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열 지음
비봉출판사 / 2012년 5월 / 440쪽 / 12,800원
▣ 저자 배상열
소설 형식의 역사서들과 역사소설들을 주로 집필하는 작가이다. 1963년 경북 달성에서 출생, 1988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이후 우연한 기회에 역사에 몰두하게 되었다. 독학으로 16세기의 조일(朝日)전쟁과 국제정세를 공부하다가 이순신 교도를 자처하게 되었고, 방대한 자료 조사와 철저한 고증을 거쳐 2007년 『난중일기 외전』을 펴냈다. 같은 해 석기시대를 다룬 장편소설 『동이東夷』를 발표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제2회 디지털작가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지은 책으로는 대하역사소설 『풍운』(전 7권), 2004년 『북벌영웅 이징옥』(전 3권), 2005년 『이순신 최후의 결전』(전 3권), 역사인문서 『조선의 로데오거리에서 할렘까지』, 『조선 비화』, 『왕자의 눈물』,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 『아무도 조선을 모른다』, 『대역죄인, 역사의 법정에 서다』, 『이순신 두 번 죽다』, 『아효』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함흥차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흑룡과 이리”에서는 고려의 장군에 지나지 않았던 이성계와, 그를 왕으로 만들기 위한 인물들과, 반대편에 있는 인물들이 격렬하게 마찰하며 테마를 생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진족에 훨씬 가까운 이성계가 흑룡의 후예로 떠받들어지게 되는 비밀이 발아하게 된다. 우리 민족보다는 여진족에 훨씬 가까운 이성계와 그를 흑룡으로 떠받들며 목숨까지 바치는 여진족, 이해하기 어려운 능력을 소유한 미모의 여인과 그 여인을 맹목적으로 지키는 무사의 모습이 불길하게 교차된다.
2부 “굴종의 제국”은 인간의 능력이 극대화된 장면들로 구성된다. 고려를 폐기하고 신국(新國)을 건설하기 위해 이성계를 앞세우는 정도전과 어떻게든 고려의 멸망을 막으려는 정몽주의 두 천재가 격돌하는 가운데 여러 세력들이 부침하게 된다. 이성계의 아들로서 후일의 태종이 되는 이방원이 예정에 없었던 정치인으로 전향하여 마침내 정권을 잡게 되는 과정이 기존의 패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진다. 또한 조선의 국호가 가지는 극한의 굴욕과 그것을 감내하면서 명나라를 공격하여 제압하려는 정도전의 웅장한 포부가 진하게 체감된다. 그러나 위대한 천재는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게 되고, 조선의 목에 걸린 굴종의 사슬이 지금까지 대물림되는 비극의 발원이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그려진다.
3부 “함흥차사”는 정사와 야사에 접목된 소설의 향취가 진하게 풍긴다. 이방원에게 반역을 당해 모든 것을 빼앗긴 이성계가 반역으로 되갚으려다 실패한 실제의 역사와, 함흥에 웅거하여 죽음의 심부름꾼인 ‘함흥차사’를 양산하는 야사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울분을 참지 못한 이성계는 이방원이 보낸 차사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지만, 그것이 새로운 비극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흑룡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 가장 강하고 충성스러웠던 금위군이라는 조직과, 이성계를 흑룡으로 섬기면서 모든 충성을 다했던 여진족의 집단이 정치인의 탈을 쓴 인간백정들의 모략에 의해 전멸당하는 비극이 발생하는 바, 실제로 백정을 직업으로 가지고 출생의 비밀을 지닌 자가 나타나 으스스한 미래를 예견하기도 한다. 전권을 관통했던 사랑이 처절하고 애틋하게 종지부를 찍은 다음, 스멀거리며 다가오는 뒷맛은 뭐라고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하기만 하다.
▣ 차례
제1부 흑룡과 이리
난세의 그늘 / 발아(發芽)한 인연 / 여백의 나날 / 뽑히려는 칼날
길어지게 될 것 같은 만남 / 균열의 무게 / 미끼 / 소문과 소문
손쉬운 배반 / 흑룡의 탈을 쓴 이리
제2부 굴종의 제국
몸부림 / 충성의 방향 / 달라지는 사람들 / 배신과 배반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 포로가 된 왕 / 먹이
만만한 후계자 / 굴종의 파종 / 부적절한 출발 /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움켜쥔 주먹 / 사산(死産)
제3부 함흥차사
감사한 기회 / 흑룡의 정체 / 아비의 반역 / 함흥차사
백정들의 잔치 / 가장 무서운 복수 / 에필로그
작가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