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행일기
김태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이재명 수행일기
김태선 지음
메디치미디어 / 2025년 9월 / 192쪽 / 18,000원
1장 한 줄의 말
SNS 소통이재명 후보는 국민과의 소통을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 그에게 국민과의 소통은 정치를 위한 하나의 형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정치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태도이자 철학이다. 그는 생각을 가감 없이 직접 SNS에 올리는 사람이다. 틈만 나면 본인이 직접 글을 쓰고 댓글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확인한다. 많게는 하루 3~4개의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이 쓴 글이 공감되면 공유하기도 한다. 미디어에 있어서도 일방통행인 소위 레거시 미디어보다는 국민의 반응과 감정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뉴미디어를 더 신뢰하는 편이다. 그의 소통은 위기의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다. 내란의 밤,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그는 라이브를 켜고 국회 담장을 넘어 상황의 심각함을 실시간으로 알리며 국민의 저항을 이끌어 냈다.
선거 기간, 참모진이 후보의 SNS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고 그에게 알려주지 않았을 때, 후보는 꽤나 답답해했다. 당시 참모진 입장에서는 메시지의 우선순위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후보의 하루는 초 단위로 움직이고 있었고, 모든 메시지는 전략적으로 설계돼야 했다. 무엇보다 SNS에 글을 쓰고 댓글을 읽는 그 시간조차 아껴 공식 일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것이 참모진의 판단이었다. 나 역시 수행실장으로서 그 판단에 동의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후보가 아니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니 후보는 이동 중, 차 안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자고 제안했다. 실무적으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좋은 아이디어였다. 시행착오가 꽤 있었다. 방송 시스템을 차량에 적용하는 일도, 네트워크를 안정시키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경청 버스 투어, 라이브 유세’였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후보의 의지가 만들어 낸 셈이다.
카메라 앞에서 후보는 마치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소통하며 전국을 다녔다. 경청버스 안에는 안전벨트가 네 좌석밖에 없었다. 그래서 경청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는 실제로 4명까지만 탈 수 있었다. 메인 작가도 CP도 라이브 때는 버스에 못 타서 멈춰서 방송한 적도 많았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주권자인 국민이 하는 것”이라는 후보의 평소 신념은, 이런 소통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실험을 멈추지 않는 리더. 그가 정치라는 길 위에서 가장 먼저 세우는 좌표는 늘 ‘국민’이었다. 그렇게 그는 매일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려 노력했다. 듣고 고민을 나누고 때론 설득하고, 부족했던 점은 인정하고 사과하며 국민과 함께 호흡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가 어디를 바라보고 서 있는지가 많은 것을 결정한다. 정치인 이재명은 늘 국민의 눈높이에 서 있으려 했다. 그의 SNS는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었다. 그의 글은 늘 현장에 닿아있었고, 그의 정치에는 늘 사람의 체온이 있었다. 따뜻함이 있었고, 분노가 있었고, 때로는 고백과 사과가 있었다. 국민의 삶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언어, 바로 그것이 그가 믿는 정치의 출발점이었다.
말 한마디의 무게이동 중 후보는 늘 무언가에 몰두해 있다. 차 안이라고 해서 쉬는 법이 없다. 보통은 연설 원고를 꺼낸다. 빨간 펜으로 줄을 긋고, 메모를 달아 꼼꼼히 수정한다. 수정할 게 많다 싶으면 노트북을 꺼내 아예 처음부터 다시 고쳐 쓰기도 한다. 미심쩍은 통계나 인용이 보이면 바로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심지어 차 안에 이동식 프린터도 챙겨 다닌다. 필요하면 바로 출력해 읽고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의 반복이다. 그렇게 후보는 단 한 줄의 글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때로는 생각에 잠겼다가 아무런 예고 없이 내게 질문을 던진다.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예외 규정과 관련해, 연구개발 분야의 고소득 전문가들이 본인 스스로 동의를 할 때,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는지’ 나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돼요. 김 실장은 이해가 돼요?” 솔직히 노동계는 반발하지만 경영계 입장을 이해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정반대의 입장을 또 묻는다.
