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고 싶은 나라

다시 오고 싶은 나라

저자: 전형주
출판사: 새빛
등록일: 2026-05-12


전형주 지음

새빛 / 2026년 5월 / 248쪽 / 19,000원




▣ 저자 전형주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예술학 박사 학위를 추가로 취득한 융합형 학자 출신의 경영자이다. 1993년부터 서일대와 장안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20여 년간 교육과 연구, 대중활동에 매진해 건강과 삶, 문화의 연계를 탐구해 왔다. 현재 군포문화재단 대표이사로서 지역문화 진흥과 생활문화 활성화에 힘쓰고 있으며, K-컬처를 비롯한 문화 콘텐츠를 도시 경쟁력과 연결하는 다양한 문화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익재단 푸른나무재단 이사, 한돈자조금 명예 홍보대사, 한국교직원공제회 자문위원, 《헬스경향》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KBS·MBC·SBS 등 주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아시아경제》, 《이코노믹리뷰》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왔다.


Short Summary


문화는 하루짜리 행사가 아니고 한 번의 유행도 아니다. 그것은 인상을 살아가는 공동체의 보람이며 한 도시를 기억하는 방식이고, 한 나라를 다시 떠올리는 감성의 결이다. 공연이 끝나고 불이 꺼진 뒤에도 축제가 막을 내린 뒤에도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남아 다음 선택을 바꾸는 힘이 문화의 현장에는 있다.



알베르 카뮈는 인간의 삶을 부조리 속에서도 끝까지 사유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사유에서 중요한 것은 답보다 태도였다. 세상이 명확한 의미를 주지 않더라도 인간은 그 안에서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며 살아간다. 문화 역시 세상을 설명하는 해답이 아니라 세상을 견디고 이해하게 만드는 태도에 가깝다. 그래서 문화는 언제나 우리 삶의 곁에 머물며, 때로는 지친 일상 속에서 더욱 선명한 의미로 다가온다.



문화가 이벤트와 다른 점도 여기에 있다. 이벤트는 설명될 수 있지만 문화는 체험되는 것이며, 이벤트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문화는 시민의 삶 속에서 계속된다. 문화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는 문화를 인간이 스스로 짜올린 ‘의미의 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은 문화정책과 산업을 바라보는 데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문화는 위에서 설계해 내려오는 구조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며 축적해 온 의미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화의 역할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미 지니고 있는 의미를 더 잘 드러내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 책에서 문화의 본질을 정의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문화가 어떻게 사람의 일상에 스며들고 도시의 표정을 바꾸며 결국 한 나라의 인상을 만들어 가는지를 넓은 의미의 문화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관광지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문화는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는 경험이 아니라 다시 떠올리고 싶어지는 기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는 그 기억을 빚어내는 가장 정교한 언어다. K-컬처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우리는 단지 콘텐츠를 수출한 것이 아니라 감정의 방식과 관계의 태도를 함께 전해왔다. 음악과 드라마, 영화와 예능 속에는 한국 사회가 축적해 온 감정의 리듬과 서사의 민도가 담겨 있다. 세계의 관객들은 그것을 소비하는 동시에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 경험은 산업을 넘어 신뢰로 이어진다.



그러나 문화의 확장은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가는 K-컬처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창작을 통제하기보다 지속을 가능하게 하고, 성과를 요구하기보다 반복과 축적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또한 문화정책의 품격은 얼마나 앞에 나서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적으로 지지해주느냐에 드러난다. 동시에 문화는 국민의 것이어야 한다. 일부 전문가나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하루 속에서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어렵지 않되 얕지 않고, 가볍게 즐기되 쉽게 사라지지 않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이 균형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문화 기획과 정책의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가장 중요한 책임인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내가 고민해 온 선택과 결정을 망설였던 순간들, 그리고 다시 확신하게 된 문화 현장의 기준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는 늘 현재형이지만, 그 결과는 미래에 도착한다. 그래서 문화는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이 다시 이 나라를 선택하게 만든다.



이 책이 문화의 정답을 알려주지는 못하더라도 문화가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얼굴의 나라를 다음 세대에 건네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문화는 보여주는 힘이 아니라 마음에 남는 힘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 힘이 모일 때 우리뿐 아니라 세계인 모두가 다시 오고 싶은 나라로 대한민국을 떠올릴 것이다.


▣ 차례


프롤로그 : 문화의 확장, 사람이 남는 나라를 만들다



첫 번째 이야기. 문화는 언제나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두 번째 이야기. 축제는 도시를 만들고, 사람은 도시를 기억한다

세 번째 이야기. 문화는 세계로 확장된다 - K는 어떻게 세계의 언어가 되었는가?

네 번째 이야기. 문화는 정책과 공공으로 지속된다 - K를 지속시키는 선택들

다섯 번째 이야기. 세계가 사는 건 한국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하루다

여섯 번째 이야기. 문화강국은 제도가 아니라, 선택의 누적이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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