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다카시 지음
북클라우드 / 2013년 12월 / 244쪽 / 14,000원
▣ 저자 스즈키 다카시
1935년 도쿄에서 일용품 할인점을 운영하던 스즈키 센조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전쟁에 동원된 형들을 대신해서 초등학생 때부터 가업에 힘을 보태기 시작하였다. 아버지와 형이 에스테화학공업(현 에스테)을 설립했지만, 자신은 좀 더 넓은 세계에서 활약하고자 일본생명보험회사에 입사했다. 이후, 40대에 법인영업부를 세워 연간 1조 엔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대활약했다. 1985년부터 에스테에 입사, 기획부장과 수도권 영업본부총괄부장 등을 거쳐 에스테가 경영난에 빠졌던 1998년에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버블 경제 시대의 악습을 정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실시했고 신제품을 연간 1종으로 대폭 축소했다. 사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매한 제품이 대히트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이후 에스테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2007년 사장에서 물러나 회장 자리에 올랐으나, 리먼 쇼크 이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장으로 복귀했다. 현재는 대표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철저히 고객 지향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독창적인 광고와 광고 노래를 만드는 등, 독특한 경영법으로 꾸준히 세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 역자 민경욱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고, 현재는 블로그 ‘분카무라(www.tojapan.co.kr)’에서 일본 대중문화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종신검시관』, 『하늘을 나는 타이어』, 『SOS 원숭이』, 『최후의 모험가』, 『커뮤니티 디자인』, 『나, 건축가 구마 겐고』, 『퍼펙트 영어리스닝』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일본이 쇠퇴하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기업 사회에 활기가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최대 원인은 사장이 사장답지 못한 데에 있다. 물론 사장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는 있다. 사장이라기에는 딱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 많아서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고개를 들이미느라 바쁘다. 하지만 쓸데없는 짓만 하고 있다. 그 바람에 기진맥진해져서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결단도 내리지 못하는 데다 각오도 생기지 않는다. 고만고만한 경영을 하다가 조금씩 쇠퇴하고 만다.
사장은 지나치게 열심이어선 안 된다. 영국 해군에서는 병사들이 참호를 팔 때 장교는 절대 돕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병사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장교는 비가 내려도 우산을 쓰지 않고 서 있다. 그저 버티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상황을 둘러보며 지시를 내린다. 이 영국 해군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이다. 사장은 살짝 게으름을 피우는 게 가장 좋다. 상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장이 잡무에 지나치게 열심히 매달리는 것은 엉뚱한 방향으로 굴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시간에 회사가 어디로 갈지, 그 방향을 잘 생각하는 게 낫다.
대개 사장이 꼭 해야 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목표를 세우고 “저쪽으로 진군!” 하며 깃발을 든다. 사업철수나 임원교체라는 사장만 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린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좋은 머리도, 그럴듯한 이론도 아니다. 경영은 ‘현실’과 겨루는 일이다. 현실이란 피가 흐르는 생물이다. 이론으로 장난치며 겨룰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 ‘운’과 ‘감’ 그리고 ‘배짱’이다. 특히 관록이 있는 배짱이어야 한다. 그런데 사장들은 조금만 상황이 나쁘면 난리를 친다. ‘100년 만의 위기’라며 묘하게 선동을 한다. 인류 역사를 보면 금방 알 일이다. 언제나 위기였단 말이다. 그 속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게 바로 사장이다.
나 역시 태어날 때부터 위기였다. 1935년생이니까 철이 들 무렵부터 전쟁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피난을 갔다가 대놓고 왕따를 당해 학교를 그만둬버렸다. 그래서 나는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 교육받을 필요가 생기면 독학하는 것이 당연했다. 대공습이 시작되어 아버지가 하던, 지금으로 따지면 일용품 할인점인 스즈키도쿄도가 전소되었다. 피난지에서 도쿄로 돌아오자마자 먹고살기 위해 아버지가 건네준 일용품을 도로에 판자를 깔고 팔았다. 형들은 군대에 끌려갔기 때문에 내가 할 수밖에 없었다. 열세 살부터 살아남기 위해 뭐든 다 했다. 이때 아버지와 내가 다시 세운 스즈키도쿄도를 바탕으로 1948년에 아버지와 형이 세운 회사가 에스테화학공업(주), 현재의 에스테이다.