“몰아서 일하게 하면, 특근수당에 야근수당, 혹시 주말이면 주말수당까지 돈을 더 줘야지. 이 돈 더 주기 싫어서 계속 다른 방법을 찾는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 초일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고작 돈 몇 푼 덜 주려고 이런 법까지 요구하는 거 혹시 이해가 됩니까?”
늘 그래왔다. 몰라서 묻는 게 아니다. 우리 당이 추진하는 정책 또는 본인의 생각과 정반대 입장의 논리를 꺼낸다. 그리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우리 정책이 우위에 있다면, 긍정적 결과를 예상한다면, 논리와 근거로 증명해야 한다. 노동시간을 늘리는 게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고작 임금이나 줄이려고 하는 건 아닌지, 각 상대의 입장이 되어 논리를 전개한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것, 자신이 생각한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 단정 짓지 않는다. 토론하고 또 토론하며 논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나간다.
이럴 때 실제 후보의 생각과 같은 입장인 사람은 반대편 입장에 선 후보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뺀다. 설득되고 나면 후보는 눈빛을 반짝이며 아주 만족스러워한다. 이런 토론은 비단 차 안에서뿐만 아니라 단체 대화방에서도 자주 벌어진다. 그렇게 토론이 끝나면 다시 원고를 펼친다. 유세를 마친 밤, 고속도로 위에서도 그는 메시지를 다듬었다. 한번은 내가 물은 적이 있다.“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말 한마디로 5천만 국민의 판단 근거가 달라질 수 있어요. 그 생각에 미래가 바뀔 수 있습니다. 내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우리 국민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쯤 하면 됐다는 말은 못 할 것 같아요.”
정치인의 말은 곧 정책이고, 그 정책은 국민과 하는 약속이다. 말의 끝은 누군가의 삶과 닿아 있을 수 있다. 모두가 그것을 생각하고 살아가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정치를 하는 우리만큼은 그래야 한다. 그래서 단 한 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집요하게 공부하고, 따져 보고, 다시 확인하고, 또 다듬는다. 그렇게 끊임없이 갈고 닦는 사람, 이재명이란 사람이다.
2장 사람, 이재명
굽은 팔과 땀15시 30분, 용인 유세를 마치고 남양주로 향하는 길에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말없이 차량에서 내려 화장실로 향하는 후보의 뒷모습. 방탄복을 벗은 후보의 셔츠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방탄복은 고역이었다. 벌써 낮 기온은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다니는 곳마다 군중은 열기를 내뿜었다. 몇 시간씩 입고 있어야 하는 일정 속에서 땀은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 못한 채 셔츠와 속옷을 적셨다.
내게도 방탄복이 있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하라고 한준호 최고위원과 박주민 의원 등이 돈을 모아 내게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방탄복을 하루도 입지 못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두껍고 무거웠다. 움직일 때마다 몸을 옥죄고 숨이 막혀 오는 것을 느꼈다. 활기 넘치는 후보를 볼 때 나는 이따금 그 방탄복의 무게를 떠올렸다. 내가 잠시 느껴본 물리적인 무게와는 차원이 다른 그 무게를 생각하면 질식할 것만 같았다.
오늘따라 후보의 왼팔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자유롭지 못한 팔이었다. 어릴 적 공장에서 일하다 다쳤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해 굳어버린 팔이다. 가끔 유세나 방송 전, 셔츠 깃을 정리하거나 마이크를 조정할 때면 나도 모르게 먼저 손이 가곤 했다. 후보는 지금도 셔츠 깃을 오른손으로만 다듬고, 넥타이를 맬 때도 오른손만 쓴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져 보일 때면 굽은 왼팔로 자꾸만 눈이 갔다.
