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지역과 석유위기의 의미
신성호 지음 | 해외대학강연
카스피해(海) 지역의 석유 개발 현황과
그것이 현재 세계 석유위기에 가지는 의미
현재 세계경제는 10여 년 만에 찾아온 석유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일어난 유가 급상승은 최근 금융위기를 겪은 후 그 회복에 힘쓰고 있는 우리 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개발 도상국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으며 그 동안 저유가로 인해 한동안 무관심했던 에너지 난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현재 진행중인 카스피해 지역의 석유개발이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어 그 진행 상황과 그것이 앞으로 세계석유시장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I. 배경
카스피해는 지중해 동쪽에 위치한 흑해의 동쪽 내륙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인 거대한 호수로 그 면적이 한반도보다 큰 내해(內海)이다. 80년대 말까지 이 지역의 대부분이 구소련 연방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지금은 구소련에서 독립한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쿠메니스탄의 3개 신생공화국이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및 이란이 각기 남북지역 일부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이 상당한 석유 및 자연가스를 매장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구소련 시절부터 알려진 사실이었으며, 최근 007 영화에도 배경으로 등장한 서쪽 연안 아제르바이잔 지역의 바쿠유전 등 몇몇 지역은 그 이전부터 개발이 진행되어 대규모의 유전이 세워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구소련 당시에는 주로 소련 연방의 내수용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서방세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며, 소련 자체의 기술 및 자본 부족으로 인해 충분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방치되어 오히려 최근까지 공산경제 개발의 비효율성과 부주의로 인한 환경오염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지적되곤 하였다.
그러던 중 90년대초 이후 이 지역이 소련의 지배에서 벗어나자 새로 들어선 신생국들이 경재재원 조달의 주 수입원으로 이 지역 석유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때까지 아직 확인된 매장량이 부정확하고 더욱이 내륙으로 둘러싸여 수송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하는 등 경제적 채산성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국제 유가마저 90년대 들어 하락을 지속하자 이 지역의 유전개발에 대한 서방 주요 석유회사들의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그 개발도 한동안 답보 상태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몇몇 서방의 메이저급 회사들이 가능성을 타진하는 탐사를 지속하여 이 지역의 석유매장량이 실제로 개발 채산성을 충분히 채울 정도가 있다는 것이 최근 들어 확인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그 동안 가장 난제 중 하나였던 석유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이 이 지역 정부들과 타결되기 시작하면서 석유개발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 지역의 풍부한 석유개발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II. 개발 현황
이 지역이 구소련 연방에서 벗어난 이후부터 지난 10여 년간에 걸쳐 서방의 주요 석유회사들은 이 지역의 신생3국과 각기 경쟁적으로 탐사협정을 체결하여 지속적인 탐사를 실시해왔으나 최근까지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던 중 얼마 전 아제르바이젠의 Shah Deniz 지역과 카자흐스탄의 Kashagan(70억에서 최고 500억 배럴의 원유) 지역에서 풍부한 매장량을 지닌 새 유전이 발견되면서 이 지역의 석유개발이 활기를 띄우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두 유전의 발굴로 인해 지금까지 이 지역에 최소 약 340억 배럴의 경제적으로 채굴 가능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카스피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하루에 약 백만 배럴로 현재 세계 총 생산량 하루 약 7,500백만 배럴에 비하면 아직은 그 비중이 크다고 할 수는 없으나 현재 개발계획대로 2010년까지 하루 약 4백만 배럴을 생산할 경우 세계석유 수급에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서방선진국들과 석유의 주 생산국인 OPEC 회원국들이 하루 백만 배럴의 추가증산을 놓고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 영향은 실지로 상당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현지 정부들과 서방석유회사간에 29개의 석유개발 및 3개의 수송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향후 10에서 15년간 약 1,800억불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자금이 투자될 전망이다. 이중 510억불 정도가 수송과 관련된 3개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소요될 전망인데 파이프라인 건설이야말로 지금까지 이 지역의 석유개발의 발목을 잡아온 난제로서 앞으로도 그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프라인 건설이 중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카스피해가 내륙으로 둘러싸인 상황에서 비롯된다. 석유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요건중의 하나가 초기 탐사비용 및 채굴, 생산비용 외에 생산지로부터 소비시장으로의 안전한 수송 및 이와 관련된 비용이다. 이는 석유가 일부 특정지역에서만 생산되는 반면 그 수요는 전세계에 걸쳐 있다는 점과 막대한 양의 원유를 먼 곳까지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수송수단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현재 우리 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석유 수입국들은 통상 거대한 유조선에 의해 바다로 석유를 수송해오고 있는 실정이며, 그 수송로와 거리에 따라 원유 수입가가 적지 않는 영향을 받고 있다. 문제의 카스피해는 내륙으로 둘러싸인 덕에 현재로서는 가장 경제적 수송수단인 유조선을 바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지역 석유개발의 경제적 유용성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여 왔던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의 석유를 밖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파이프라인 건설이 필수적인데 그 건설에 필요한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이 석유개발의 채산성과 다른 지역 석유와의 경쟁력을 제고함에 있어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지역 석유를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루트가 카스피해 남쪽의 이란 영토를 통해 건설된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이동된 원유를 걸프만에서 다시 배로 선적하여 수송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만 약 1000 Km 길이의 대규모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럴 경우 걸프만까지 오는 비용만 배럴 당 $5-6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되어 걸프현지의 중동국가에서 다량으로 생산되어 걸프만에서 바로 수송되는 석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점에 있다.
