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나라
이광재 지음 | 메디치미디어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나라
이광재 지음
메디치미디어 / 2026년 6월 / 328쪽 / 20,000원
하드웨어 재설계: 제조 강국을 향한 국가 인프라
AI가 밥 먹여 주냐?
AI 시대의 사중주: AI가 밥을 먹여 주는 시대가 올까. 많은 이들이 “AI 시대엔 무엇을 해야 먹고살 수 있나?”, “언제부터 수익이 나는가?”를 묻는다. 결국 모두가 생존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AI 시대를 가장 일상적인 행위인 ‘밥 짓기’에 비유해 그 본질과 전략을 풀어보고자 한다.
AI는 더는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이미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올 밥처럼 현실이 됐다. 이제 우리는 AI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이 무엇을 해야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밥 한 그릇을 짓기 위해서는 쌀, 밥솥, 전기, 그리고 밥 짓는 기술이 필요하다. AI도 정확히 이 네 가지 축이 균형을 이뤄야 작동한다. AI 경쟁은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 되는 종합적인 인프라 전쟁이다.
쌀은 데이터다. 쌀이 없으면 밥을 지을 수 없듯, AI는 데이터가 없으면 지능을 만들지 못한다.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방대한 자료가 필요하고, 품질과 편향 여부가 ‘지능의 맛’을 결정한다. 밥솥은 하드웨어다. 쌀을 밥으로 익혀내는 물리적 장치가 밥솥이듯 GPU·NPU 같은 AI 반도체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여기에 해당한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는 이유가 바로 ‘고성능 밥솥’의 중요성 때문이다. 밥솥의 성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전기는 에너지다. 밥솥에 전기가 공급되어야 작동하듯이 거대 모델을 훈련·운영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든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율은 일반 산업의 수십 배에 달한다.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확보는 AI 시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디지털 레시피를 넘어 물리적 노동으로: 밥 짓는 기술은 알고리즘과 모델이다. 밥을 짓는 기술이 쌀의 양에 따라 물과 시간, 온도를 조절하는 노하우라면 AI 알고리즘은 데이터(쌀)를 하드웨어(밥솥)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지능(밥)을 만들어내는 핵심 작동 원리다. 이 기술이 바로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 모델 자체를 의미하며 기술적 혁신의 근원이 된다.
AI의 진화는 밥 짓는 능력이 디지털 창작에서 물리적 노동으로 확장되는 과정이다. 생성형 AI는 레시피를 만드는 셰프다.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텍스트·이미지·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 그러나 아직 쌀을 만지거나 밥솥을 조작하지는 못한다. 그저 맛있는 밥 짓는 법이라는 레시피를 디지털로 생산할 뿐이다. 멀티모달 AI는 레시피와 더불어 쌀의 종류, 물의 양, 끓는 소리를 동시에 파악하는 조리사다.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여러 감각 정보를 통합해 판단한다. 사람의 눈·귀로 재료 상태를 확인하듯, AI도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하여 밥 짓는 정확도를 높인다.
에이전트 AI는 목표를 수행하는 매니저다. 에이전트 AI는 ‘7시에 잡곡밥 완성’이라는 목표가 주어지면 쌀을 주문하고, 물을 맞추고, 타이머를 설정한다. 모든 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목표 달성을 위한 디지털 대리인으로 진화하는 핵심 단계다.
