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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차라리 바보인 게 낫다

스즈키 다카시 지음 | 북클라우드
사장은 차라리 바보인 게 낫다

스즈키 다카시 지음

북클라우드 / 2013년 12월 / 244쪽 / 14,000원





Part 1 사장은 사장의 일을 해라



사장은 바보가 되어 진심을 전하라

싫은 일을 하는 사람이 사장이다: 사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은 정말 힘들었다. 무엇보다 간부들 중에 내 편이 전무했기 때문에 임원회의에서 어떤 제안을 내놓아도 반대만 당했다. 내가 그때까지 자기들이 해온 일을 부정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도 괴롭다.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바닥에 있을 때야말로 과감하게 변혁을 시도할 절호의 기회다. 다만 임원들과 열심히 부딪친다고 결론이 나질 않았다. 무엇보다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 이렇게 말하며 돌아다녔다.“자네 말이야, 요즘 피곤해 보이니까 집에 돌아가 한동안 잠이나 자지.”

“얼마나 자면 될까요?”

“삼 년쯤. 편안히 쉬어.”

회사를 바꾸려면 먼저 ‘위’를 바꾸는 게 정석이다. 이것은 전광석화처럼 칼을 뽑는 기술과 같다. ‘뽑는 손도 보이지 않는다’는 바로 그 기술이다. 물론 이런 일은 사장인 나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게 사장이다. 특히 임원을 자르는 일은 사장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을 못한다면 사장으로 실격이다. 이렇게 나는 당시 13명이나 되던 임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로써 저항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취임 연설의 ‘위협’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자 회사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바보가 되는 것 또한 재주다: 사장에 취임한 후 제일 먼저 손을 쓴 일은 상품 아이템의 가짓수 삭감이었다. 당시 에스테에는 상품 아이템이 약 860가지 정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품은 삼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팸플릿에 실려만 있을 뿐인 대량의 악성 재고가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수익을 압박했을 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밸런스시트)를 악화시켰다. 악성 재고는 자산으로 계산되지만 그것은 ‘보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재고를 처분해 손실을 실현하면 손익계산서의 결과가 나빠지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재고가 늘어나버린다. 이것은 ‘죽음으로 가는 행진’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불호령을 내렸다. “악성 재고는 전부 버려라.” 물론 회사 안에서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다. 팔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버리려 하지 않는다. 왜일까? 책임을 지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누가 이렇게 팔리지도 않는 상품을 만들었나? 판매한 사람은 누구지?” 일단 상품을 버리면 이런 책임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재고는 전적으로 사장인 내 책임이다. 누구의 책임도 묻지 않겠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실력 행사에 나섰다. 물류센터로 직접 차를 몰고 가서 곧바로 5층으로 향했다. 팔리지 않는 상품일수록 눈에 띄지 않는 5층에 쌓아놓기 때문이다. 나는 고함을 질렀다. “장난하나! 이렇게 먼지를 뒤집어쓴 물건이 팔리겠어!” 이런 일을 매달 한 번씩 반복했다. 솔직히 혼자 소동을 부리고 있으면 ‘나는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나’ 싶었지만 이렇게 요란스런 퍼포먼스를 연출하지 않으면 사장의 ‘진심’을 전할 수 없다. 이런 순간에는 바보가 되는 수밖에 없다.

사장의 일이란 인내하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조직이란 재미있는 것이다. 하나를 줄이기 시작하면 다음은 빠르게 진행된다. 상품이 조금씩, 조금씩, 줄기 시작하더니 눈사태가 나듯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하여 취임 당시 860가지였던 상품 아이템도 3년 후에는 300가지를 밑돌게 되었다.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나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사원들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장님이 요즘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아차 하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머뭇거린다. 하지만 상품을 하나둘 버려도 실제로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목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말한 후에는 사장은 절대 이러쿵저러쿵 얘기해선 안 된다. 사원과 사장 사이에 이러한 신뢰감이 생겼을 때 드디어 모든 일이 단번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원이 믿을 때까지 사장은 바보가 되어 퍼포먼스를 계속해야만 한다. 결국 사장의 일이란 ‘인내’하는 것이다.