그러나 파이프라인 건설에 있어서 더욱 큰 문제는 경제적 문제보다도 오히려 그 건설 루트와 관련된 현지의 지정학적 복잡성이라 하겠다. 이미 이 지역의 석유개발을 둘러싸고 주변의 신생3국과 기존 세력인 러시아, 이란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국이 석유개발의 주도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둘러싸고 서로 자국에 유리한 안을 주장하는 바람에 최근까지도 그 향방이 불확실한 상태가 지속되어 온 실정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이들 국가들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다른 국가들까지 통과하게 됨에 따라 이를 놓고 석유회사들 및 이들 각국간에 협의를 도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그 동안 제안된 파이프라인 건설은 크게 동서남북의 4방향에 걸친 것으로 나누어진다. 그 중 동쪽은 중국시장과 아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비록 이 지역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 길이가 너무 길고 (약 3000 Km) 또한 지형이 너무 험해 건설비용과 경제적 실효성에 있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실정이며, 북쪽 루트는 러시아영토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방 석유회사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한편 남쪽 루트는 이란을 통과하여 걸프에 이르는 것으로 이 역시 대서방의 이란에 대한 정치적 불신과 앞에서 지적한 중동 현지 석유와의 경쟁 문제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서쪽루트가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우선 이 방향으로 바로 가까이에 흑해와 지중해가 자리잡고 있어 파이프라인의 건설 길이가 가장 짧다는 점과 흑해까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여 지중해로 연결되는 해상 통로를 이용하거나 혹은 지중해로 바로 라인을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경제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이 지역은 러시아나 이란의 영향을 피할 수 있으며, 지중해 지역의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시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실제로 진행중인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이 서쪽루트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III. 전망 및 문제점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새로이 확인된 대규모의 매장량과 오일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최근 이 지역의 석유개발은 한층 활기를 띄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직도 풀어야 할 문제와 장애가 많다. 첫 번째로 이 지역의 정치적 불안을 들 수 있다. 이 지역은 얼마전 구 소련에서 독립한 신생국들과 이들을 둘러싼 각 나라가 예로부터 서로 종교, 문화, 인종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가운데 정치, 경제적 갈등과 불안 요소가 끊임없이 표출되고 있다.
주 산유국인 신생독립국들 자체가 국내정치에 있어 민주주의의 일천성과 계속되는 경제적 빈곤 속에 일부의 석유재벌과 대다수 국민들간에 벌어지는 빈부격차 등으로 인해 국내정치가 많은 불안요소를 안고 있어 이 지역 정부와 장기 계약 속에 석유개발을 맺어야 하는 서방자본에 많은 위험부담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이 지역 다른 여러 나라와의 복잡한 관계는 석유개발에 있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파이프라인 건설의 경우 이들 당사자국들 뿐 아니라 그 주변의 여러 다른 나라들, 예를 들어 주 루트인 서쪽라인의 경우 아르메니아, 체첸, 터키, 시리아, 이라크 중 어느 한 나라를 통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과의 협상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남아있다.