피지컬 AI는 주방에 직접 등장하는 로봇 셰프다. 에이전트 AI의 지능에 로봇이라는 물리적 신체를 결합해 실제 현실 세계에서 사람을 대신해 노동을 수행한다. 자율주행차, 제조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여기에 속한다. AI가 물리적 노동과 생산을 혁신하는 최종 목표 지점이다. AI는 결국 현실의 노동과 생산을 다시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의 AI 시장은 주로 구독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와 AI 칩·클라우드 인프라 판매가 수익의 중심이다. 이는 디지털 레시피와 고성능 밥솥을 빌려주는 모델에 가깝다. 그러나 진짜 수익은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 영역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전트 AI는 금융·법률 등 고부가가치 업무를 자동화하며 ‘디지털 매니저 비용’을 창출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들은 이를 매년 30% 이상 성장할 시장으로 본다. 피지컬 AI는 제조·물류·헬스케어 등 물리적 노동을 대체하며 수천억 달러 규모의 로봇 시장을 만들어낸다. AI 비즈니스는 단순 소프트웨어 판매가 아니라 노동력 대체와 생산성 혁신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형 AI 생태계 전략: 미국과 중국이 자본·데이터·인프라를 앞세워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이 살아남는 길은 강점을 극대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뿐이다. 이를 위해 첫째, 국내 특화 데이터의 국가 자산화가 시급하다. 범용 데이터는 미·중을 따라가기 어렵다. 의료·제조·금융 등 한국이 강한 분야의 고품질 데이터를 비식별화·표준화해 대규모로 공급해야 한다. 데이터 문제를 해결해야 미래 산업과 청년 일자리가 열린다.
둘째, AI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 처리 장치) 자립화가 필요하다. HBM 경쟁력은 한국의 세계적 강점이다. 이를 유지·확대해야 한다. 또한 저전력·고효율 NPU 개발을 강화해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 반도체는 생존의 문제다. 대기업부터 중견·중소·벤처 팹리스까지 하나로 묶어 ‘한국판 TSMC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에이전트·피지컬 AI 응용 분야의 선제적 상용화가 필요하다. 제조업과 로봇공학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은 생산 현장에 AI 지능을 가장 빠르게 이식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 물류 자동화, 서비스 로봇은 한국이 가장 현실적으로 승부를 낼 분야다.
넷째, AI 인재 양성과 규제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AI 인력을 대규모 양성하고 해외 유출을 막아야 한다. 수학 영재 프로그램 강화도 필요하다. 규제는 ‘선 허용-후 규제’ 원칙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대통령실 AI 위원회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과제다.
한국 기업의 협력과 개방이 AI 생태계를 완성한다. 대기업과 벤처가 서로의 강점을 공유하고 개방해야 AI 경제가 완성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하드웨어 기업은 고성능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파운드리는 AI 칩 생산의 세계 거점이 되어야 한다. 네이버, 카카오, 통신사 플랫폼 같은 기업은 한국어와 국내 생활 서비스에 특화된 실행형 에이전트를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핵심 데이터와 모델을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연결하여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 익명화된 결제·위치·통신 API만 열어도 스타트업의 혁신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현대차·LG전자·포스코 등 제조업·산업 중심 기업은 피지컬 AI 구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로봇과 산업 AI를 결합해 생산 공정을 완전 자율화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개방된 데이터·모델을 활용해 틈새 산업의 특수 문제를 해결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쌀이 좋아야 밥맛이 나듯 데이터 정책을 혁신해야 한다. 미국의 ‘21세기 치료법’을 참고해 의료 데이터 개방 구조를 정비해야 벤처가 성장할 수 있다. 밥솥이 좋아야 한다. 반도체 초격차는 한국 산업의 생명선이다. 전기가 없으면 밥을 지을 수 없다. 한국은 대규모 에너지 생산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서해안 간척지, 경기 북부, 공장 지붕 등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서해안 해상풍력은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협력해 조기 완성해야 한다. 석탄 발전소는 천연가스로 전환하고, 수소 생산과 SMR 협력을 병행해야 한다. 인공 태양 연구도 한국이 도전해야 할 과제다.
전기가 공급되는 지역에 제조업과 데이터센터를 배치해야 지방이 산다. ‘제조업과 AI’를 대기업 협력사, 산업단지 단위로 추진해야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결국 모든 변화는 기업 생태계로 모인다. 코스피 5,000포인트도 중요하지만 미래 산업을 열려면 코스닥 3,000포인트의 성장이 필수다. 비영리법인과 사회적 기업도 AI로 진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AI 시대의 밥은 어느 한 기업이나 국가가 혼자 지을 수 없다. 데이터, 하드웨어, 에너지, 알고리즘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협력과 개방의 생태계를 만들어낼 때 한국은 AI 시대 가장 맛있는 식탁을 차려낼 수 있을 것이다. (25. 12. 11.)
