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저자: 니시오카 후미히코
출판사: 사람과나무사이
등록일: 2026-05-14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3월 / 292쪽 / 19,500원




▣ 저자 니시오카 후미히코


1952년생. 다마미술대학교 교수이자 판화가. 1992년 간행한 『별책 다카라지마 회화 읽는 법』, 『명화 수수께끼 풀이』로 열풍을 일으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다수의 미술서와 미술 프로그램 제작·기획에 참여했으며, UN 지구 서밋과 아이치 만국박람회 기획에도 참여했다. 지은 책에 『피카소는 정말로 대단한가?』, 『명화의 암호』 등이 있다.


▣ 역자 서수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직장생활에서 접한 일본어에 빠져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출판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옮긴 책으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일반과학편』 등이 있다.


Short Summary


1517년, 비텐베르크 교회에 ‘95개 조항’을 붙이면서 시작된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예술가들의 밥줄을 끊어놓았다. 이는 유럽 전역을 뒤덮은 종교개혁의 거센 불길 속에서 프로테스탄트가 종교미술을 성경이 금지하는 우상 숭배 행위로 규정하고 교회를 장식한 회화와 조각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한 결과였다. 16~17세기 네덜란드는 대표적인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다. 그런 터라 종교개혁이 한창일 때 네덜란드에서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우상을 철저히 배격하고 종교미술을 적극적으로 파괴했다. 당시 네덜란드 예술가들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 예술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듯한 상황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불에 타 잿더미가 된 땅에서 새싹이 움트듯 기회와 희망은 위기의 한복판에서 태어나 자라는 법이다. 종교개혁의 여파로 초토화되다시피 한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이 그랬다. 아니,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단지 희망과 기회가 싹튼 정도를 넘어 오히려 회화 열풍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 한 세기 동안 이 나라에서만 무려 600만 점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회화가 그려졌으니 과연 ‘열풍’이라 할 만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은 ‘정물화’, ‘풍경화’와 같은 새로운 예술 장르를 탄생시켰고,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렘브란트 반 레인 등 걸출한 화가를 배출했다. 그리고 그 흐름은 훗날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로 이어졌다.



네덜란드 미술계는 종교개혁과 맞물려 벌어진 미술 파괴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어떻게 그토록 드라마틱하고도 대단한 기회로 바꾸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비결이 있었다. 첫째, 교회·왕실 등 부와 권력을 손에 쥔 후원자의 주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생산 시스템이 ‘기성품 전시 판매’ 방식으로 바뀐 덕분이었다. 이는 미술품의 주요 소비층이 교황·왕을 비롯한 교회와 세속의 권력자에서 ‘일반 시민’으로 확산된 데 따른 현상이다. 둘째, 그림 소재가 과거의 성경이나 신화 이야기에서 일반 시민의 삶을 구성하는 구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물건, 풍경 등으로 바뀐 덕분이었다. 이로써 페르메이르의 걸작 <우유를 따르는 여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처럼 당대 평범한 시민을 모델로 그린 작품과 일반 가정집을 장식하기에 좋은 정물화·풍경화가 큰 인기를 누렸다.



모네의 <수련>, 르누아르의 <뱃놀이 친구들의 점심식사>,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오늘날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는 인상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이러한 인상주의 회화가 처음 세상에 선보였을 때 ‘잡동사니’ 혹은 ‘불량품’ 취급을 받았다. 그림이 팔리지 않아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모네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고, 고흐는 그림 한 점 제대로 팔지 못해 평생 궁핍하게 살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 인상주의 회화는 어떻게 미술 시장에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귀하신 몸’이 되었을까?



여기에는 19세기 파리를 주름잡은 최고 미술상 폴 뒤랑뤼엘의 탁월한 안목과 혜안, 그리고 빛나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그는 프랑스 혁명 이후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화려한 궁정문화에 대한 일반 시민의 은밀한 욕구를 간파하고 궁정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카브리올 레그’와 ‘금테 액자’를 인상주의 회화의 전시와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여기에 더해 19세기 이후 ‘전 세계의 돈줄’이 된 미국인 부호들의 ‘귀족 콤플렉스’를 절묘하게 공략한 뒤랑뤼엘은 마침내 인상주의 회화를 계획대로 최고가 미술품으로 둔갑시켰으며, 그 대가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손에 넣었다.



중세 유럽의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은 역사적 사건과 현상, 예컨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미술 시장과 역사를 어떻게 추동하며 변화시켜왔는지 파헤치고 있는 이 책은 한 마디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이후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욕망의 명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차례


서문_ 인간의 욕망과 뒤얽힌 명화는 어떻게 부를 창조하고 역사를 발전시켰나?



제1장_ 빵집 광고로 활용된 페르메이르 그림 <우유를 따르는 여인>

제2장_ 천재 중의 천재 다빈치가 경제적으로 궁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제3장_ 렘브란트는 왜 자기 그림을 모사하는 ‘가짜 그림’을 양산했나

제4장_ 메디치 가문 지하 금융의 도움이 없었다면 르네상스도 없었다?

제5장_ ‘신의 길드’와 ‘왕의 아카데미’가 날카롭게 대립하던 시대

제6장_ 미술의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영리하게 활용한 인물, 나폴레옹

제7장_ 폴 뒤랑뤼엘은 어떻게 ‘잡동사니’ 취급받던 인상주의 회화에 가치를 불어넣었나

제8장_ ‘비평을 통한 브랜드화’가 예술의 가치를 좌우하던 시대



후기_ 인간의 욕망은 미술사와 세계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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