 장은 ‘역사’입니다. 이 장에서는 역사를 기록한 역사가뿐만 아니라 역사적 전환기에 활동했던 역사적 인물들과 만날 것입니다. 그들을 통해 우리의 고유한 역사관을 만들려는 노력과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내기 위한 선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을 겁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서양을 막론하여 이들과 문제의식을 같이한 인문학자들을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당대의 문제의식을 현재와 연결시켜보고자 했습니다. 인문학은 고전의 영역을 다루지만 문제의식은 현재를 관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썼던 에드워드 카가 말했던가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입니다. 이 책을 쓰면서 끊임없이 염두에 둔 것은 지금의 우리입니다. 현재의 우리와 연관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그저 과시적인 교양 쌓기나 지적 허영을 채우기 위한 행동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 차례
우리 인문학을 소개합니다
01. 철학 : 사유와 실천의 사회적 근거
‘일심’ 패러다임_ 원효 / 한 티끌 속에 온 세상_ 의상 / 풍류도, 바람의 길을 따라서_ 최치원
분열의 길, 일치의 길_ 의천 / 마음을 닦아라_ 지눌 / 사색의 공부 방법_ 서경덕
자신을 위해 공부하라_ 이황 / 어머니의 이름으로_ 이이 / 곧음의 폭력사_ 송시열
마음의 길을 따라_ 정제두 / 조선의 토지공개념_ 유형원 / 노동의 고귀함_ 이익
에콜로지를 꿈꾸며_ 홍대용 / 철옹성을 해체하는 방법_ 정약용 / 외부에서 사유하라_ 최한기
02. 문학 :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 시대의 언어
화왕에게 주는 충고_ 설총 / 생명 평등의 길_ 이규보 / 광기의 퍼포먼스_ 김시습
페르소나와 아니마의 갈림길에서_ 정철 / 괴물의 탄생_ 허균
인간을 멀리하고 자연을 벗 삼아_ 윤선도 / 위험한 언어, 민중의 언어_ 박지원
존재론적 지식의 탐구_ 이덕무 / 실사구시, 현실에서 옳음을 찾아라_ 김정희
지식인의 역할_ 황현
03. 역사 :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의 지도
인간됨의 길_ 단군 / 우리 역사를 찾아서_ 김부식 / 기록되지 못한 역사, 기록해야 할 역사_ 일연
붉은 마음 다시 살아나_ 정몽주 / 건국의 디자이너_ 정도전 / 개혁의 초코드화_ 조광조
죽음으로 살아남은 사람_ 성삼문 / 지식인을 없애라_ 박제가
위정척사, 올바름을 지키고 사특함을 물리쳐라_ 최익현 / 통한의 역사 속에서_ 박은식
자율주의를 위하여_ 신채호 / 동방에서 탄생한 위대한 종교_ 최제우 / 나라를 준비하다_ 여운형
가장 아름다운 나라_ 김구
도움을 받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