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
아르노 그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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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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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어린 시절의 경험이 파괴적 인간을 만든다.
“하나도 불쌍하지 않았어요. 내가 용감한 사람이란 게 중요했으니까요.”
어린 시절 사랑을 받고 자란 경험은 내적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를 통해 저자는 어린 시절 인정과 공감을 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파괴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어린 때의 경험이 평화적으로 나아가느냐 파괴적으로 나아가느냐를 결정짓는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 아르노 그륀은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인과 나의 공감 능력이 중요하며 이러한 공감 능력은 어린 시절 만들어진 인격, 즉 사랑을 주고받았던 경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이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어른의 뜻에 굴복시키는 양육은 부모와 아이의 공감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러한 상황이 반복될 때 아이들의 내면에 무력감이 자라게 되며 동시에 심한 분노가 자리 잡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성인이 된 아이는 자신을 공격하거나(마조히즘) 약자로 여겨지는 제3자에게 폭력과 억압을 가한다. 또한 타인과 공감하거나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게 된다.
나치는 이런 심리적 과정을 이용할 줄 알았다. 예비 나치스를 양성하는 ‘나폴라 학교’에서는 체계적으로 아이들의 잔인성을 키워갔다. 맨 처음 아이에게 개나 고양이를 한 마리씩 주어 얼마 동안 살갑게 돌보게 했다. 그런 다음 칼을 주고서는 그 애완동물을 죽이게 했다. 히틀러는 이렇게 무자비한 청소년을 길러냈던 것이다. 이것은 이 아이들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얼마나 차갑고 무감각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다. 다른 사람을 괴롭힘으로써 아이들은 자신이 강해졌다고 여기게 된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힘으로 자신이 당한 굴욕과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갚아주는 것이다.
불안을 감추기 위한 위장된 쇼맨십.
“그들의 ‘휘황한 말잔치’에 눈이 먼 사람들은 그들이 행한 끔찍한 ‘현실을 서서히 외면’하게 되었다.”
폭력·테러·실업·파산·개인 소득 감소 등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불만이 팽배해지고 사람들은 ‘고통’이라는 일상의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어린 시절 기본적인 신뢰관계의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더 큰 충격과 불안감에 휩싸인다. 저자는 이러한 외부의 지지대가 무너지게 되면 불안으로 말미암은 폭력 증가 사태가 벌어지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굴복, 순응, 복종해야 했던 과거의 응축된 분노를 내뿜도록 교묘히 조종하는 세력들이 등장한다고 이야기한다.
뛰어난 웅변술가 감각의 소유자였던 아돌프 히틀러는 뉘른베르크 전당대회가 열릴 때면 엄청난 퍼레이드의 주인공으로 자신을 연출해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대중 앞에 등장할 때마다, 그의 모습이 지극히 숭고해 보이도록 온갖 연출기법을 동원했다. 이렇듯 위장에 능한 선동 정치인들은 사람들에게 그럴싸한 목표를 내거는 능력을 겸비했을 때 더욱 위세를 떨친다. 이들의 내면을 심리적으로 캐고 들어가 보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안간힘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위선으로 자신을 포장한 정치인들은 이렇게 모호한 환상을 만들어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하지만 도덕적인 호소와 정치적 지지만으로 이 세상의 폭력과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다른 사람과 공감함으로써, 즉 멸시와 압박과 폭력에 시달리는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낄 때에만 가증스런 독재자와 그들이 벌이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공감 능력은 자신의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맞닥뜨릴 때 자라난다.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내면의 왜곡된 심리와 맞서 싸울 때, 고유한 생명력을 얻고 인간성을 실현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평화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이러한 평화로운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족쇄를 드리우고 있으며, 일찍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성공에 도달하기 위해서 잘못된 권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앞서 이야기했던 외적 성공에 집착하는 사회적 분위기, 잘못된 남성적 영웅신화, 변질된 권력욕, 어린 시절의 애정 결핍 등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도록 부추기는 까닭은 무엇인가? 인간을 서로 묶어주는 것, 공감의 기능이 작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된 부모는 그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주지 못한다. 또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발달되지 못한다. 평화로운 가운데 삶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심리적 억압으로 빚어지는 부조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태아는 어머니와 하나였을 때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 고독과 분리로 인한 불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것은 서로 하나 됨을 꿈꾼다는 뜻이다. 이를 확장시켜 생각하면 각 개인이 인류와의 심오한 연대를 꿈꾼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간이 갈등 없고 사랑이 충만한 세상을 동경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평화로운 세상은 그러한 잘못된 권력의 집착을 버리고 자신을 의미 있는 존재라 여기며, 진정한 자기 내면의 성숙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으며 변화될 수 있다. 내면의 안정감이야말로 우리가 가꾸어야 할 진실한 능력이 되는 것이다. 이때 타인과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면 우리 모두 내면에 존재하는 ‘공감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강해지며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괴로움과 고통에 공감할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피스메이커를 꿈꾸는 당신에게
〈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의 저자 아르노 그륀은 스위스의 저명한 심리학자로 집단적 망상이 맹목적인 복종과 무자비, 증오를 일으키는지, 폭력·전쟁·독재는 어떻게 극복하며 평화는 어디로부터 오는지에 대해 늘 고민했다. 그러던 2005년 1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서 강연을 끝내고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다루기 위해 찾아온 청소년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 아이들은 “천편일률적인 이 세상을 어떻게 해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고, 열정 넘치고 끈질기게 질문 공세를 늘어놓던 아이들을 통해 아르노 그륀은 그들이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고 있는지를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타인에 대한 공감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진실에 따라 살아간다면 평화로운 세상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궁극적으로 〈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에서 아르노 그륀은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키워야 하며, 젊은이는 이미지에 속아 평화를 해치고 전쟁을 불러오는 행위에 대해 깨닫고, 성인이 되어서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청소년들과 권력과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공감을 통해 타인과 소통할 줄 아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들, 그리고 나아가 인류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는 어른들에 당신들도 피스메이커가 될 수 있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저자 소개 ]
아르노 그륀
1923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1936년 유대인이었던 그의 가족은 나치가 지배하고 있던 독일을 떠나 폴란드와 덴마크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뉴욕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후 1954년부터 할렘가 최초의 아동병원 정신과 과장으로 일하게 된다. 15년 후, 그는 심리분석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여러 대학에서 신경학 및 심리학 교수를 역임했다. 1979년 유럽으로 돌아와 현재까지 스위스 취리히에 거주하면서 심리치료를 위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계속해서 몰두하는 문제는 “집단적 망상이 어떻게 맹목적인 복종과 무자비, 그리고 증오를 일으킬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2001년 그는 『우리 속의 이방인』으로 ‘숄 남매상’을, 2010년에는 ‘로비자 평화상’을 수상했다.『때 이른 이별-어린이 돌연사의 해석』(1996), 『민주주의를 위한투쟁. 극단주의, 폭력 그리고 테러』(2002), 『우리 속의 이방인』(2002), 『배신당한 사랑-나쁜 아버지들』(2003), 『생존자-테렌스데 프레의 죽음의 수용소 해부』(2008), 『영혼 속에 담긴 증오 : 무엇이 우리를 악하게 만드는가』(2010) 등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