민생 플랫폼 재설계: 복지 기본 사회
삶이 있는 자족도시
직주 분리의 한계: AI 시대, 여의도와 지방정치가 극복해야 할 제1의 과제는 삶이 있는 자족도시다. 남방 한계선이 아니라 정책 한계선을 돌파해야 미래가 있다. 부동산과 주택 문제가 연일 사회의 중심 이슈가 되고 있다. 서울 집값이 상승할수록 사람들은 더 멀리 밀려난다. 그 결과 출퇴근 시간은 길어진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 특히 사교육 인프라가 집중된 지역의 집값은 다시 상승한다. 삶의 부담은 연쇄적으로 커진다.
판교는 상징적인 사례다. 약 9만 명이 일하는 대한민국 대표 IT 클러스터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그곳에 살지 못한다. 높은 주거비 때문이다. 약 7만 명 이상이 외부에서 출퇴근한다는 분석도 있다. 출근 시간 판교 일대는 ‘교통 지옥’이 된다. 이는 교통 문제가 아니라 도시 구조의 문제다.
정책은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평택 이남은 남방 한계선”이라는 말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본질일까. 과거를 돌아보면 울산은 1인당 소득 전국 1위 도시였다. 창원과 포항도 강력한 산업 경쟁력을 가진 도시였다. 지금의 격차는 지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의 진짜 경계선은 ‘남방 한계선’이 아니라 ‘정책 한계선’이다.
대한민국 도시의 가장 큰 낭비는 돈이 아니다. 시간이다.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통근 시간은 편도 약 50~60분 수준이다. 왕복하면 하루 2시간에 가깝다. 이는 OECD 주요 국가 평균보다 긴 편이다. 이 시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삶의 질을 잠식하는 비용이다. OECD와 다양한 도시 연구에 따르면 통근 시간이 증가할수록 삶의 만족도는 하락한다. 통근 시간이 10분 늘어날 때 체감 행복도가 소득 감소와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도시경제학에서는 이를 ‘시간세’라고 부른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일 걷히는 세금이다.
집적 경제와 지식 산업의 미스매치: 문제의 본질은 교통이 아니다. 도시 구조다. 현재 한국 도시의 기본 구조는 ‘분리’다. 일자리는 산업단지에 있다. 주거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있다. 둘을 연결하는 것은 교통이다. 이 구조는 산업화 시대에는 효율적이었다. 공장을 한곳에 모으고 노동자는 다른 곳에 거주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식경제와 서비스경제에서는 유효하지 않다.
창의성과 협업, 그리고 삶의 질이 생산성을 좌우하는 시대다. 이론적 근거는 분명하다. 경제지리학의 ‘집적 경제(agglomeration economy)’는 사람들이 가까이 모일수록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에드워드 글레이저 등 도시경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구 밀도가 높고 상호작용이 활발한 지역일수록 혁신과 임금 수준이 높다. 도시경제학의 ‘알론소-머스 모델’은 직장과 주거 간 거리 비용이 도시 구조를 결정한다고 본다. 여기서 거리 비용은 단순한 교통비가 아니라 시간과 피로까지 포함한다.
