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독일인의 사랑

저자: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출판사: -
등록일: 2000-07-03
시인의 아들

막스 뮐러는 소설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독일 문학사에서 그의 이름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그의 아버지 빌헬름 뮐러(Wilhelm Muller, 1794-1827)가 문학사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 것이다. 빌헬름 뮐러는 시인으로 〈보리수〉,〈겨울 나그네〉,〈아름다운 방앗간 처녀〉등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 시들은 슈베르트의 곡으로 유명해졌다.

막스 뮐러는 시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어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어머니의 영향으로 음악에도 소질이 있었다.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뒤 일찍 고향을 떠나 파리에서 인도게르만어와 비교언어학을 공부했고, 그후 영국으로 귀화하여 옥스퍼드 대학에서 언어학 교수로 재직했다. 동양학에 관심이 많았던 막스 뮐러는 교수직을 그만둔 후 1895년에는 터키왕의 초청으로 불경 간행에 종사하기도 했다.

그가 언어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 독일어로 쓴 -언어학에 관련된 책들은 모두 영어로 씌어졌다 - 유일한 문학작품이 바로《독일인의 사랑》이다. 그가 학자로서 남긴 업적도 훌륭한 것이었지만,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지금까지 기억하게 해준 것은 이 작품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이처럼 낭만적인 소설을 쓴 데는 그의 아버지 빌헬름 뮐러의 영향이었다. 딱딱한 학문을 하면서도 자신에게 전해진 낭만적 유전자를 부인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독일인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작품으로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둬야 할 부분이 있다. 막스 뮐러가 《독일인의 사랑》을 쓴 동기를 밝힌 부분이다.



"지금은 무덤에 잠들어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 사람, 그가 바로 얼마 전까지 앉아 있던 책상. 그런 책상 앞에 앉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그리고 이제는 묘지의 평화 속에서 안식을 찾아 누워있는 한 인간의 가슴속에 성스럽게 간직되어 있던 비밀이 감추어진 서랍들, 그런 서랍들을 단 한 번이라도 열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그 안에는 그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편지들이 놓여 있고, 사진들이 있으며, 페이지마다 메모를 해둔 책들이 있다. 이제 누가 그것들을 읽고 해명할 수 있을까? 퇴색하고 흐트러진 이 장미꽃 이파리를 누가 다시 맞추어 본래의 향기를 살려낼 수 있을까?

옛 그리스인들이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려고 지폈던 불꽃, 우리의 선인들이 생전에 그렇게도 사랑하던 그 모든 것들을 모조리 집어던졌던 불꽃. 그 불꽃은 지금도 성스러운 유품들이 돌아갈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피난처가 아닌가.

살아남아 있는 친구들은, 이제 영원히 감겨진 죽은 친구의 눈만이 보았던 그 종이 조각들을 머뭇거리며 읽고 있다. 그렇게 대충대충 읽어가다가 그 내용들이 살아 남은 사람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확신이 서면 그것들을 불꽃 속에 던져 버린다. 던져진 종이 조각들은 불꽃이 되어 타올랐다가 그렇게 영영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그 불꽃 속에서 살아 남은 것들이다. 그것들은 처음에 고인의 친구들만을 위한 것이었으나 점차 고인을 모르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애독자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싶어 이 글들을 미지의 독자들의 세계로 보낼까 한다. 이 책을 펴낸 사람으로서 더 많은 내용을 펴내고 싶었으나, 그 종이 조각들이 너무나 많이 찢겨지고 파손되어 다시 원상태로 정리하여 묶기가 어려웠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유년시절 '나'는 후작의 성에서 아름다운 소녀 마리아를 만난다. 그러나 그녀는 병에 걸려 늘 침대에누운 채 생활해야 했다. 어린 '나'는 그녀에게 운명 같은 사랑을 느낀다.

청년이 되어 타지에서 방황하던 '나'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마리아와의 재회. '나'는 매일저녁 그녀를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정작 그녀를 향한 깊은 사랑은 말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마리아의 담당의사가 '나'를 찾아온다. 의사는 마리아가 지금 위독한 상태이며, '나'의탓이 크다고 말한다. 마리아를 곧 시골 성으로 요양을 보내겠다는 말을 남기고 의사는 돌아간다. 의사는'나'가 마리아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의 사랑이 마리아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나'는 자신의 사랑이 마리아를 괴롭히고 있다는 절망감에 빠져 그녀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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