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 지음
나무옆의자 / 2013년 3월 / 292쪽 / 12,000원
▣ 저자 박향
저자는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199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연대표 속의 전쟁」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작품집 『영화 세 편을 보다』, 『즐거운 게임』, 장편소설 『얼음꽃을 삼킨 아이』가 있다.
▣ Short Summary
대도시 외곽 허름한 모텔을 배경으로 이 시대 ‘변두리’ 인생들의 피곤한 일상과 적나라한 욕망, 도전과 좌절을 그린 이 작품은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시선과 박향 작가 특유의 맛깔난 문장으로 독자들을 매혹한다.
아무리 단골손님이라도 모텔 주인이 먼저 알은척을 해서는 안 되고, 손님의 얼굴을 직접 쳐다보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채 방 열쇠를 내어주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통용되는 곳. 경쟁업체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 애써보지만, 오늘도 한적한 ‘에메랄드 모텔’. 화재사건으로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대출까지 받아서 리모델링도 했건만, 손님이 늘어나는 것은 잠깐일 뿐 이제는 대출금 갚기도 빠듯해진 상황에 ‘에메랄드 모텔’ 안주인 ‘연희’는 한숨만 늘어갈 뿐이다.
아라비아 궁전을 본뜬 황금색 돔 지붕은 아침 햇살에 찬란하게 빛을 발하지만, 이곳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인생이란 건 그처럼 화사하게 빛나지 않는다. 갈 곳도, 의지할 데도 없이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 찾아들어온 젊은 연인들도, 반쯤 실성한 상태로 ‘잃어버린 딸을 찾아야 한다’고 중얼거리는 여인도, 자식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의 도피처로 이곳을 찾은 황혼의 커플도, 모두 사랑을 찾아, 욕망을 갈구하여 이곳 ‘에메랄드 모텔’로 찾아들어오는 것이다. 남에게 말 못 할 비밀을 품고 이곳으로 몰려오는 사람들의 삶은 과연 언제쯤 에메랄드빛으로 빛날 수 있을까?
『에메랄드 궁』은 ‘에메랄드 모텔’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실타래처럼 엉킨 과거와 현재가 한 올 한 올 풀려 다시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직조되면서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힘과, 그 이야기의 결을 가만가만 쓰다듬는 섬세한 문장들을 통해 이 시대 주변부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풀어내는 저마다의 사연을 평면적 방식이 아닌, 추리적 기법을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흡인력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 차례
한낮 / 새벽 / 아침 / 채 가지고 오지 못한 짐 / 초원여인숙 / 포장마차 1 / 타인들 / 혜미
벙어리 /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 욕망의 뒷모습 / 자장면 / 모텔 전 / 한씨 아줌마 / 경석
선정 / 배신 / 317호 / 사랑 / 남편 찾는 여자 / 화분 / 서러운 풀빛 / 에메랄드의 겨울
불행 속에 있는 것 / 포장마차 2 / 다시 317 / 살보시 / 꿈을 꾸다 / 궁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