버리는 것이 사장의 일이다: 제조업체에게 재고는 가장 큰 리스크다. 악성 재고가 문제가 되어 망하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많은 회사가 재고를 줄이지 못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원들은 악성 재고를 버리지 못한다. 탈출구를 만들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책임을 사장이 질 수밖에 없다. ‘버리는 것’은 사장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재고라는 것은 일단 줄어도 또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몇 년에 한 번씩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척한다. “전부 버려! 트럭 백 대를 불러!” 그러면 “버리는 비용이 5억 엔 가까이 듭니다.”라든가 “아직 팔릴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같은 말을 하는 사원이 있다. 그러면 이렇게 말한다. “상관없어. 버려. 나는 재고가 싫어. 이것은 내 취향의 문제야. 내 책임이니까 잠자코 버려!” 이래야 비로소 전 사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상당히 피곤하긴 하지만 최고 경영자가 할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 덕분에 성질 급한 나도 아주 인내심이 많아졌다.



Part 2 사장은 멋있는 척을 하지 마라



두려워하게 하라. 존경받는 것은 그다음이다

사장은 얕잡아 보이는 순간 끝이다: 사원에게 얕잡아 보이는 순간 사장은 끝이다. 특히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사장이 된 사람은 사원들과 함께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권력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금방 무시하게 된다. 대체로 요즘 사장들은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 사원들에게도 매우 좋은 표정을 지으려고 한다. 술까지 사주며 용기를 북돋다니, 손님이 아니라 자기 사원에게 아부를 하거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있을까? 사원을 턱 하나로 부릴 수 있는 기개가 없으면 어떡하나. 결국 경영자 정신이 없는 거다.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각오가 필요하다. 조직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내가 리더’라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영국 해군에서는 병사들이 참호를 팔 때 장교는 절대 도와주지 않는다. 한편 육군 장교는 병사들과 함께 참호를 판다. 왜일까? 육군은 징병이고 해군은 지원병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지원했기 때문에 명령받은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음에 안 맞으면 그만두면 된다. 그 대신 장교는 비가 내려도 그 자리에서 전체를 보며 큰 지시를 내린다. 사원은 지원해서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니까 사장에게 배우는 게 맞다. 사원과 사장이 하나가 되어 “힘내자!”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질문한다. “군주로서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 중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물론 가능하다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싶다. 그러나 사랑받으려고 하면 부하에게 무시당하고, 두려움을 얻으려고 하면 부하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두 가지를 다 갖는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마키아벨리의 대답은 이렇다. “나는 사랑받기보다 두려움을 받는 편이 군주로서 안전한 선택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왜냐면 인간은 두려워하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 가차 없이 상처 입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긴 하다. 하지만 사장이 동경의 대상인 조직이 훨씬 강하다. 그러므로 내 대답은 이렇다. 우선 두려워하게 하라. 동경을 받는 것은, 그다음이다.

먼 이는 가까이하되, 가까운 이는 멀리하라: 원교근공(遠交近攻). 이것이 내 기본방침이다. 나는 이것을 측근에 있는 임원과는 거리를 두고 일반 사원과는 친하게 지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사장이 되었을 때 임원회에서 맹렬한 반대가 있었다. 한편 일반 사원 대다수와는 회사의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원교근공’ 이외에는 길이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옳았다. 내가 임원과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는 일은 결코 없다. 내게 기어오르면 누르는 게 전부일 뿐이다. 임원에게 정이 생기면 평가의 눈이 흐려져서 올바르지 않은 길을 걷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개인적인 만남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은 무섭게 시킨다. “이건 네 일이야. 네 책임으로 판단해.”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사장이다.

