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최인훈
작가 최인훈은 1936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법대에서 수학했다. 1959년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라울전」이 『자유문학』에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광장/구운몽』『회색인』『서유기』『소설가 구보씨의 일일』『태풍』『총독의 소리』『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우상의 집』『화두』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문학과 이데올로기』 등이 있다. 1979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최인훈 전집'이 전12권으로 완간되었다. 동인문학상, 중앙문화대상, 이산문학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서울극평가그룹상 등을 수상했으며 『회색인』이 영어판으로, 『광장』이 프랑스어판으로 간행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 Short Summary
최인훈은 전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하나로서, 작품들을 통하여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20세기 세계사의 진폭 속에 위치시키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에 주력해온 폭넓은 사유를 보여준 바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광장』은 1960년에 발표된 이래로 지금까지 여러 세대를 거쳐 읽혀온 작품으로서,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지적 모험을 자극하는 '현재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작품은 분단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넓게는 한국문학사, 좁게는 한국 소설사에서 큰 의미와 중요성을 지닌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항(二項)대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제3의 이데올로기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지만, 기실 이러한 절망감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절실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단순히 인간성을 말살하는 이념의 횡포에 대한 성찰에 지나지 않는다면, 명시적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쓴 대부분의 이념소설이 그렇듯이 한국소설사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 작품은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일회성에 대한 첨예한 인식이나 개인과 사회의 긴장과 갈등, 인간 자유의 문제 등과 같은 실존주의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광장』은 '이명준'이라는, 한국 소설사에 보기 드문 관념적 주인공을 창조하였으면서도 인간의 내면심리에 대한 뛰어난 통찰을 통하여, 4.19 혁명 이후의 한국 소설이 전후(戰後) 소설의 관념적 경향에서 벗어나 내면 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한 중요한 전기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로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사랑'이 언급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