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희 지음
멘토프레스 / 2012년 9월 / 176쪽 / 12,000원
▣ 저자 황용희
1957년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태어나 현재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16년 동안 한 지붕 아래서 동고동락했던 강아지와의 애환을 담아내고 있다. 저서로는 『섬마을 소년들』, 『민드리 아줌마, 유럽 하늘을 날다』, 『가시울타리의 증언』 등이 있다.
▣ 그림 정수하
1958년 충남 논산 출생. 1987년 베를린국립예술대 디자인과 졸업. 베를린도시 750주년기념사업 전시디자인에 참여, 세계문화예술축제(암스테르담) 한국 부분 무대디자인과 총감독, 제3세계전통공연(베를린) 무대디자인에 참여했다. 1986년 독일연극포스터 공모전 수상과 세계서커스제공모전(파리) 회화부문에 수상했다. 1990년 독일디자인 잡지 《MAX》 시각디자인을 담당했으며, 1984년부터 베를린을 중심으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그룹전에 다수 참여했다. 1995년 한국에 귀국, 총체극 <영고>의 기획, 대본, 무대디자인을 맡았고, 국악전용극장 ‘두레’의 설립에 참여했다. 현재 인테리어, 조경, 건축디자인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카페바바누자』와 『길 걷는 디자이너』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작년 여름 우리 별이가 내 곁을 떠났다. 나는 그녀를 땅속 깊이 묻고 강변에 나가 울었다. 늙은 백로 한 쌍이 물풀 속을 뒤지다 사내의 젖은 눈을 쳐다본다. 돌이켜보면 1년이란 시간은 길기도 하고 간절하기도 했다. 별이 잠든 날로 치면 한없이 길고, 그녀 기억하는 가슴속 그리움으로 치면 턱없이 짧다.
다 자라 청년이 된 아들이 묻는다. 영 서운해서 그러는데 강아지 한 마리 기르면 어떠하겠냐고.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한 번 정 떼기가 이리 힘든데 고놈의 것이 고래심줄보다 질겨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게 되었는데 두 번, 세 번 다시 정 붙일 수 있겠는가. 묵묵히 듣고 있던 청년이 먼 곳 바라보며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정 그립거든 염하 건너 깃대봉 솔밭 아래 누워 있는 그녀와 마주앉아 못다 한 얘기 오래오래 나누면 되리.
강변 양옆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길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도로를 빨갛게 칠하여 멀리서 보면 마치 혈관 속에서 붉은 피가 들끓는 것 같다. 자전거는 그 길로 세차게 달린다. 사내는 보행로를 활개 젓고 걷는다. 강아지는 쫄랑대며 남자 뒤를 따른다. 낯익은 풍경이다. 내가 별이 앞세운 채 어머니, 막순, 신검, 해무와 함께 자주 찾던 곳이다. 모두 여섯이었는데 이제 셋 남았다. 어머니와 별이 먼저 하늘나라로 가고 해무는 짝 만나 제금 났다.
돌이켜 보면 별이와 우리는 개와 사람 형상으로 만났을 뿐, 살고 사랑한 것은 가족에 다름없었다.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며 생을 마치는 날까지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다. 다만 별이가 우리 집에 머문 16년 동안 행복했는지, 아니면 아팠는지 그것은 헤아리기 어렵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녀가 고요의 바다에서 편히 쉬는 것뿐이다.
▣ 차례
머리말
탄생
재롱이
샛별이
짝짓기
할머니
안나
별이
하늘로 떠난 할머니
이별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