최근 유세 시간이 계속 늘고 있다. 나는 일정마다 유세 시간을 줄이자고 여러 번 조언했지만, 후보는 늘 같은 말로 답했다.“저 멀리서 이재명을 외쳐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10분, 20분 하고 떠나나.”
유세 현장은 대부분 천막도, 차양도 없다. 무대 연단에 서면 군중의 끝이 새하얗게 보였다. 땡볕 아래 잘 보이지도 않는 저 끝에서 자리를 뜨지 않고 듣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한두 시간 전부터
저 자리에서 쏟아지는 태양을 손으로 가린 채 서 계신 그분들은 아마도 속으로 이렇게 묻고 있었을 것이다. ‘이번엔 정말 희망을 가져도 될까?’
후보는 그런 의문에 확신을 드리고 싶어 했다. 참혹한 현실은 정치의 불신을 낳는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정치와 떼어놓을 수가 없다. 자신의 마음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더 가서 닿기를 바라는 후보의 마음이 그의 젖은 셔츠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유세가 길어지기 시작하면 나는 후보와 눈을 마주치기 위해서 조용히 무대 앞으로 이동한다. 내 눈은 ‘이제 그만’을 말하지만 후보의 눈은 언제나 저 멀리 국민을 보고 있다.
굽은 팔은 이재명이란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다. 순탄치 않았던 그의 삶에는 우리 서민이 겪어온 삶의 고통과 애환이 배어 있다. 나는 그를 두고 가장 국민을 닮은 후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매일 흠뻑 젖는 셔츠에도 불평 한마디, 힘든 내색 한번 없는 그를 보면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예술이 아니라 행동의 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꽉 막힌 현안의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또 함께 싸우고 견디는 행위가 고고해 보이는 대화와 타협이란 말보다 먼저 이야기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언젠가 누가 내게 이재명이란 사람은 어떤 정치인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의 굽은 팔과 땀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투명한 사람일정이 빡빡한 날. 후보와 나는 도보로 바쁘게 이동 중이었다. 뒤에서 누가 따라오면서 소리쳤다. “대표님, 사진 한 장만 부탁드려요.”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후보는 계속 뛰었다. 나는 너무 바빠 그럴 정신이 없다고 생각하고 함께 뛰어갔다. 그때 후보가 뒤를 돌아보며 “빨리 오세요!”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시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보통의 정치인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하면 옆에 서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한다. 이재명은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게 직접 셀카를 찍는다. 그날, 뒤따라온 시민의 휴대폰을 받아 잠시 서서 함께 셀카를 찍어드리고 다시 뛰어갔다. 유세 현장마다 후보는 언제나 능숙한 솜씨로 셀카를 찍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찐 실용주의’라 말했다. 생각하기에 따라 무뚝뚝한 듯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누구보다 따뜻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순천 유세가 끝난 뒤, 내가 차 안에서 물었다.
“후보님, 유세 중에 큰절은 처음이죠?”
“네, 오늘 절이 절로 나오던걸요.”
후보는 정치인이 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쇼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너무 깍듯하게(90도로) 인사하는 것도 지나치다고 달가워하지 않았다.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아첨하는 사람, 무조건 편을 드는 예스맨도 꺼린다. 오히려 자기 의견을 뚜렷하게 말하고 자신에 맞서 논리적으로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어 한다.
세상에 굳이 쓴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정치인 역시 사람이다. 후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후보는 쓴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그래서 후보와 가까운 사람으로 분류되는 분들 중에는 쓴소리를 잘하는 이른바 ‘레드팀’이 있다. 정성호, 김영진, 진성준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이재명의 레드팀이다. 후보는 대통령실 산하에 가칭 ‘쓴소리 위원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다시 돌아와 그런 후보가 순천에서 큰절한 이야기를 마쳐야겠다. 순천 유세 현장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모르긴 해도 현장에 나온 분들은 최소 한 시간 전에 모이셨을 것이다. 그날은 우산을 펴야 해서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었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졌다. 그러나 그 우산 행렬은 미동도 없었다. 저 뒤편에 계신 분들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을 텐데, 비를 맞으며 끝까지 자리를 지켜 주신 걸 생각하니 너무 벅차서 자신도 모르게 큰절을 하게 됐다고 했다.
