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 산지니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산지니 / 2021년 8월 / 384쪽 / 22,000원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0년


이제 세상은 더 평화로워졌는가? 아니면 더욱 혼란스러워져 파멸의 길로 가고 있는가? 스웨덴 웁살라 분쟁 데이터 프로그램에 따르면, 2010년대에 세계 분쟁은 2009년 81건에서 2018년 165건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분쟁 상태에 있는 국가들의 숫자는 감소하였다.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분쟁 상태 국가가 2014년에 14개국이었던 것이 2019년에는 7개국으로 줄었다. 총사상자도 2014년 143,409명에서 2018년 77,392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분쟁의 강도가 감소하였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자유주의의 전통에 흠뻑 젖어 있는 미디어와 학자들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민주화와 세계화로 인해 국가 간 갈등이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에서 자유주의는 주로 자유주의적 정치사상이나 자유 시장 경제를 지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이데올로기를 국제 정치에 적용한 사람들을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라고 한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분쟁은 경제적 자원에 대한 각축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그들의 견해이다. 이들은 개방 경제 체제와 자유 무역은 국가 간의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만일 원하는 것을 무역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전쟁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는 국가 내부의 부를 보다 평등하게 분배하고, 사회적 이동을 장려하고, 계층 간의 긴장을 줄인다고 본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반자유주의적 파시즘을 2차 세계 대전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자 미국의 정치를 지배하고 있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자유주의적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국제 질서를 수립하고자 하였다. 이로 인해 1944년부터 1948년까지 UN, IMF 그리고 세계 인권 선언의 규정들과 같은 제도적 장치들이 탄생되었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를 수용했으며, 이를 통해 소위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가 형성되었다.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은 국제 공산주의 운동이었다. 15개 공화국으로 구성된 강대국 소련은 공산주의에 기초한 세계 건설을 꿈꾸었다. 소련은 모든 국가의 공산주의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고, 공산주의자들이 정부를 전복시키는 데 성공한 이후에는 소련의 보호국인 위성 국가가 되었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소련이 새로운 독재를 촉발시킨다고 보았다. 그 결과 미국과 소련 사이에 냉전이 벌어졌고 각자 대리 국가를 통해 더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였다. 한반도에서 친소련 공산주의자들은 북한 정권을 수립하였고, 친미 자유주의자들은 남한을 수립하였다. 그와 동일한 형태는 베트남에서도 볼 수 있는데, 친소련 공산주의자들은 북베트남을 수립하였고, 군주제 지지자들은 미국의 동맹인 남베트남을 수립하였다.

2차 세계 대전에 패배한 독일 역시 동·서독으로 분단되었다. 서독은 민주 국가였고, 동독은 공산 국가였다. 심지어 수도조차도 베를린 장벽에 의해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으로 분할되었다. 베를린 장벽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민주주의와 독재주의, 자유와 폭압을 구분하는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1989년 국민 혁명이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을 휩쓸었다. 1989년 11월 9일 동독이 베를린 검문소를 개방했고 마침내 베를린 장벽도 무너져 독일은 다시 통일이 되었다. 냉전은 결국 자유세계의 승리로 끝났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 세계는 단일한 사회ㆍ정치 체제로 통합되었다. ‘국경 없는 세계’와 ‘세계화’ 같은 용어들이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분쟁과 퇴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겨졌다. 물론 성숙한 민주주의 체계와 자본주의 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한 국가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포퓰리즘의 부상은 세계화와 민주화에 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포퓰리즘의 물결은 제3세계에서뿐만 아니라, 북미나 서유럽과 같이 성숙한 민주주의와 경제 체제를 가진 국가에서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지도자들이 대중 영합주의자들이다. 포퓰리즘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이 나쁜 것으로 간주되는가? 포퓰리즘은 민중의 소리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이데올로기이다. 여기에 정의된 민중은 노동 계급과 저소득층 집단, 보통 사람들, 그리고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이다. 그들은 자유 민주주의 엘리트들로부터 등한시되었다고 느끼고 있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나타났다.

