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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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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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자주 독서를 방해하는 이런 순간 때문에 이 소설의 독자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 없다. 인내심이 있거나 심미안이 있거나 호기심이 강한 독자만이 개츠비를 최후까지 지켜볼 수 있다. 개츠비. 이 세 음절이 우리의 목젖을 꿈틀거리게 하고 오랜 꿈과 태평한 하루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돌아보게 한다. 개츠비를 만난 이상 더는 어제처럼 살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개츠비의 힘이다. 그는 묻는다.
“당신, 괜찮은 거요?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는 게 아무렇지도 않느냔 말이요?”
이 역시 대답할 말이 별로 없는 침묵의 사연이다. 우리가 어떻게 우리 삶에 대해 편안하게 떠벌릴 수 있단 말인가. 개 츠비가 죽고 그의 저택에 어두운 몰락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결코 안도의 몸짓은 아니다. 비탄의 몸짓도 아니다. 허공에 떠다니는 자신의 티끌 한 조각을 잠시 엿보았다가 외면 하고야 마는 죄스러움, 미진함이다.
그의 성공, 그의 불안, 그의 파티, 그의 사람들……. 모두 애처로웠다. 애처롭다 못해 그의 손에서 빼앗아 내동댕이치고 싶었다. 혹시 내 인생에 그런 것들이 포진해 있다면 누군가 뺏어서 그렇게 내동댕이쳐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파티는 파티가 아니고 피티였다. 파티가 화려하고 사치스러울수록 개츠비는 가련해졌으며 독자는 연민을 느낀다. 그 화려함은 온전히 그의 소유가 아님을 어쩐지 개츠비가 알고 있는 것만 같아 더 목이 멘다. 외발소녀 앞에 놓인 최고급 하이힐 같은 파티들을 우리가 맘껏 즐길 수 없는 이유다.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한 뼘쯤 현실에서 떠 있다. 욕망의 등짐을 지고 허공을 부유한다. 젊고 뜨겁고 서툴고 자기파괴적이다. 가증스러울 만큼 속물적인 제스처는 거기서 나온다.
아무리 잘해도, 애초에 아무리 잘할 수도 없는 일이 번역이지만, 번역 원고에서는 쉽게 손을 떼지 못한다.
이거 제대로 문맥을 짚은 걸까 싶은 문장은 도처에 널려 있다. 몇 번이고 다림질을 해서 문장을 펴도 영 눈에 차지 않는다. 이렇게 해도 말이 되고 저렇게 해도 말이 되는 문장들. 피츠제럴드의 길고 복잡한 문장을 단문으로 끊어 번역하는 일은 내내 확신을 갖지 못하게 했다. 대화는 지나치게 짧고 불친절하며(인물 들의 심상이 그러하니) 지문은 정말이지 오리무중인 것들이 많았다. 피츠제 럴드가 크게 화내지 않기를 바라며 그가 숨 가쁘게 길게 늘어놓은 문장을 짧게 간추렸다. 의미는 크게 손상 되지 않았으리라고 믿는다.
[ 저자 소개 ]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피츠제럴드는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뉴욕으로 올라와, 1920년에 자전적 소설 낙원의 이쪽 을 발표했다. 그의 첫 장편이기도 한 낙원의 이쪽 이 전 미국의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는 순식간에 거대한 부를 누리게 되고 파티와 환란의 나날을 보내다 결국 아내와의 파탄을 맞는다. 그런 가운데서 1925년 파리에서 그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 를 완성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격에는 피츠제럴드 자신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사랑과 꿈을 실현하려는 야망에 불타는 개츠비와 동부의 부패한 인간들에게 환멸을 느끼는 인간적인 성격의 화자 닉 캐러웨이는 피츠제럴드 자신의 양극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 는 그를 192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불후의 명작이 된다. 말년에 알콜중독과 병마에 시달리던 그는 1940년 최후의 대군 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