권력의 근원은 인사권이다. 나는 일반 사원에 대해서는 성과주의를 기본으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 임원에 대해서는 엘리베이터 인사를 한다. 발탁도 하지만 성과가 없으면 강판도 한다. 다시 발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인사라고 칭해진다. 사장의 권한으로 가차 없이 상벌을 명확하게 한다. 등을 돌리려고 해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사장은 임원의 미움을 받는 정도가 딱 좋다. 임원 한 명을 중용하는 것도 피한다. 반드시 여러 임원에게 권한을 나눈다. 만약 한 임원에게 권한을 집중하려면 그 임원이 사장을 하면 된다. 즉 체제를 전환할 권한을 일부러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임원들이 사장을 두려워하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대신 일반 사원들과는 친하게 지내면 된다. 신입 사원들은 늘 내게 놀란다. “사장님은 훨씬 더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 사장님은 늘 회사 안을 어슬렁거리며 다니고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어서 놀랐습니다.” 나는 사장실에서 처박혀 있는 성격이 아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게 제일 힘들다. 앉아 있으면 아무래도 머리가 돌지 않는다. 나는 젊은 사원들과 얘기하는 게 즐겁다. 한심한 농담을 해도 서로 웃어주면 직장 분위기도 밝아진다. 게다가 사원들은 정보와 아이디어의 보고다. 무엇보다 현장에 가장 정통한 사람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경청한다. 이것이 올바른 경영을 하는 데 큰 참고가 된다. 상사들은 부하가 사장에게 무슨 말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부하에게 이상한 일은 하지 못한다. 일거양득이다.

증오의 대상이 되지는 말아라: 다만,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경고한다. “이를테면 사랑받는 군주의 자리는 버릴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원한이나 증오만은 피해야 한다. 그래서 군주를 두려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틀림없이 증오는 복수를 낳는다. 그리고 복수심은 조직을 무너뜨린다. 어떻게 하면 될까? 마키아벨리의 대답은 이렇다. “가신의 소유물에 손을 대는 무법행위는 해선 안 된다.” 회사에서 ‘소유물’은 무엇인가? 지위이다. 따라서 인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 역시도 일본생명보험에서 샐러리맨으로 일할 때 아주 작은 차별에도 마음이 쓰였다. 이 차별을 납득하지 못하면 사람의 마음에는 쉽게 증오가 생긴다. 그러므로 나는 인사팀을 주위에 두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회사의 ‘얼굴’이자 ‘치프 이노베이터(chief innovator)’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얼굴을 만드는 선전부와 홍보부 그리고 상품 개발을 담당하는 개발부를 옆에 두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일반 사원의 인사에는 절대 손대지 않겠다는 태도를 드러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일반 사원의 인사는 규정을 따라야 하고, 인사부의 책임으로 이루어진다. 사장의 일은 그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혹은 규정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임원 인사는 내가 직접 한다. 이 권한을 사장이 움켜쥐지 않으면 권력이 흔들린다. 그러나 나도 실수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신처럼 공정할 수 없다. 따라서 위원회에 의탁해 공정함을 담보하고 있다. 어쨌든 인사를 어떻게 취급하느냐에 따라 사장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장은 사장만이 할 수 있는 큰일을 해라. 나는 늘 이렇게 큰소리로 땅땅거리고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작은 것들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나게 땀을 흘린다. 부하가 즐겁게 일하고 있는가? 싸움은 없는가?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지 않나?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쓴다. 만약 잘되지 않으면 ‘이 녀석과 저 녀석은 궁합이 잘 안 맞으니까 조금 떨어뜨려 놓아야겠다’며 그들 모르게 손을 쓴다. 그런 배려가 없으면 조직은 원활하게 굴러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걸레질을 한다. 사장의 진정한 역량은 여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Part 3 사장은 인간을 잘 알아야 한다