포퓰리즘은 ‘좌’와 ‘우’ 모두에서 생성된다. 좌파 포퓰리즘은 사회주의를 신봉하고, 대중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투쟁하며, 평등한 부의 분배를 주장한다. 반면에, 우파 포퓰리즘은 민족주의자들이고 보수적이며, 주관을 강조하고, 개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금 떠오르고 있는 포퓰리즘은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이다. 민족주의자들은 주권을 내세우며 자유 무역과 이민자들의 유입에 반대한다. 그리고 자유주의적 엘리트들과 세계화 추종자들이 국익과 국가 정체성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은 신민족주의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이외에도, 민족주의의 물결은 러시아, 터키, 중국, 일본, 필리핀,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강타하였다. 이전에 서방 국가들을 지향하였던 터키와 필리핀은 이제 그들에 대한 확고한 비평가가 되었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세상을 다시 2차 세계 대전의 원인이 된 파시즘의 시대로 이끌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민족주의, 특히 포퓰리스트적 민족주의를 막으려고 한다. 대신에 그들은 국가는 물론이고 국가의 정체성에 우쭐해하지 않는 다문화주의를 앞세운다. 그들에게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의 부상은 1945년 또는 1989년 이후 세계에 평화와 발전을 가져온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역행 트렌드’이다.

사실 포퓰리즘과 신민족주의의 부상은 세계화와 민주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중들은 2010년대 이래로 세계 경제의 침체를 탈피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자유주의 정책에 희망을 잃었다. 타임, 이코노미스트, CNN에서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포퓰리스트와 신민족주의자들을 조롱했다. 그러한 태도는 국제주의 엘리트들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강화했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벽에 낙서된, 그들을 비난하는 글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이 바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유이다.

국제 정치학 연구에서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이상주의자들은 민주주의나 자유와 같은 가치들을 매우 강조하며, 세상을 색깔이 없는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색깔이 없는 세상에서는 정체성 문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국익은 보편적 가치에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그에 반해 현실주의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강조한다. 세상은 검지도 희지도 않다. 거기에는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인간성과 자연법에 기초한 변하지 않는 요인들이 있다. 현실주의자들은 세상의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 ‘권력, 지리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변수에 기초한 세 가지 열쇠를 제시한다. 각각의 열쇠는 다음의 장에서 논의할 것이다.



권력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인간성을 완성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본다. 민주적 시스템과 자유 시장 같은 올바른 장치를 통해 폭력의 사용은 근절될 수 있으며, 사람들 사이의 불신은 인류애의 정신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현실주의자들은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 현실주의자에게 국가들 사이의 분쟁과 전쟁은 그것이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영원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본성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물질적 성취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국가 간 파트너십이 절대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국가는 상대적 이익을 고려한다. 트럼프가 미ㆍ중 간의 무역 관계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이론상으로는 양국이 모두 이득을 얻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중국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경제는 3% 성장하지만 중국은 10%나 성장한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국가의 힘을 나타내는 지표라면 더욱 그러하다. 중국은 군사력을 강화하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를 위협할 때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들은 왜 권력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쏟는 것인가? 모든 국가의 행동은 인간의 본성 그 자체에서 나온 것이다. 국가는 개인들의 집합체여서 어떤 국가의 행동은 인간성을 반영한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 중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는 권력에 대한 욕구이다.

1651년에 발간한 『리바이어던』에서 토마스 홉스는 인간의 본성인 무한한 권력에 대한 탐욕을 “죽음으로서만 끝이 나는, 권력에 대한 무한하면서도 쉼 없는 갈망”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홉스는 권력의 필요성이 무정부 상태인 인간의 본성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그의 원시적 인간 상태에 대한 설명이다. ‘무정부 상태에서 남는 것은 정글의 법칙뿐이다.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해를 끼치면 누구도 다른 사람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불안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할 목적으로 권력을 추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사람들이 사회 계약을 맺고, 폭력을 사용할 권리를 최고 권위인 정부에 넘겨야만 바뀔 수 있다. 국가는 국방 업무를 수행하고, 범죄를 처벌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폭력의 독점자이다. 이 방법을 통해서만 사람들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들 간의 관계는 초기 무정부 상태의 사람들 간의 관계와 유사하다. 다른 나라의 행동을 감시하는 세계 정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나라든 다른 나라를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다. 이것은 국가들 사이에 불안정을 초래하였다. 그래서 국제법이 제정되었지만 국제법은 국내법과 동일하지 않다. 국내법은 어떤 사람이 법을 위반한다면, 폭력을 독점하는 당국자, 즉 정부에 의하여 벌을 받게 된다. 국제법은 지켜야 할 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비난은 받게 되지만, 처벌받지는 않는다.

따라서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국가는 확장주의 정책에 의해 권력을 최대한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 무정부 상태의 세계에서 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유일한 보장은 최강자가 되는 것뿐이다. 반면에, 강자가 되는 데 실패한 국가들은 그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 힘의 균형에 의지할 것이다. 힘의 균형은 그들 자신의 힘을 기르거나 다른 나라와 힘을 합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국력의 상승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발전시킴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핵무장한 강대국들과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집요하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이다.