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사세를 확장하고 있었는데 ‘좀 더 넓은 세계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본생명보험에 입사했다. 나는 반골 기질이 강해서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사원이었다. 그래도 법인영업부를 신설해 연간 1조 엔 이상의 기업보험 계약을 수주하는 등 큰일도 맡았다. 이렇게 일본생명보험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30년이나 하고, 1985년 부장 직책을 맡아 에스테로 입사했다. 얼마 후 거품 경제가 무너지며 ‘만들면 팔리는 시대’가 지나고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시대’가 찾아왔다. 1998년 어느 날, 갑자기 “사장이 되라.”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나는 위기와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물론 과감하게 경영의 키를 잡았다. 사장이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무슨 얘기를 해도 임원회에서 반대했기 때문에 임원을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860가지에 달했던 상품은 280가지로, 다섯 곳이었던 공장은 세 곳으로 줄였다. 연간 약 60가지였던 신제품도 한 가지로 줄였다. 경영자원을 한곳에 집중 투자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도박이었다. 내심 불안했지만 신제품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여 연간 판매목표 1천만 개를 멋지게 달성했다. 2005년 3월에는 역사상 최고의 순이익을 달성해 회사는 정상을 되찾았다. 하지만 맛있는 밥에는 개미가 모여드는 법이다. 저가 경쟁으로 달려드는 경쟁사가 출현했고 매출 7조 엔의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의 강호들이 시장에 참가했다. 2008년에는 리먼 쇼크도 있었고 2011년에는 동일본대지진도 있었다. 이렇게 위기는 연속된다. 그러나 가끔씩 위기가 찾아오는 게 낫다. 위기가 있기에 지혜가 나온다. 바보 같을 정도로 엄청난 힘도 나온다.
나는 경영자다. 매출, 이익, 주가를 올리는 게 사명이다. 다만 최종 목표는 그게 아니다. 회사가 살아남는 게 목표다. 살아남으면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사장이 싱글벙글하면 대부분의 위기는 지나간다. 만약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다시 전후의 불탄 들판 위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회사 하나둘쯤은 얼마든지 만들어주지’ 하고 생각하면 절로 힘이 솟는다. 심각한 얼굴로 ‘경제가 나쁘네, 나라가 나쁘네’ 하며 구시렁거려봤자 소용없다. 그럴 틈이 있으면 허풍이라도 떨며 웃는 편이 낫다. 좀 더 힘을 내자. 사장은 차라리 바보인 게 낫다. 나도 이제 곧 여든 살이다. 120세까지 살 생각이라 앞으로도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지만 기업 사회에 힘이 너무 없어서 이쯤에서 한 번 내 나름의 사장론을 떠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바보 같은 경영자가 있다는 것도 기억해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 차례
프롤로그
Part 1 사장은 사장의 일을 해라
Leadership 01 사장은 깃발을 높이 들어라
Leadership 02 사장은 바보가 되어 진심을 전하라
Leadership 03 사장은 벼랑 끝에 서서 담력을 길러라
Leadership 04 사장은 역사에서 경영을 배워라
Leadership 05 사장은 엄청나게 허풍을 떨어라
Leadership 06 사장은 운과 감과 배짱을 갈고닦아라
Part 2 사장은 멋있는 척을 하지 마라
Leadership 07 사장은 허울뿐인 말은 하지 마라
Leadership 08 사장은 폭주할 수 있을 정도의 권력을 가져라
Leadership 09 두려워하게 하라. 존경받는 것은 그다음이다
Leadership 10 사장은 항상 최악을 생각하라
Part 3 사장은 인간을 잘 알아야 한다
Leadership 11 사장은 상식을 뒤집어라
Leadership 12 사장은 영업의 프로가 되어라
Leadership 13 사장은 숫자에서 현실을 파악하라
Leadership 14 행동은 두 냥, 생각은 다섯 냥, 포기는 천 냥
Leadership 15 사장은 반성할 시간에 숙면을 취해라
Leadership 16 회사에는 상징물이 필요하다
Part 4 사장은 패기 있게 행동해야 한다
Leadership 17 사장이 씩씩하게 웃어야 만사가 잘 풀린다
Leadership 18 위기의 상황에서는 역발상으로 기회를 잡아라
Leadership 19 사장은 언제나 고개를 당당하게 들어라
Leadership 20 계속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