사장은 상식을 뒤집어라

아이디어 하나로 시장을 뒤집다: 나는 덩치가 작다. 전쟁 때문에 제대로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마음껏 먹지 못했다. ‘나는 왜 이리 운이 나쁜가’ 하고 한탄한 적도 있지만 모든 면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덩치가 작은 덕분에 어려서부터 덩치가 큰 녀석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충분히 배웠다. 이것이 회사를 경영하는 일에도 활용되고 있다. 스모 경기에서도 덩치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확 뒤집어버릴 때 짜릿하고 가슴이 뛰는 것처럼 경영도 마찬가지다. 근육질 몸을 만들고 머리를 제대로 쓰면 천하장사를 뒤집어버릴 수도 있다. 2000년에 발매한 「탈취탄」은 성공사례이다. 지금은 냉장고 탈취제라는 틈새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0%가 넘는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작은 ‘연상 게임’이었다. “앞으로의 방향……. 소취 다음에는 탈취인가.” 나는 늘 연상법으로 생각한다. ‘방향(芳香)’과 ‘소취’로 고객들이 신뢰를 얻었다면 ‘탈취’에서도 신뢰를 얻기 쉽다. 이미지를 살리는 것이다. 사원들도 익숙한 곳에서 아이디어가 잘 나온다. 뭐가 없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냉장고다. 당시 냉장고 탈취제 시장은 미국 자본인 기무코와 논스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틈새시장이긴 했지만 완전히 성숙한 시장이었다. ‘성숙시장’이라는 것은 재미있다. 왜냐면 ‘착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탈취제는 일본과 유럽은 야자나무 껍질 활성탄, 미국은 탄산수소나트륨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게다가 과점시장이라 다들 느긋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독특한 광고도 개발 정책의 일종이다: ‘들어보면 알아요, 보면 알아요, 써보면 알아요’ 이것이 내 개발 정책이다. 제품명, 패키지, 광고 CF……. 어떻게 하면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상품이 한눈에 확 다가올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판매자 주도가 아니라 사용자 주도로, 철저하게 고객의 시선에서 상품 이미지를 만든다. 「탈취탄」의 최대 핵심은 ‘효과를 한눈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개발 담당자에게 물었다.“가장 탈취 효과가 좋은 게 뭐지?”

“숯입니다.”

“그래? 그럼 비장탄(참나무와 졸나무 묘목견으로 만든 숯으로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되어 탄소 함유량이 높다)을 분말로 만든 다음 젤리 상태로 만들어봐. 냉장고에 넣으면 조금씩 수축이 되면서 다 쓰면 비장탄이 되는 거지. 바닥에 떨어뜨리면 툭 하고 소리가 나는 비장탄 그 자체인 것 같은 제품을 만들어봐. 이름은 탈취탄이야.”“그런, 말도 안 되는…….”

“괜찮으니까 일단 개발해봐. 일 년 후에는 상품화할 수 있도록 추진해.”

담당자는 어이없어했지만 일단 부추겼다. 왜냐면 여기에 이노베이션이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유럽 모두 냉장고 탈취제로 야자나무 껍질 활성탄을 사용한다. 활성탄은 아무리 사용해도 금방 줄지 않는다. 그래서 상품에 종이를 붙여 사용하기 시작한 날을 기록했다가 사용기한이 다 되면 교체하는 귀찮은 일을 해야만 한다. 미국에서는 탄산수소나트륨을 사용하는데 냉장고를 바꿀 때까지 교체하지 않는다. 하지만 탈취탄은 효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냉장고를 연다. ‘어라? 줄었다, 줄었어. 결국에는 돌처럼 굳는구나. 재미있네?’ 그리고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참신한 울림 자체가 중요하다. 고객은 상품이 좋다고 해도 그것만 보고 사지는 않는다. 뭔가 정신적인 만족을 요구한다. 그것이야말로 상품의 가치다. ‘들으면 안다’, ‘보면 안다’로 수요를 창출하고 ‘써보면 안다’로 재구매를 촉진한다. 이 무한 순환운동이야 말로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그리고 재구매자가 느끼는 ‘신뢰’야말로 브랜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고객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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