힘을 증가시킬 수 없는 약소국가들은 보다 강하고 위협적인 국가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형성한다. 하지만 국제 정치에서는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도 없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에는 적이 될 수 있다. 내 적의 적은 내 친구이다.” 실제로 19세기가 시작되면서 영국과 프랑스는 나폴레옹 치하의 프랑스가 엄청나게 강력했기 때문에 적대적 관계였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부상하는 독일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는 동맹국이 되었다.

힘의 균형은 한 국가가 안전과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중요한 임무이다. 이를 위해 약소국은 강대국과 동맹을 선택하거나, 다른 국가들과 블록으로 동맹을 결성한다. 동맹을 맺지 않거나 중립을 선언하는 것은 그 중립성이 강대국에 유리한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다.

한편 패권국과 패권국이 되려고 하는 국가들은 다른 나라들과의 힘의 격차를 더욱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힘의 격차가 좁으면 패권국을 노리는 국가들이 패권국의 위치를 차지할 인센티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1894년에서 1914년 사이에 일어났는데, 이때 독일은 영국의 지위에 도전하였다.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은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독일 사이의 힘의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에 발생하였다.

패권국의 존재는 보다 번영하고 안정적인 시대 또는 평화를 보장하였다. 팍스 브리태니카는 국제 정치에서 영국이 지배했던 시대로, 영국의 경쟁 국가인 러시아가 크림 전쟁에서 패한 이후 남쪽으로 갔던 1850년대부터 1890년까지, 그리고 독일이 영국에 도전할 때까지의 시기이다. 또한 팍스 아메리카나는 냉전(1945~1989)이 종식된 이후 미국과 다른 나라들 사이의 국력에 엄청난 격차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기까지 미국에 도전할 다른 강대국은 없었다.

패권국의 긍정적인 측면은 패권국은 보다 질서 정연한 세상을 만드는 것. 즉, ‘세계 질서’를 창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은 패권국이 다른 국가들의 주권 침해를 한다는 것이다. 2003년 국제 사회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시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를 명확히 보여 주었다. 견제되지 않는 미국의 힘에 대한 불안감은 중국과 러시아 간의 조약처럼 경쟁 국가들 사이의 조약을 체결하게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의 세상은 과거 10년에 비해 더욱 혼란스러운데, 이는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국력의 격차가 좁혀지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미국이 여러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전면전이 아닌 ‘냉전’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은 패권에 도전하는 힘이 패권과 동등한 지위에 있게 되었을 때 촉발되었다.

오늘날 미국 이외의 다른 강대국의 부상과 함께 신민족주의가 떠오르고 있다. 패권국과 다른 나라들 사이의 격차가 좁혀지게 되면, 다른 나라들은 패권 국가에 의해 수립된 질서를 따르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힘의 경쟁으로 인해 국가들이 무정부 상태에 놓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지리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에게 국경의 개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세상은 둥글거나 평평하며, 기술이 인류를 연결했기 때문에 지리는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육지와 수역을 포함하는 영토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벽이 없는 세상에서도 지리학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모든 국가에는 영토가 있기 때문이다.

땅은 고지대이거나 평평하거나, 비옥하거나 건조하거나, 넓거나 작을 수 있다. 이것들은 어떤 국가에 대한 관심과 위협을 정의할 지리의 모든 측면이다. 만일 어떤 국가가 광대하고 비옥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면, 그 국가는 생산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반면에 그러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국가는 다른 국가의 땅을 차지하거나 통제해야 한다.

평지가 많고 고지대로 보호되지 않는 국가는 고원에 둘러싸여 있거나 고지대에 위치한 국가보다 다른 국가의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된다. 예를 들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산맥 중 가장 높은 알프스산맥에 위치하는 덕분에 많은 병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어떤 누구도 두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3,000미터나 되는 높은 곳에 오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러시아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의 평평한 땅 때문에 더욱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국가의 지리적 구성은 국가 건설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스페인과 아프가니스탄처럼 산맥을 가진 국가는 국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힘든 문제에 직면한다. 멕시코와 같이 외곽에서 멀리 떨어진 중심부를 가진 국가들 역시 효율적인 행정을 펼치는 데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지리는 운명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노력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만큼, 국가도 올바른 전략과 외교 정책으로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물론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 운명을 거스른다는 것은 아니다. 국가가 외교 정책과 관계를 계산하는 데 있어 지리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