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스타인 지음 / 권혁승 옮김
김영사 / 1999년 / 533쪽/ 18,000원
▣ 언론 속에 비친 《대통령의 경제학》
'경제정책에 관한 이런저런 말들은 많지만 이렇다 할 논쟁은 없다. 각자 자기가 믿는 이론만 주장할 뿐, 의견 차이가 어디서 유래하는지 또는 어떻게 해야 차이를 좁힐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나 노력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경제정책에 관한 말들은 단지 자기편의 세력을 결집하는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상황을 꼬집고 있는 듯한 이 말은 지난 8일 타계한 미국 원로 경제학자 허버트 스타인이 역저 '대통령의 경제학'에서 미국의 최근 지적 풍토를 한탄하면서 남긴 말이다. 닉슨과 포드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위원과 위원장을 역임한 스타인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토론을 통한 합의와 타협이 중요하다고 믿는 고전적 자유주의자(Libertarian)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로부터 빌 클린턴 현 대통령까지 60여 년에 걸친 미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다룬 이 책에서도 저자는 일관되게 경제현안 해결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과 지적오만을 경계하고 있다.
저자는 심지어 '막 당선돼 새로운 정부로 출범하는 개인이나 그룹은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가끔 선거에서 진 정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미국 경제가 안고 있던 가장 큰 문제인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역대 행정부가 취한 정책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케인스 경제학을 근거로 한 자유주의 경제정책이 태동해 1960년대 중반 절정에 달한 뒤 서서히 보수주의 경제정책으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와 시행착오에 대한 연구다. 물론 스타인은 보수주의 진영에 속하며, 케인스식의 정부개입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통화주의나 공급중시 학파의 극단론도 배격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역대 행정부의 정책 오류에도 불구, 미국 경제가 이제까지 훌륭한 업적을 올린 것은 민간경제의 효율성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계획경제' 시도는 미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확고한 신념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저자는 클린턴 행정부의 ‘하이테크 산업 육성론' 또는 '산업정책'에 대해서도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자유방임주의도 대안은 아니다. '생산과 소득의 초기 분배를 관장하는 자유시장, 안정적인 경제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빈곤층에 대한 정부의 보조조치 등 세 가지 요소가 기능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를 위한 저자의 처방은 다시 한번 토론과 타협이다. '타협이야말로 정책에 대한 동의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며 '특정 정책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이왕에 합의된 정책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조선일보 책마을 김기천 기자(1999년 9월 28일자)
▣ 저자 허버트 스타인(Herbert Stein)
허버트 스타인은 시카고 대학교에서 Ph.D를 수여받았고, 1969-1971년에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위원, 1972-1974년 동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버지니아 대학교 평가 교수이며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AEI의 잡지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The American Enterprise〉에 기고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의 투고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그 밖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국 경제에 대한 설명 지침서 An Illustrated Guide to the American Economy》, 《미국의 재정 혁명 The Fiscal Revolution in America》, 《워싱턴 취침시간 이야기들 Washington Bedtime Stories》, 《5兆 경제를 관리하는 길 Governing the $ 5 Trillion Economy》등이 있다.
▣ 역자 권혁승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언론계에 투신, 경제기자로 일관한 원로언론인이다. 한국일보에서 기자로 출발 경제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 및 신문 편집인을 지냈으며 서울경제신문에서 편집국장과 복간 발행인,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현재 한국일보 상임 고문으로 있으며 본인이 창립한 한국경제전략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 Short Summary
미국은 무역에 있어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또한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는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미국 대통령들이 경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쳤고 그에 따라 미국 경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즉, 각 해당 시대마다 다른 경제 정책을 이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의 변천사를 구체적으로 접근한다.
1930년대 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에 개입했던 루스벨트에서 신경제학을 이끈 클린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경제는 시대적 당면 과제에 따라 변해왔다. 대략적인 미국 경제 변천사는 다음과 같다.
- 후버와 루스벨트 : 자유주의 경제학의 기원을 이끌고 정부 개입으로 대공황 시대를 대처했다.- 트루먼과 아이젠하워 : 2차 대전 이후 케인스의 기능적 재정론을 믿은 새뮤엘슨의 이론을 바탕으로 재정 금융 정책을 통한 완전 고용 달성이라는 거시 경제 정책을 추진했다.- 케네디와 존슨 : 자유주의 운동을 표방하고 실업과 빈곤의 퇴치, 삶의 질을 추구하려고 했다.- 닉슨, 포트, 카터 : 10여 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 레이건 대통령 : 감세, 세출삭감, 규제완화, 통화량관리의 4대 정책에 중점을 두고 공급 위주 경제학에 기초한 레이거노믹스 및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주의 정책을 지지했다.- 부시 : 세금 삭감과 규제완화를 지향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미국 경제는 자유주의 경제 사상에서 점차적으로 보수주의 경제 사상으로 전환해왔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왜 미국이 자유주의 경제 사상에서 보수주의로 변해왔는지 경제적 배경과 대통령의 경제 정책으로 설명한다.
▣ 차례
1. 미국 경제의 보수주의 선회
2. 후버와 루스벨트
3. 트루먼과 아이젠하워
4. 케네디와 존슨
5. 닉슨
6. 포드와 카터
7. 레이건
8. 부시
9. 클린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