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사실주의와 상상력을 결합한 '마술적 리얼리즘' 기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브리엘 G. 마르케스는, 1928년 콜롬비아의 아라까따까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외조부 아래에서 성장했다. 외할머니는 귀신 이야기로 어린 그를 전율에 떨게 했으며, 외할아버지는 서커스에 데려가고 끊임없이 시민전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시절 겪고 들은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마르케스의 뇌세포에 새겨졌고, '개가 꼬리를 무는 듯한' 치밀한 구조를 자랑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은 그때 이미 연마됐다고 볼 수 있다.
콜롬비아 대학과 카르타헤나 대학에서 법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하다가 정치적인 혼란으로 대학을 중퇴한 마르케스는, 제 2차 세계대전 후인 19세 때부터 14년간 『콜롬비아 데일리』라는 지역 신문에서 발로 뛰는 기자로 활동했다.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가져온 문학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소설 습작을 계속, 1955년 첫 소설집 『낙엽』을 펴낸 데 이어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불행한 시간』『암흑의 시대』 등을 출간했다.
1958년 쿠바 혁명이 터지자,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지식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도 혁명을 지지했다. 혁명의 실상을 보도할 목적으로 '프렌사 라티나' 중남미 통신 사무실을 열고, 뉴욕 특파원을 역임·활약하기도 했다. 쿠바 혁명 이후 카스트로를 일관되게 지지했으며, 중남미의 독재 정권 및 이를 지원하는 미국에 반대하는 글을 쓰거나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소설가로뿐만 아니라 저널리스트로서, 정치 행동주의자로 유명하다. 1961년, '프렌사 라티나'를 그만두고 멕시코로 이주한 그는 창작에 몰두, 장편 『불행한 시간』과 단편집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을 출간했다. 이어 5년간의 침묵 끝에 『백 년 동안의 고독』을 탈고했을 때는, 아르헨티나의 출판사로 원고를 우송할 돈이 없어 일부만 먼저 부치고 나머지는 집기를 팔아서 부쳤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며, 그를 '콜롬비아의 세르반테스'로 일컬어지게 한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하여 부엔디아 일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마르케스는 폭력으로 점철된 중남미의 정치·사회적 현실과 토착 신화의 상상력을 결합한 새로운 소설 미학을 선보이며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알려졌으며,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작품으로 『콜레라 시대의 사랑』『예고된 죽음의 연대기』『사랑과 다른 악마들』 등이 있으며, 최근 77세의 나이로 발표한 신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이 또다시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