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바니에의 시보다 아름다운 예수전
장 바니에 지음 | 나무생각
장 바니에의 시보다 아름다운 예수전장 바니에 지음나무생각 / 2013년 2월 / 272쪽 / 12,800원
머리말1950년,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는예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고,나는 해군을 떠났다.그 뒤로, 그분과 함께 걷고자 노력하면서 우주의 비밀을,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비밀을 조금씩 배워나갔다.그분이 살고 사랑하고 말씀하셨듯이그렇게 살고 사랑하고 말하려고,그분이 당신을 에워싼 악의 세력과 싸우셨듯이그렇게 내 속에 있고 내 주변에 있는 악의 세력과 싸우려고, 나름대로 노력하였다.
예수의 간절한 바람은사람들을 그들의 가난과 애통과 상처와 함께,그들의 가면과 방어기제를 또한 그 아름다움과 함께,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데 있다.그분의 간절한 바람은, 우리를 에고이즘에 묶어놓고내면의 자유와 성숙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다.우리 안에 깊이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해방시켜우리로 하여금 자비로운 남자와 여자가 되게 하고,당신을 닮은 평화일꾼이 되게 하여이 부서진 세상의 아픔과 갈등을 간과하는 대신오히려 그 안에 자리 잡고사랑이 숨쉬는 공동체를 이루어세상에 희망을 불러오게 하는 것이다.
여러 해 동안 나는 예수의 추종자로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기쁨을 맛보기도 했고 자유로워지기도 했다.하지만 그것은 힘든 일이기도 했다.나 자신의 속물근성과 이중성에 낙심했고내 가슴의 상처 입기 쉬운 나약함과허무와 분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다.나는 여러 방어기제와 분노와 다른 도피방법으로내 자신의 나약함을 감싸주려 했다.
그러나 예수의 크신 선(善)은 나를 감화시켰다.그분은 누구에게도 엄격하거나 가혹하지 않고남을 지배하거나, 당신 뜻을 강요하지 않으신다.사람들에게 죄의식을 심어주거나그들을 심판하려고 거기 계시는 분이 아니다.그분을 움직이는 것은 당신의 사명감이다.그분은 강하시고, 그분 안에는진리의 빛과 깊은 겸손과 천진한 사랑과세상에 생명을 주려는 소명과 기다림이 있다.온유한 연인이자 치유자인 예수께서는 충만한 생명으로 우리를 부르시고,우리 각자에게 빛을 비추고자교만, 두려움, 봉쇄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세상 안팎의 어둠을 조용히 파고드신다.그분은 가난하고 비천하고 약하고 부서진 인간들에게 복된 소식을 특별한 방식으로 전하기 위하여 세상에 온 사람이었다.
삼십 년 세월, 여러 장애를 지닌 사람들과 함께나는 라르슈 공동체에서 살았다.이곳에서 우리는 함께 일하고 함께 기도하고함께 싸우고 함께 용서하고그리고 함께 잔치를 벌인다.우리는 서로 돌봐주고, 하나로 결속된 우리의 존재를 자축한다.그들은 약하고 무력하지만 놀랍도록 개방적이고서로를 신뢰한다.이들은 누가 뭐래도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이다.그러나 그들은 내게 사람의 몸이 지니는 의미와 그 연약함을 특별한 방식으로 보여주었다.그리하여, 몸소 사람의 몸이 되어상처 입기 쉬운 나약함으로 내려오신‘말씀’의 의미를 가르쳐주었다.그들과 더불어 나는진실한 교제(communion)가 어떤 것인지를 경험한다. 어떻게 아이처럼 주님께 마음을 열어드릴 것인지그 방법에 대하여,그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들과 함께 살면서,맨가슴들이 사랑을 주고받는 교제가 어째서모든 인간의 기본 경험이며사랑과 자비를 기르고 사람을 성숙시키는 바탕인지 알게 되었다.남자와 여자는 입술의 말이 아니라벗은 알몸으로 사랑을 나눈다.바로 이러한 사랑의 몸짓에서 나는 참된 인간의 교제를 발견했고, 예수가 어떻게 단순한 말이 아니라당신의 몸을 통해 사람들을 사랑하셨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 사이의 참된 교제는 하느님이 현존하시는 곳, 은총의 장소로 바뀔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이 부서진 세상에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그래서 예수의 사랑을 받은 제자 요한이자신의 공동체에 보낸 서신에서 이렇게 썼던 것이다.
“자기가 하느님 안에서 산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요한일서 2장 6절)
넘어뜨리고 일으키시는 예수
예수에 의하여 일어선 사람들은,첫 번째로 예수에게 끌어당겨진 사람들은가난한 사람,절름발이,부서진 사람,배척당해서 모든 희망과 존엄을 잃은 사람,율법을 지킬 수 없었기에 기성체제로부터 죄인으로 몰려변두리로 쫓겨난 사람들이었다.그들은 하느님한테서 버림받았다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예수는 그들을 보셨고,그들을 만지셨고,그들을 사랑하셨고,그들을 고쳐주셨다.그들 안에 희망을 일깨워주셨다.예수 덕분에 그들은자기네가 사악하지도 않고저주받은 몸도 아니고오히려 이 예언자에 의하여,따라서 하느님에 의하여,사랑받는 존재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너무나 많은 부랑자들,악령에 사로잡힌 남자와 여자들이 고침을 받고그분 곁에 남아 있고자 하였다.그들은 그분을 믿고 의지하였다.
