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우 지음
나비의활주로 / 2026년 4월 / 248쪽 / 18,800원
▣ 저자 조은우
농촌융복합산업 스타기업 1호인 복을만드는사람들 대표로서 국내 최초로 냉동김밥을 개발해 김밥의 수출 상품화를 실현했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편식 김밥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켰다. ‘우리 한국의 음식문화를 전 세계인에게 전하겠다’는 비전과 농업의 가치를 바탕으로, 단순한 식품 제조를 넘어 한국 농업과 식품 산업의 가능성을 확장해 가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도 해외 시장 개척을 이어가고 있으며, 식품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갈 기업가로 주목받고 있다.
▣ Short Summary
성공은 종종 ‘결정적인 한 번’으로 설명된다. 어떤 아이디어, 어떤 기회, 어떤 선택이 모든 것을 바꿨다는 식의 이야기들. 하지만 이 책은 그 통념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성공은 결코 단 한 번의 장면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수없이 어긋난 선택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결과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간 시도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다. 이 책은 그 느리고 불편한 과정을 정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소위 말하는 ‘좋은 조건’과는 거리가 먼 출발선에 서 있었다. 저자는 일곱 번의 창업과 실패를 통과했다. 이 숫자는 단순한 이력의 나열이 아니라, 방향을 수정해온 과정의 압축이다. 매번의 실패는 끝이 아니라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였고, 그 축적이 결국 ‘냉동 김밥’이라는 낯선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시장도, 소비자도 반응하지 않았던 선택이 세계 20개국으로 확장된 결과로 이어진 것은 우연이라기보다 축적된 판단의 필연에 가깝다. 타고난 환경이 아니라 끝까지 밀어붙이는 집요함, 그리고 사업가로서의 야망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태도가 결국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 책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실패를 감정적으로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좌절과 흔들림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지는 않는다. 대신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떤 판단이 어긋났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수정해 나갔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시장과 소비, 유통과 포지셔닝에 대한 시선이 점차 정교해지는 과정은 하나의 사업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생각 즉시 행동’이라는 태도다. 완벽한 준비를 마친 뒤 움직이기보다, 작은 실행을 통해 판단을 갱신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 반복되는 선택들은 언제나 완성된 답이 아니라, 다음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실패는 더 이상 멈춤의 이유가 아니라, 방향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초·서·포’라는 원칙은 이 모든 과정을 지탱하는 축으로 작용한다. 초조함은 판단을 흐리고, 성급함은 균형을 무너뜨리며, 포기는 가능성을 끊는다. 이 단순한 문장은 사업의 속도와 방향을 동시에 통제하는 기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빠르게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무너지지 않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반복해서 상기시킨다. 또 하나 눈여겨볼 지점은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더 큰 자본과 확장의 기회 앞에서도 저자는 쉽게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국내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식품이라는 출발점, 그리고 농촌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이 책을 단순한 성공담과 차별화한다. 성장의 속도가 아니라, 성장의 기준을 묻는 서사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결국 이 책이 남기는 것은 방법이 아니라 기준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성장과 성공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이들에게, 이 책은 쉽게 소비되는 해답 대신 오래 남는 질문을 건넨다. 그리고 그 질문은 독자의 선택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 차례
프롤로그
_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도전이다
PART 1 성장은 고통이 축적된 시간에서 피어난다
_ 결핍과 갈망이 만들어낸 청년의 질주, 혹은 방랑
PART 2 넘어지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 실패다
_ 29살에 거둔 최초의 성공과 연이은 실패, 그리고 배신의 아픔
PART 3 폭풍우가 지나야 비로소 무지개를 볼 수 있다
_ 모든 것을 잃은 뒤에 한 하동으로의 귀촌, 그리고 ‘복만사’의 설립
PART 4 새로운 지평선에서 미래의 10년을 본다
_ 전 세계 20개국에 수출된 한국의 맛, Kimbap(김밥)
에필로그
_ 귀촌 창업의 모범을 만들어나갈 복만사 2.0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