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이동
제러미 스미스
|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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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살림하는 아빠, 돈 버는 엄마, 그리고 변화하는 가족 이야기
최근 몇 년 사이 아버지의 자격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수렵-채집’의 유전자를 이어 받은 “한 집안을 이끌고 보호하는 남자, 가족에게 먹을 것을 공급하고 그들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동하는 사람”에서 “자식들과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충분히 교감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양육하는 사람”으로. 제러미 스미스는 이런 변화를 매우 철저하게, 그리고 보기 드물게 쉽고 매력적인 글로 풀었다. 이 책에서 그는 어린 아들을 위해 주부 역할을 자처하며 겪었던 따뜻한 일화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주부 아빠로 지내면서 얻은 기쁨과 내적인 갈등, 두려움, 불편함, 그리고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행복감을 털어놓는다. 또 그 과정에서 주부 아빠의 세상에 대해 눈을 뜨고, 이것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얻은 소중한 정보와 지식들 즉, 아버지의 역할은 무엇인지, 좋은 가정의 기준은 무엇인지, 21세기에 드러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압력들은 어떤 종류의 것들인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한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부분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가감없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스테이-앳-홈 아빠로서의 역할을 받아들이기까지 그가 몸소 경험한 일들을 읽다보면 때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것이 비단 “주부의 길을 택한 어느 아빠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모든 부모의 이야기”인 탓이다. 저자는 또 주부 아빠의 길을 선택한 게 가정을 위한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의 하나의 상징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아빠의 이동The Daddy Shift』은 가정의 변화를 알리는 책이자, 언젠가 우리가 뒤돌아보게 되리라고 예측하는 한 세대의 출발을 예고하는 매혹적인 기록이다.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긍정적인 길을 제시하다
『아빠의 이동The Daddy Shift』은 두 파트로 나누어진다. 21세기의 아빠를 조망하는 인트로 부분은 풍부한 리써치 자료 덕분에 다소 전문 서적을 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본론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급변한다. 독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다양하고 풍부한 예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볍게” 읽으면서 “깊게” 생각할 수 있다. 1부는 과거와 현재의 아버지를 비교하고 살핀다. 북미의 스테이 앳 홈 데드 출현, 그 역사, 아버지의 롤모델, 남자가 육아를 담당한다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몇 가지 미신들, 그리고 왜 주부 아빠에게 커뮤니티가 중요한지 등의 문제를 논점으로 제기한다. 미래의 아버지상을 다루는 2부에서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영광 되찾기, 주부 아빠 가정이 얼마나 경이로울 만큼 과학적인지, 그리고 진정한 남자의 상이란 무엇인지, 또 우리가 “영웅적”이라고 할 때 그 기준은 과연 어디에 있는지 등을 묻는다.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탐색 끝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전통적인 부성과) 다른 형태의 부성은 가능하다. 이제 21세기 아빠들이 구태를 털고 일어날 때다. 이 책은 평등한 가정생활과 육아, 그리고 더 좋은 사회를 추구하는 아버지들, 그리고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리써치 자료가 많아서 신빙성이 높다는 점,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드러나지 않는 (대개 가려진) 가족유형의 모델을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 그럼으로써 장차 변화할 우리 사회의 모습까지 전망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이 책의 특장이라 하겠다.
학문적인 연구와 경험이 조합된, 성역할에 대한 기록과 전망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은 저자의 솔직함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슈퍼아빠로서 행세하지 않는다. 살아가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실수하면서 더 깊이 생각하는 사람, 그러면서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한 개인의 속내를 “주부 아빠”를 통해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는 (더불어 이웃의) 사적인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면밀하고 광범위한 조사연구를 통해서 얻은 지적인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람을 설득한다. 그의 이야기와 연구조사가 흡인력을 담보하게 된 그거이다. 40년 전만 해도 누군가 육아 의무를 아내와 공평하게 나누자고 했다면 “상식을 벗어난 사람” 취급을 당했을 것이다. 또 누군가 남편에게 이런 요구를 했다면 “천륜에 어긋나는 엄마”라고 비난당했을 것이다. 지금은 다르다. 엄마도 가장이 될 수 있고, 아빠도 아이를 양육할 수 있다. 가족은 성역할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와 적절한 선택에 집안일을 분담할 수 있다. 『아빠의 이동The Daddy Shift』은 결혼과 부모 자식 관계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루어졌는지, 우리가 변화의 어느 시점까지 도달했는지, 그런 변화를 통해 무엇을 얼마나 얻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또 변해가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미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만이 아니라 아직 아이가 없는 부부, 더 나아가 미혼인 사람들에게도 필독서가 될 것이다.
[ 저자 소개 ]
제러미 스미스
미국의 작가, 저널리스트다. 현재 버클리 대학에서 발행하는 잡지 「더 좋은 세상Greater Good」 편집장으로 있다. 두 살 된 아들을 키우면서 남성의 육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 「아빠 토론방Daddy Dialectic」을 시작한 이후 보살핌과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가정 문화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유명 신문 잡지에 부모의 역할, 대중문화, 도시 생활, 과학, 정치에 관한 기사와 칼럼, 단편소설을 쓰고 있고, 『최전선에 선 아빠들Rad Dad: Dispatches from the Frontiers of Fatherhood』(2011), 『공감 본능The Compassionate Instinct』(2010), 『우리는 날 때부터 인종차별주의자인가? Are We Born Racist?』(2010)를 공동 편찬·집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맞벌이 아내와 함께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다. 홈페이지에 가면 아들 리코를 키우는 그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