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외 지음
올림 / 2017년 11월 / 318쪽 / 18,000원
▣ 저자 유상철 외
유상철 - 중앙일보 논설위원. 서울대 영문과 학사,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중국학과 석사,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국제학(중국학) 박사. 중앙일보 홍콩특파원과 베이징특파원,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초대 소장 역임. 저서로 『바람난 노처녀 중국』이 있으며 역서로 『열 가지 외교 이야기』, 『저우언라이 평전』 등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중국의 모습이 거칠다. 남중국해에선 동남아 국가들과 충돌하고, 센카쿠 열도에선 일본과 맞서고 있다. 양안(중국ㆍ대만) 해협 파고도 높고, 중국 다음가는 인구 대국 인도와는 국경 문제로 부딪치고 있다. 우리와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이웃 나라 모두와 충돌하는 모양새다. 그런 한편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꿈’을 외치며 ‘일대일로(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건설)’ 국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리는 운명 공동체다.”라는 말로 일대일로 연선에 있는 국가들을 유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주장에 맞서선 “이젠 중국이 자유무역을 선도하겠다.”며 세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모습은 이처럼 이중적이다. 안과 밖이 다르고, 주장과 속내가 또 다르다. 도대체 중국은 어디로 가는 걸까. 이 문제는 이제 한반도 정세, 한국 경제, 심지어 우리 개개인의 삶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발전했다.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중국을 봐야 할 이유다.
현대 중국 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 평유란을 떠올린다. 그는 저서 『현대중국철학사』를 통해 “중국이 아편전쟁에 져 서방에 무릎을 꿇었던 19세기 중반 이후 중국의 모든 지도자들의 꿈은 하나였다.”고 말한다. 중국의 화려했던 과거를 되찾자는 것이다. 쑨원과 장제스, 마오쩌둥, 덩샤오핑 등… 생각이 달랐고 방법이 달랐지만, 그들이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꿈은 ‘중화민족의 부흥’ 하나였다는 얘기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 공산당은 이제 쑨원 이후 품어온 그 꿈을 공공연하게 말한다.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엔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꿈이다. 그게 바로 시진핑이 주창하는 ‘중국꿈’의 핵심이다. 이제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목표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믿을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이 그렇고 그러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중국인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일대일로는 대표적인 중화부흥 전략이다. 실크로드가 열린 건 한나라 때다. 그 길을 따라 교역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는 당대였다. 강한성당(强漢盛唐, 강력한 한나라와 융성한 당나라)은 바로 중화민족의 가장 위대했던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일대일로는 바로 그 시기의 영광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남중국해 문제도 좋은 예다. 중국은 깨어진 도자기 파편이나 사료의 한 자락을 꼬투리 삼아 “그곳은 과거 우리 선조들이 개척한 바다이며 땅”이라고 집요하게 영유권을 주장한다. 현재 주장의 근거를 과거의 역사에서 찾는 것이다. 중국은 그렇게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길을 개척해 왔고 또 그 과정에서 중화 DNA를 분출시켜 왔다. 사드 갈등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거칠기 짝이 없는 중국의 압박은 무엇에서 기인한 것인가? 과거 조선으로부터 받던 조공의 추억이 현대에 들어 한국은 적어도 중국의 영향권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의식으로 발전한 결과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은 그렇게 중국의 역사, 그리고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제 우리는 중국의 부상이 가져오는 여러 사건의 파편에 매달리기보다는 그 사건들을 관통하는 근본적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이 현실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또 그것이 품고 있는 날카로운 칼은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중국이 왜 저러는지, 또 어디로 가려는지를 정확하게 짚어야만 비로소 우리의 대응 방법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늘 변한다. 친근한 얼굴로 다가왔다가 어느 순간 화난 모습을 보인다. 우리 경제에 축복일 것만 같다가도 갑작스레 재앙을 안기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사드로 드러난 중국의 민낯에 실망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 또한 중국의 일면일 뿐이다. 우리로선 시시각각 변하는 중국의 모습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세밀하게 추적해야 한다. 그래야 막힌 길을 뚫고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차례
책을 펴내며-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이웃인가
1 중국 공산당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 정치 & 사회
2 짝퉁의 나라에서 혁신의 나라로 - 경제
3 중국이라는 이웃 - 한중 관계
4 중국서 쉽게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 - 한중 비즈니스
5 세계로, 바다로 - 외교 & 안보
6 중국이라는 나라 - 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