여기에 소련연방이 해체된 후 이 지역의 주도권을 빼앗긴 러시아가 체첸전쟁의 경우에서와 같이 아직도 이 지역에서 지난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어 그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최근 이 지역에 새로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 등까지 얽혀 그 전망을 한층 더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재정문제로써, 이 지역석유개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파이프라인의 건설 및 새로운 유전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앞에서 언급한 정치적 불안이 서방 투자자들로 하여금 그 위험부담을 훨씬 크게 느끼게 함에 따라 장기적인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세 번째는 환경문제로써, 대규모 유전개발에 따른 이 지역환경오염이 다른 지역보다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의 가장 큰 요인은 근본적으로 카스피해가 바다에 연결되지 않은 내해라는 점에 기인한다. 즉, 카스피해는 연중 물의 유입과 방류가 거의 없는 지역적 조건으로 인해 다른 바다에 비해 자정능력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심각한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이역은 구 소련시대에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 피해를 입은 적이 있으며, 아직도 그것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개발, 정유시설 건설 등 산업화 및 새로운 인구유입에 따른 도시화 등으로 새로운 대규모의 개발이 진행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환경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다. 현재 카스피해는 구 소련시절의 석유시설로 인한 환경오염 외에도 북쪽으로부터 흘러드는 주 수원인 볼가강에 러시아가 대규모의 댐을 건설한 이후 물 유입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이미 생태계가 심각히 훼손되어 있는 상태여서 그 우려를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IV. 세계석유공급과 카스피해 석유개발이 가지는 의미
카스피해 지역 석유개발은 여러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이유로 인해 아직도 그 개발이 확실히 성공하리라고 보는 데에는 적지 않은 회의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이 가지는 개발 가능성과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이 지역의 석유가 앞으로 세계석유시장에 가지는 상당한 영향력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세계석유시장의 추이와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석유위기는 과연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앞으로 상당히 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가? 우선 현재 유가의 폭등은 지난 10여 년간 저유가로 인해 세계 석유생산이 위축된 가운데 지속적으로 증가되어온 세계석유 소비량, 특히 중국과 아시아 개발 도상국들의 급속한 석유소비의 증가가 그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석유산업의 특성상 갑작스런 수요증가에 대한 공급증가가 따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가격인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오랜만에 나타난 고유가의 호황을 누리려는 산유국들의 생산량 조절이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의 유가전망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당분간은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이는 증가된 석유 수요와 고유가에 대해 석유생산국들이 공급량을 증가시키고자 하더라도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폐쇄된 유전을 새로 시추하고 이를 다시 정유, 수송하는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단 이러한 증산 작업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석유가격이 다시 안정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따라서 이전과 같은 큰 규모의 석유위기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전세계 석유매장량에 대한 낙관적인 분석을 그 전제로 하는데 여기에는 조심스런 평가가 요구된다. 즉 앞으로의 석유가격분석에는 현재 진행중인 산유국들의 증산 노력뿐 아니라 과연 그들이 앞으로 계속될 세계 석유수요를 지속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양의 석유를 실제로 현재 보유하고 있느냐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낙관론의 전제는 현재 지구상에는 아직도 인류가 쓰기에 충분한 양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으며 단지 문제는 이를 언제 어떻게 누가 생산하느냐에 따라 일시적으로 유가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세기 초 석유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래 지금까지 세계 석유자원에 대한 탐사가 지구 곳곳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해 석유탐사 및 개발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경제적으로 채굴 및 이용 가능한 석유자원의 양(Proved Oil Reserve)도 지속적으로 증가되어 왔다. 현재까지 발견된 전세계의 석유매장량은 약 1조 배럴로 현재 전세계의 연간 석유소비량 250억 배럴 기준으로 앞으로 인류가 약 40여 년간은 더 쓸 수 있는 양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탐사가 이루어질 경우 매장량이 더욱 증가할 수 있으며, 그 사이 과학기술과 에너지절약 노력이 계속되어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고 에너지 소비가 줄 경우 궁극적으로 에너지고갈과 그로 인한 위기가 도래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현재 석유상황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점이 있다. 먼저 현재 전세계 석유매장량 중 60% 가량인 6000억 배럴이 중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 지역 석유가 전세계 석유시장에 가지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수치가 과연 신빙성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중동지역의 석유매장량은 80년대 말까지 지금수준의 절반인 3000억 배럴에 불과하였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말 각국이 갑자기 자국의 석유 매장량을 두 배로 늘려 발표하면서 1년 사이에 전체매장량도 두 배인 6000역 배럴이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 동안에 새로운 탐사가 진행되어 매장량이 늘었다는 가설도 있으나 하루아침에 매장량이 두 배로 된 것은 기존의 다른 지역에서의 탐사실적에 미루어 볼 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점이 강하게 지적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설명이 설득력을 가지는데, 80년대 말의 저유가로 인한 OPEC 국가간의 석유생산 제한제가 바로 그것이다. 즉 이때 당시 산유국간 생산경쟁으로 유가가 급락을 지속하여 원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되자 당시 OPEC 산유국들간에 궁여지책으로 각자 생산량을 제한할 것을 합의하였는데 여기에서 각국에 할당된 석유생산 범위가 바로 각국의 석유매장량 기준에 비례하여 정해지기로 합의된 것이다. 실제로 이 합의 직후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의 석유 매장량을 늘려 발표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결과 나온 것이 오늘날 이 지역의 석유매장량인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 석유매장량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현재 실제 전세계 석유매장량은 30%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