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우리 강아지
이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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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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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상세 설명
[ 책 소개 ]
작가의 말대로 그냥 개 이야기다. 혹여 개에 대하여 무슨 유익한 이야기가 없나 하고 이 책을 들춰본 분이라면 당연히 실망하실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다. 작가의 말대로 {강아지, 우리 강아지}는 누군가 읽고 나서 뭐, 이런 책이 다 있어? 하고 던져버려도, 한두 쪽 넘기다가 에이, 우리 집 똥개 이야기 아냐? 하고 베개 삼더라도 작가가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을 책이다.
여기에 한두 마디 더 덧붙이자면, {강아지, 우리 강아지}는 자기 아내보다 개를 더 좋아하는 세 남자의 포복절도할 개 이야기다. 고향 냄새처럼 포근하면서도 아늑한 읽을거리가 어디 없나 싶어 두리번거리는 이들의 눈에 띄고 싶은 욕심이 가득한 책이 바로 {강아지, 우리 강아지}다. 지난 추억, 즉 어느 한순간이라도 개와 교감을 가져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실린 개 이야기가 더욱 실감날 것이다.
사실 인생人生과 견생犬生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의 삶이 희로애락으로 가득 차 있듯 견생에도 희로애락이 있으며, 개보다 못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보다 그 능력이 뛰어난 개도 많다. {강아지, 우리 강아지}에 등장하는 개들은 하나같이 우리와 함께 살아온, 친숙한 개들이다. 즉 돌쇠, 바둑이, 땅순이, 잠돌이 등 우리의 고향마을 어귀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개 이름들이다. 때문에 그냥 개 이야기가 더욱 곰살궂게 다가온다.
개? 개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있다. 오죽했으면 출장 중에 자기 집 개의 안부가 궁금해 아예 개집에 직통전화를 놓을까 고민할까. 오죽했으면 개집에 들어가 개와 술잔을 주고받고 싶을까. 그에 비하면 나는 개의 기역자도 모르고, 애견가라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완전초보다.
{강아지, 우리 강아지}라는 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나의 초보 개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물론 내가 보았을 때 그렇다는 거다. 나의 첫사랑은 방앗간 대첩의 주인공인 돌쇠라는 놈이다. 지금이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잘난 체하는 동네 친구놈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나의 영웅이다. 제 몸의 두 배나 됨직한 놈을 물고늘어져 쓰러뜨린 빛나는 활약상을 목격한 뒤부터 나의 개 사랑은 더욱 활활 불타올랐다.
이래저래 세월이 흘러, 나는 또다시 개주인이 되었다. 20대의 혈기왕성하던 시절, 군대생활의 무료함 속에서 만난 그 녀석은 나보다 계급이 높았다. 개하사. 물론 나와 그 이하 쫄다구들이 붙여준 자랑스런 대한민국 계급장이었다. 비록 공식적인 계급은 아니었지만, 개하사는 영내에서 우리 사병들에게 숱한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개하사도 운명의 화살을 피하기는 힘들었던지, FM을 내세운 신임 소대장의 손아귀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내가 제대하기 직전 불행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그리고 내게 잊혀지지 않는 놈이 있었으니, 한마디로 망나니 같은 놈이었다. 제가 정체불명의 잡종견인 줄도 모른 채 날뛰던 놈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의 표지모델이 된 걸 보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놈임에 분명하다. 자기보다 열 배나 되는 황소를 건드려 동네 고추밭을 망쳐놓더니, 어느 날은 제가 달리기 선수라고 생각했는지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따라가다 그 운전자를 길가 개울에 빠뜨려 내게 욕바가지를 먹였다. 어디 그뿐인가. 하루는 별장집의 족보 있는 개들과 대판 싸움을 붙어 내 성질을 건드렸다. 흥분한 내가 그 집 개들을 두들겨 패, 개병원으로 끌려다니는 등 엄청난 심적·물적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그렇게 미운 짓만 골라하던 녀석도 그새 정이 들었는지, 온 가족을 눈물짓게 만들며 훌쩍 딴 세상으로 가버렸다.
그뒤 한동안 개에 대해 잊어버리고 있던 내가 다시 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프로 애견가 K가 들려준 M의 진돗개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였다. 첩첩산중에 있는 농장을 지키는 진돗개 두 마리. 진도로 직접 내려가 얻은 진돗개 새끼를 애지중지 키워 농장의 든든한 지킴이로 만들기까지 쏟아부은 M의 지극정성에 나는 그저 탄복했다. 또 그놈들의 전설 같은 활약상에 세상에, 그런 개도 있나 싶을 정도로 부러움 반, 질투 반을 섞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전설적인 그놈의 새끼 한 마리를 얻는 행운을 누렸지만, 초보 애견가의 한계를 절감한 채 또 다른 애견가 P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이어 어느 추운 겨울날 아궁이에 웅크리고 있다가 제 주인의 실수로 질식사한 바둑이, 현모양처의 미덕을 끝까지 보여준 순둥이 개, 도심의 아파트에 갇혀 살면서 제 몸을 학대해 인간의 사랑을 구걸하는 애완견 등 지금 생각해보면 내 손을 거쳐간 개들도 나름대로 많았던 것 같다.
그러면 사람과 개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약 1만8천 년 전부터 사람과 개는 함께 살아오면서 끈끈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또 개는 세상에 태어나 사람만 쳐다보고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너무나 보잘것없다. 물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애완동물로 인식되기는 하지만. 이는 작가의 말이 비수처럼 우리 가슴에 꽂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저자 소개 ]
이인환
1952년 경남 마산 출생. 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
장편소설 {이솝씨, 양수리에 오다}, 산문집 {해주겄지}, 바둑해설서 {대표기사 걸작선이창호}, {바둑 꼼수퇴치법 1·2}, 천문학 에세이 {심심풀이로 읽는 별}, 천문학 입문서 {우주의 과학} 등의 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