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희 지음
불광출판사 / 2011년 2월 / 400쪽 / 20,000원
▣ 저자 오윤희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봉선사 월운강백 문하에서 한문 불전을 익혔다. 1980년대 말, 불전 전산화에 뜻을 두고 외국의 불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고려대장경 전산화를 위한 준비를 했다. 1993년 해인사에서 고려대장경연구소 설립에 참여하였고, '불교문헌자동화연구실', '비백교학연구소' 등을 창립, 불전산화에 관련한 일에 매진했다. 2005년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에 취임, 2010년까지 '한일공동고려초조대장경 디지털화 사업'을 완료하였으며, '고려대장경지식베이스', '고려대장경이미지연구지원시스템', '고려대장경 - 돈황사본 대조연구지원시스템' 등의 프로젝트들을 기획, 추진했다. 2006년 '고려대장경 천 년의 해' 기념사업을 제안, 추진해왔다. 저서에 『매트릭스, 사이버스페이스, 그리고 선』(호미, 2003)이 있다.
▣ Short Summary
장藏이라는 글자는 묘한 매력을 가진 글자다. 창고나 그릇이라는 뜻에서부터 시작해, 말의 무더기, 기억의 뭉치처럼 쓰이다가, 생각으로, 마음으로 번지는 듯하더니, 어느새 진리가 되고 세계가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장藏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글자다. 글자 하나에 이 세상 모든 것을 몽땅 담을 수 있고, 이 글자 하나로 세상 모든 일을 다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장藏이라는 글자는 불교의 기억이 한문으로 막 번역되기 시작하던 시절, 후한의 낙양에서 온 인도 승려 축법란이나, 페르시아의 왕자 안세고가 번역했던 초기 문헌들 안에도 들어 있다. 얼추잡아 1900년의 세월이다. 이 글자가 걸어온 시간의 길이는 길고, 생각의 폭은 깊고 넓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한다.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기억하고 소통하는 방식도 변한다. 시간의 흐름에 끊어짐이 없듯이, 기억을 전해 주는 일에도 끊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억이 끊기면 과거의 기억이 되고, 과거의 기억은 미래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전생의 석가모니가 노래 반 구절을 듣기 위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듯이, 숱한 사람들이 기억 한 조각을 찾아서 목숨을 걸고 사막과 설산을 넘나들었다. 대장경은 그들의 모험담이었다. 그들의 모험이 끊이지 않았기에 기억은 늘 생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의천(12살의 왕자 승통인 대각국사)은 다시 좀먹어 가는 기억들을 되살려 미래로 전해주었다. 그런 일이 의천의 일, 천 년의 일이었다.
장藏에 대한 몽상은 살아 있는 기억에 대한 몽상이다. 살아 있는 기억을 산 채로 다시 천 년의 미래로 넘겨주기 위한 몽상이다. 우리가 써가야 할 우리의 모험담이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생물학적 유전자, 진(Gene)에 빗대어, 문화 유전자 '밈(meme)'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썼다. IT강국을 자랑하는 미디어의 나라 한국, 우리 안에는 고려대장경이나 의천과 같은 '밈'들이 담겨 있다.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바로 그런 '밈의 바다', 큰 장藏이라는 편이 좋겠다.
디지털의 시대, 고려대장경의 나라에서 천 년의 해를 맞이하는 일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고려대장경에 담긴 천 년의 기억, 천 년의 밈, 천 년의 몽상은 미래를 향한 문이다. 천 년의 해는 그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이고, 미래의 천 년이 새로 시작되는 순간이다.
▣ 차례
추천의 글
이야기를 시작하며
일러두기
1. 장(藏) 이야기
대장경은 그릇이다 / 아난이라는 그릇 - 다문장(多聞藏)
여래의 그릇 - 여래장(如來藏) / 여래의 그릇에서 아난의 그릇으로
삼장의 결집, 여래의 법장을 지킨다 / 그릇을 깨라, 말씀을 받아내라
또 다른 그릇, 성중의 기억 / 모도잡아 다라니, 기억의 기술
미래를 위한 설계 / 성문장(聲聞藏), 보살장(菩薩藏), 그리고 대장경 / 진화하는 그릇
2. 대장경, 기억을 찾아가는 모험의 역사
구스리 바회예 디신들 / 한문대장경
만국무쌍萬國無雙의 고려대장경 / 태워버려도 상관없는 물건
고려대장경은 짝퉁이다 / 숨은 그림 찾기 /
대장경으로 세계를 꿈꾸다 / 오랑캐의 대장경
고려 오장법사 / 의천의 고려대장경
천 년의 순간 / 책을 찾는 여행 / 대장경의 읽기, 쓰기
3. 교정 이야기
고려교정각판장
재조대장경 교정의 실태
① 『교정별록』② 권말교정기 ③ 행간 추적 ④ 권차卷次 - 함차函次 교정
⑤ 본문 교정 ⑥ 표준화 ⑦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편집 ⑧ 불필요한 정보의 삭제
피휘결획의 비밀
재조대장경의 목록 체계와 고려대장경의 꿈
4. 천 년의 장藏
천하를 천하에 담는다
천 년의 지혜를 천 년의 미래로
디지털 대장경 / 바다 그릇(海藏)
연생(緣生)의 법에는 주인이 없다
그릇에 대한 몽상 - 스토리지/메모리
고무오리의 의미론 / 도장 찍기
꽃과 빛의 장藏 / 다만 그릇일 뿐
마지막 이야기
부록 - 『고려사』 초 재조대장경 조성 시기 대장경 관련 기사
章 - 재조본 피휘결획의 사례
색인
불광출판사 / 2011년 2월 / 400쪽 / 20,000원
▣ 저자 오윤희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봉선사 월운강백 문하에서 한문 불전을 익혔다. 1980년대 말, 불전 전산화에 뜻을 두고 외국의 불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고려대장경 전산화를 위한 준비를 했다. 1993년 해인사에서 고려대장경연구소 설립에 참여하였고, '불교문헌자동화연구실', '비백교학연구소' 등을 창립, 불전산화에 관련한 일에 매진했다. 2005년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에 취임, 2010년까지 '한일공동고려초조대장경 디지털화 사업'을 완료하였으며, '고려대장경지식베이스', '고려대장경이미지연구지원시스템', '고려대장경 - 돈황사본 대조연구지원시스템' 등의 프로젝트들을 기획, 추진했다. 2006년 '고려대장경 천 년의 해' 기념사업을 제안, 추진해왔다. 저서에 『매트릭스, 사이버스페이스, 그리고 선』(호미, 2003)이 있다.
