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

산시

저자: 이성선
출판사: 시와
등록일: 2013-09-27


이성선 지음

시와 / 2013년 8월 / 92쪽 / 10,000원




▣ 저자 이성선


1941년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했다. 1970년 《문화비평》에 「詩人의 屛風」 외 4편을 발표하고, 1972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1988년 강원문학상, 1990년 제22회 한국시인협회상, 1994년 제6회 정지용문학상, 1996년 제1회 시와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1년 5월 60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시집으로 『이성선 시전집』, 『詩人의 屛風』, 『하늘 문을 두드리며』, 『몸은 지상에 묶여도』, 『밧줄』, 『나의 나무가 너의 나무에게』, 『별이 비치는 지붕』, 『별까지 가면 된다』, 『새벽 꽃향기』, 『향기나는 밤』, 『절정의 노래』,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등이 있다.




Short Summary


이 『산시(山詩)』는 1990년 《현대시학》 연재를 시작으로 그 후 지금까지 여러 지면에 발표하고, 시집 『벌레 시인』 속에도 일부 수록된 것 중에서 54편을 추려내어 그것을 다시 고치고 순서도 시집에 맞게 바꾸었다. 짧게 쓰고 또 고쳐서 하늘의 침묵에 닿을 수 있다면 하는 심정뿐이다. 《현대시학》에 연재를 시작할 때 ‘시인의 말’이란 난에 이렇게 썼는데 이것이 십 년이 된 오늘도 내 마음 그대로다.



산(山)은 하늘의 뿌리다. 아니 고요다. 죽음과 삶이 분별을 넘어서 하나의 몸으로 숨 쉬고 타오르는 곳. 산은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그 실체이다. 그는 펄펄 살아 춤추면서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음악 속에 고요히 산다. 구름을 이고 가는 선승이다. 산은 불립문자(不立文字).



산을 붓 하나 속에 가두고 붓 하나로 들어 올리려는 자는 미친 자이다. 산은 붓이 닿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그 너머, 산은 너와 나를 다 받들어 꽃피우면서도 현상 자체와는 다른 무엇이다. 그것은 무(無), 산은 결국 무(無)다. 나는 이 무(無)에 몸을 기대고 그것으로 나를 쓸어내고자 한다. 이 시편들은 바로 그런 노래다.



삶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나는 그중 이 길을 택했다. 나를 지우고 지워서 닿은 세계. 마침내 형체가 다 지워지고 적막한 저녁 하늘 끝에 안타깝게 떠오른 한 줄기 능선. 울음 같은 그 노래. 여기 시편들은 그 길을 찾아가는 이 땅의 내 누더기 옷이다.



입고 갈 수 있는 누더기 한 벌. 이 얼마나 고마운 세상인가. 달빛 속을 걸을수록 누더기는 눈부시다. 이제는 달빛 길로만 가리라.




▣ 차례


서문



저 산을 모른다


저녁밥 / 귀를 씻다 / 생을 탕진하고도 / 천후우 울음

견적 / 물 위에 산이 / 눈물 / 길 / 뿔을 물어뜯다



문을 닫다


문을 닫다 / 적막 / 흰 눈은 높은 산에 / 겨울 산 / 새 / 여름비 / 밥 세 끼 먹고도

문답법을 버리다 / 피리 / 반달 / 산달 / 침묵이 따뜻하다 / 산이 나비로 변해



장엄한 배경


노루귀꽃 숨소리 / 향기 / 황홀 / 쇠별꽃 / 모란꽃 위에 눕다 / 장엄한 배경 / 풍경

나 없는 세상 / 물 위에 달빛 붓으로 / 울림 / 숨은 산 / 우주 골짜기 / 꽃 한 송이



달이 자는 곳


대화 / 시골 길 / 산중다인 / 고향실 / 초암에서

눈동자 / 달이 자는 곳 / 봄밤



서 있으면서 가는 나무


아름다운 저녁 / 달빛 발자국 / 해 지는 소리 / 위험한 사람 / 향성사 문짝 / 신발 / 삽 한 자루

천기누설 / 저물 하늘빛에 기대다 / 너의 이름을 산에 묻고 / 서 있으면서 가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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