모든 지역에서의 순간들이 다 소중하지만 순천에서는 후보도 나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 나는 시민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 자리를 지켰는지, 함부로 추측하고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 그저 그 공기 대부분은 절실함으로 이뤄져 있었다는 것, 시민들에게도 후보에게도.
이재명이란 사람, 무뚝뚝하다. 겉으론 전혀 살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혹자들은 정치인에게 쇼맨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투명한 사람, 이재명이다.
체력과 정신력의 원천새벽 1시 30분. 모두가 잠든 시각, 후보는 메시지를 보낸다. 주로 현안 파악이나 확인이 필요한 것들이다. 오늘 일정 중에 있었던 현안을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다거나, 일정과는 관계없지만 순수한 학구열에 불타는 질문인 경우도 있다. 다행인 것은, 당장에 답변을 요구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은 아침에 정리해 답변드린다. 아마도 아침부터는 다시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되니, 혹시라도 잊어버릴까 싶어 메모처럼 미리 공유해 두는 듯하다.하지만 늘 묻고 싶은 게 있다. “도대체 잠은 언제 주무시는 겁니까, 후보님.”
이런 살인적인 일정에도 새벽까지 깨어 있는 모습을 보면 한 가지는 분명하다. 체력은 타고났다. 후보 본인도 종종 웃으며 말한다. “부모님께서 가난을 물려주셨지만, 그것을 이겨낼 체력을 함께 물려주신 것 같다.”
가끔 이동 중 차 안에서 연설문을 읽고 수정한 뒤 잠깐 눈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5분에서 10분 정도 쪽잠을 잤을 뿐인데도, 깊은 숙면을 한 사람처럼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일정을 소화해 낸다. 그날도 연설문을 수정하다 내게 물었다.“얼마나 남았죠?”
“10분 정도 남았습니다.”
“(하품) 그럼 잠깐 자야겠네.”
이제 겨우 10분 남았는데, 잠을 잔다고 하니 놀랄 일 같지만, 눈을 감은 지 10초도 안 돼서 잠들었다. 그리곤 도착 2분 전에 깨웠는데, 너무나 개운한 얼굴로 “아, 잘 잤다!” 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김혜경 여사는 “어릴 때 먹을 게 없어서 산에 있는 건 아무거나 먹었다더니, 혹시 산삼을 많이 드신 거 아닌가 싶어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후보는 영양제 같은 걸 따로 챙겨 드시지도 않는다. 드려도 “이게 효과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어”라고 하신다.
그렇지만 후보라고 왜 힘들지 않겠는가. 매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선거의 막바지 무렵엔 체력이 이미 바닥났을 것이다. 그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일 테다. 나는 그 정신력의 원천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편한 길을 걷지 않았던 사람, 그 치열했던 삶에서 길러진 근성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후보가 주저앉아 쉴 수 없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지난 대선에서 조금만 더 표를 얻었더라면 지금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그 누구도 대신 짊어질 수 없는 자책. 그 죄책감에서 비롯된 책임감은 마음속에 빚처럼 남아 매일 그를 깨우고, 또 움직이게 만든다.
지금 후보에게 가장 효과 좋은 영양제는 아마 국민의 성원일 것이다. 실제로 유세 현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에너지를 더 받는 듯했다. 연설 시간도 늘어나고, 목소리에 힘이 붙고, 기운도 넘쳐 보였다. 그런 후보를 보며 나는 정치인의 체력은 개인의 체력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국민의 응원, 지지, 기대가 몸에 전해져 비축되는 에너지일지도 모른다. 국민이 주는 그 힘이 지금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지탱하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힘 덕분에 함께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