▣ Short Summary
장藏이라는 글자는 묘한 매력을 가진 글자다. 창고나 그릇이라는 뜻에서부터 시작해, 말의 무더기, 기억의 뭉치처럼 쓰이다가, 생각으로, 마음으로 번지는 듯하더니, 어느새 진리가 되고 세계가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장藏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글자다. 글자 하나에 이 세상 모든 것을 몽땅 담을 수 있고, 이 글자 하나로 세상 모든 일을 다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장藏이라는 글자는 불교의 기억이 한문으로 막 번역되기 시작하던 시절, 후한의 낙양에서 온 인도 승려 축법란이나, 페르시아의 왕자 안세고가 번역했던 초기 문헌들 안에도 들어 있다. 얼추잡아 1900년의 세월이다. 이 글자가 걸어온 시간의 길이는 길고, 생각의 폭은 깊고 넓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한다.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기억하고 소통하는 방식도 변한다. 시간의 흐름에 끊어짐이 없듯이, 기억을 전해 주는 일에도 끊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억이 끊기면 과거의 기억이 되고, 과거의 기억은 미래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전생의 석가모니가 노래 반 구절을 듣기 위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듯이, 숱한 사람들이 기억 한 조각을 찾아서 목숨을 걸고 사막과 설산을 넘나들었다. 대장경은 그들의 모험담이었다. 그들의 모험이 끊이지 않았기에 기억은 늘 생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의천(12살의 왕자 승통인 대각국사)은 다시 좀먹어 가는 기억들을 되살려 미래로 전해주었다. 그런 일이 의천의 일, 천 년의 일이었다.
장藏에 대한 몽상은 살아 있는 기억에 대한 몽상이다. 살아 있는 기억을 산 채로 다시 천 년의 미래로 넘겨주기 위한 몽상이다. 우리가 써가야 할 우리의 모험담이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생물학적 유전자, 진(Gene)에 빗대어, 문화 유전자 '밈(meme)'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썼다. IT강국을 자랑하는 미디어의 나라 한국, 우리 안에는 고려대장경이나 의천과 같은 '밈'들이 담겨 있다.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바로 그런 '밈의 바다', 큰 장藏이라는 편이 좋겠다.
디지털의 시대, 고려대장경의 나라에서 천 년의 해를 맞이하는 일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고려대장경에 담긴 천 년의 기억, 천 년의 밈, 천 년의 몽상은 미래를 향한 문이다. 천 년의 해는 그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이고, 미래의 천 년이 새로 시작되는 순간이다.
▣ 차례
추천의 글
이야기를 시작하며
일러두기
1. 장(藏) 이야기
대장경은 그릇이다 / 아난이라는 그릇 - 다문장(多聞藏)
여래의 그릇 - 여래장(如來藏) / 여래의 그릇에서 아난의 그릇으로
삼장의 결집, 여래의 법장을 지킨다 / 그릇을 깨라, 말씀을 받아내라
또 다른 그릇, 성중의 기억 / 모도잡아 다라니, 기억의 기술
미래를 위한 설계 / 성문장(聲聞藏), 보살장(菩薩藏), 그리고 대장경 / 진화하는 그릇
2. 대장경, 기억을 찾아가는 모험의 역사
구스리 바회예 디신들 / 한문대장경
만국무쌍萬國無雙의 고려대장경 / 태워버려도 상관없는 물건
고려대장경은 짝퉁이다 / 숨은 그림 찾기 /
대장경으로 세계를 꿈꾸다 / 오랑캐의 대장경
고려 오장법사 / 의천의 고려대장경
천 년의 순간 / 책을 찾는 여행 / 대장경의 읽기, 쓰기
3. 교정 이야기
고려교정각판장
재조대장경 교정의 실태
① 『교정별록』② 권말교정기 ③ 행간 추적 ④ 권차卷次 - 함차函次 교정
⑤ 본문 교정 ⑥ 표준화 ⑦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편집 ⑧ 불필요한 정보의 삭제
피휘결획의 비밀
재조대장경의 목록 체계와 고려대장경의 꿈
4. 천 년의 장藏
천하를 천하에 담는다
천 년의 지혜를 천 년의 미래로
디지털 대장경 / 바다 그릇(海藏)
연생(緣生)의 법에는 주인이 없다
그릇에 대한 몽상 - 스토리지/메모리
고무오리의 의미론 / 도장 찍기
꽃과 빛의 장藏 / 다만 그릇일 뿐
마지막 이야기
부록 - 『고려사』 초 재조대장경 조성 시기 대장경 관련 기사
章 - 재조본 피휘결획의 사례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