최근 연구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거리 비용의 핵심은 ‘시간’이라는 점이다. 시간 비용이 커질수록 노동 생산성, 건강, 출산 의지까지 동시에 하락한다. 한국은 이 지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파주출판단지는 상징적인 사례다. 출판과 문화 산업을 위한 클러스터로 조성되었지만, 산업 용지라는 이유로 주거 기능은 제한됐다. 결과는 명확하다. 일하는 공간은 있지만 사는 공간은 없다. 종사자들은 서울과 일산에서 출퇴근한다. 산업은 존재하지만 공동체는 형성되지 않는다. 이 구조는 비효율적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장시간 통근자는 피로도가 높고 건강 지표가 낮다. 세계은행과 OECD 역시 통근 시간이 길수록 노동 생산성이 감소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다. 통근 시간 증가가 GDP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국제 비교 연구도 축적되어 있다. 출산율과도 직결된다. 통계청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통근 시간이 길수록 출산 의향은 낮아진다. 육아 시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시 구조가 곧 인구 구조를 결정하는 셈이다.
패키지 도시로의 전환: 선진국은 이미 다른 선택을 했다. 네덜란드는 ‘콤팩트 시티’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 왔다. 주거, 일자리, 상업, 교육을 하나의 생활권에 배치한다. 자전거로 20~30분 내 이동이 가능한 도시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통근 시간이 짧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국가로 평가받는다. 독일은 산업단지와 주거를 완전히 분리하지 않는다. 대신 환경 규제를 강화한다. 소음과 오염을 관리하면서 직주근접을 허용한다. 이는 중소기업 경쟁력 유지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싱가포르는 더 적극적이다. ‘라이브-워크-플레이’ 개념을 도시 설계의 기본으로 삼는다. 산업단지 옆에 주거, 학교, 병원, 쇼핑 시설을 함께 배치한다. 국가가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개발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도시를 기능이 아니라 삶으로 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어려운가. 첫째, 제도가 분절되어 있다. 산업단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단지공단이 담당한다. 주거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맡는다. 교통은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나눠 맡는다. 도시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주체가 없다. 둘째, 용도 규제가 경직되어 있다. 산업 용지에는 주거를 넣기 어렵다. 주거를 허용하면 특혜 논란이 발생한다. 현실보다 규제가 앞서 있다. 셋째, 공급 구조가 왜곡되어 있다. 주택 정책은 아파트 공급 중심이다. 산업 정책은 공장 공급 중심이다. 도시는 사라지고 기능만 남는다.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첫째, 산업단지 내 주거를 허용해야 한다. 전체 면적의 20~30% 수준의 주거 혼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직주근접은 특혜가 아니라 국가 인프라다. 둘째, 통합 개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 주거, 교통을 하나의 계획으로 묶어야 한다. LH와 산업단지공단의 공동 개발, 혹은 통합 개발청 신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공공기여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 도로와 공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까지 포함하는 ‘생활 인프라 패키지’가 되어야 한다. 넷째, 명확한 국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평균 통근 시간 30분. 이 목표를 국가 정책 지표로 설정해야 한다.
도시는 결국 사람의 시간 위에 존재한다. 하루 두 시간의 출퇴근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낮추며 출산율을 감소시킨다. 이 비용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지불한다. 일자리와 주거를 분리한 도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제는 직주근접을 넘어야 한다. 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 문화가 결합된 도시로, 사람 중심의 ‘패키지 도시’로 전환해야 한다. 이 방향은 이미 세계가 선택했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혁신도시는 더 혁신해야 한다. 기업도시는 기업이 실제로 들어오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에는 이름 그대로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
특히 대학은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이다. 대학은 수십만 평의 부지를 갖고 있다. 인재가 있고, 도로와 전기, 상하수도 인프라도 이미 갖춰져 있다. 추가적인 혈세 투입 없이도 미래 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된 공간이다. 대학을 기업도시로, 연구도시로, 은퇴자 도시로 재설계할 수 있다. 이는 비용이 아니라 구조 혁신의 문제다. 결국 우리가 넘어야 할 것은 기술의 한계가 아니다. 정책의 한계다. 부처 간 경계를 넘고, 용도 규제의 벽을 허물고, 공급자 중심 사고를 버려야 한다. 산업단지, 주택, 교통이 따로 움직이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도시의 조닝(zoning) 개념도 재설계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