그때 스승으로부터 예수를 가리켜“하느님의 어린 양”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있었다.그들 가운데 둘은 ‘어린 양’에 끌려 예수의 제자가 되었다.그들은 그분의 빛과 사랑에 감동하여하루 동안 함께 있었고,다른 사람들도 불러들였다.차츰차츰 남자와 여자들이 예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자기도 모르게 아버지에 의하여 그분께로 끌어당겨진 것이다.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셨고,그들은 가난한 사람,약한 사람,부서진 사람에게 베푸시는 그분의 자비에,그리고 망설임 없이 거침없이예언자의 단순한 언어로 말씀하시는그분의 권위에 감동받았다.그분 안에서 그들은하느님의 사람을,예언자를,어쩌면 그리스도를 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은 그분의 말씀만이 아니었다.오히려 그분의 살아가는 방식에 의하여,그에게서 피어나는 사랑과 밝은 빛에 의하여,그들은 더욱 크게 감동되었다.그에게는 위선이 없었고,겉 다르고 속 다른 메시지가 없었다.그분은 당신의 말씀대로 사셨다.그의 말은 머리가 아니라 당신의 삶에서 나오는 것이었다.그가 관심하신 것은 관념이나 제도가 아니라사람들, 개별적인 사람들이었다.끊임없이 그분은 아픈 사람들을 돌보셨다.사람들이 병을 고치려고 멀리서 그분을 찾아왔다.그는 연민, 선, 친절의 인간이었고그러면서도 권위를 잃지 않았다.하나의 진실이, 하나의 빛이,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그분은 위선을 참을 수 없었고재물과 권세를 얻고자 하느님의 이름을 도용하는 자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으셨다.
갈릴래아 가나 마을 가난한 두 집안의 혼인잔치에서,그분은 난처해진 집안사람들을 구해주려고,하느님 나라가 혼인잔치라는 사실그리고 우리의 맹물 같은 인생을맛 좋은 포도주로 바꿔주고우리의 초라한 인생을하느님 안에서 하나 됨의 황홀한 새 인생으로바꿔주기 위하여당신이 세상에 오셨음을 보여주고자,맹물을 포도주로 바꿔놓으셨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그렇게 예수한테로 끌어당겨졌다.
많은 사람이 메시아를,이스라엘 왕국을 회복하고,인간들의 깨어진 가슴을 치료하여그들에게 자유를 안겨주고자“장차 오기로 되어 있는 분”으로, 기다리고 있었다.예수가 바로 그 메시아였던가?많은 사람이 아픈 몸을 끌고,깨어진 가슴을 안고 그분께로 왔으나,육신의 치유가 마음과 삶의 치유로 이어지기를 바라는그분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였다.
그런가 하면, 호기심으로 또는 병 낫는 것을 보려고예언자를 만나러 온 사람들도 있었다.이유를 모른 채 예수에게로 끌어당겨진 사람들도 있었고,아이처럼 천진하게 구경 온 사람들도 있었다. 냉소적인 사람들도 있었고슬프고 외로워서 울다가 온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는 그들 모두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를 아셨다.로마군에 점령당한 세상,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에서 나오라는그분의 부르심을 받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그들은 죄의식에 사로잡혀,레위처럼,악착같이 돈을 모으며뒤죽박죽 인생을 살고 있었다.물론 그들은 성전에서 추방당했고, 스스로하느님에 의하여 하느님한테서 쫓겨났다고 생각했다.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셨다.그 사랑이 그들을 바꿔놓았고그들의 장벽을 무너뜨렸고그들 안에 잠재되어 있던 생명과 사랑의 기운을새롭게 불러일으켰다.예수와의 만남이 그들을 해방하였다.그들이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예수는 여인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으셨다.예수께서 당신의 깊은 비밀을 드러내어 보여주신 곳은,복음서에 등장하는 가난하고 비참한 여인들 가운데 하나인사마리아 여인,다섯 남자와 살면서 나쁜 평판에 시달리던 여인과은밀한 대화를 나눈 야곱의 우물가였다.만일 그분이 주시는 물을 받아 마신다면그녀 안에서 그 물은“영생을 주는 샘물”로 바뀔 것이다.물이, 생명의 물이, 그녀한테서 솟아나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예수는 당신이 메시아인 것을,오기로 되어 있었고지금 여기에 와 있는 메시아인 것을,바로 그 여인에게 보여주셨다.그 여자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는당신의 비밀을 몸소 밝히지 않으셨다.그 여인에게특별한 방식으로 당신의 힘을 넣어주신 것이다.대화를 마치고 사마리아 여인은급히 마을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일렀다.
“나의 지난 일을 다 알아맞힌 사람이 있습니다.같이 가서 봅시다. 그분이 그리스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분에게로 가서 뵙고,예수가 구세주이심을 믿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