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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명저)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지음 | 이레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지음

도서출판 이레/2001년/251쪽/8,000원



1. 사랑에 대하여

반지


아마도 그것은 별들이 아니리라. 그것은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영혼들이 머무는 천국의 입구이리라. 그래서 그들이 잘 지내고 있음을 우리에게 알리기 위해 그 입구를 통해 반짝이는 빛을 보내는 것이리라. - 에스키모의 전설 중에서

전보가 도착한 것은 8월이었다. 형의 개인 소지품, 필리핀 섬에 있는 무덤 위치, 형에게 수여된 공군무공 십자훈장이 견디기 힘든 슬픔을 더해 주며 집으로 날아들었다. 형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처음 본 순간부터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형은 곧바로 공군 신병 모집소로 달려갔지만 체중 미달로 입대를 거부당했다. 형은 포기하지 않고 식사시간 전에도, 식사시간 후에도, 한밤중에도 계속 먹었다. 그렇게 많은 음식을 먹어 치운 형은 해군사관학교의 저울에 다시 올라갔고, 아슬아슬하게 신체검사에 통과할 수 있었다. 해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형은 해병대에 입대했다. 그곳에서 공중 폭격훈련을 받은 뒤 곧바로 해외에 파견되었다.

형은 그토록 날고 싶어하던 뉴기니 상공에서 비행 중에 적의 포격을 받아 전사했다. 그것이 통지문에 적힌 내용의 전부였다. 어머니는 신앙에 의지해서 슬픔을 견딜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우리가 보기에도 눈에 띄게 늙어 가셨다. 아버지는 날마다 힘없이 직장으로 향했으며,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프리메이슨 클럽(협력과 우애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유명한 비밀 결사 단체)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흥미를 잃었다. 아버지는 프리메이슨 클럽의 반지를 갖는 것이 늘 소원이었다. 그래서 반지를 사기 위해 매달 몇 푼씩 돈을 모으고 있었다. 물론 형이 죽고 나자 그것도 중단되었다.

나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것이 두려웠다. 형은 크리스마스를 무척 좋아했다. 형은 크리스마스 때마다 뜻밖의 선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 몰래 새집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고, 어린 동생을 위해 신비한 장소에 애완용 강아지를 숨겨 놓기도 했다. 그런 형 없이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낸단 말인가? 삼촌과 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시겠다고 연락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면서도 마음은 딴 데 있었다. 아버지는 갈수록 더 오랜 시간 말없이 창 밖을 내다보며 앉아 있었고, 어머니는 근심이 더 깊어졌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12월 23일, 또 다른 소포가 우리 집에 배달되었다. 아버지가 돌처럼 굳은 얼굴로 지켜보는 가운데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가 소포를 풀었다. 소포 안에는 형이 입었던 푸른색 군복이 들어 있었다. 나는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다. 도대체 왜 이런 날 이런 소포를 우리에게 보낸단 말인가? 침묵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형의 군복을 치우기 전에 어머니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면서도 가정주부답게 군복의 주머니를 하나씩 조사해 나갔다.

윗도리의 작은 안주머니에서 곱게 접은 50달러짜리 지폐가 나왔다. 지폐를 펴자 작은 종이쪽지가 있었는데 형의 글씨로 ‘아버지의 프리메이슨 반지를 위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아버지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어떤 아름다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은 기적의 손길, 기쁨의 암시, 조용한 평화 같은 것이었다. 아, 사랑이 주는 치유의 힘이란! 아버지는 가만히 그 종이쪽지와 고이 접은 50달러 지폐를 손에 들고 바라보았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긴 시간 동안... 아버지는 벽에 걸려 있는 형의 사진 앞으로 다가가서 엄숙하게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내 아들아!” 그리고는 눈물과 미소로 가득한 얼굴로 우리에게 돌아섰다. - 존 셔먼 힐버트

나를 천사로 만든 사람


누군가 귀를 기울이고, 손을 내밀고, 용기가 되는 말을 속삭여 주고, 고독한 사람을 이해해 주려고 시도했을 때, 놀랍도록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 로레타 거자틀리스

중학교 1학년 때 나는 우리 동네의 한 병원에서 자원봉사자로 간호사를 돕는 일을 했다. 여름방학 내내 1주일에 서른 시간 정도 일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길레스피 씨 병실에서 보냈다. 그에게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듯했다. 나는 그에게 도움이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 하면서 그의 손을 잡고 얘기를 들려주곤 했다. 어느덧 그는 나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비록 그는 이따금 내 손을 꼭 잡는 것 말고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장기간 의식불명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나는 1주일간 부모님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휴가를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길레스피 씨의 침대가 텅 비어 있었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나는 간호사에게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몇 해가 흘러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였다. 주유소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그가 누구라는 걸 떠올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거렸다. 길레스피 씨가 살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용기를 내어 혹시 다섯 해 전에 의식불명 환자였던 길레스피 씨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의아해 하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는 내가 그를 어떻게 아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그에게 이야기를 하며 보냈는지 설명했다. 그러자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따뜻한 두 팔로 나를 껴안았다. 그는 자신이 혼수상태에 있을 때 내가 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었고, 그의 손을 잡고 있던 내 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자기와 함께 있는 사람이 천사라고 생각했으며 자신을 소생시킨 힘은 바로 그 목소리와 그 손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이야기하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원인도 설명했다. 우리는 둘 다 한없이 눈물을 쏟다가 다시 포옹을 하고는 헤어졌다. 그 이후로 나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내 마음을 날마다 알 수 없는 기쁨으로 채워 주었다. 나는 내가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내 삶에 엄청난 변화를 안겨 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결코 그를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나를 천사로 만들어 주었으니까. - 안젤라 스터길

나는 최선을 다했다


당신이 얼마만큼의 금전적인 수입을 올렸을지라도, 당신이 누군가에게 돈으로 갚을 수 없는 어떤 일을 해 주지 않았다면 당신은 완벽한 하루를 보낸 것이 아니다. - 루스 스멜쩌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찾아갈 때마다 나는 언제나 그들을 껴안아 주곤 했다. 1991년 미국 전대통령의 부인 부시 여사와 함께 에이즈 환자 수용소를 방문한 것은 내게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내가 한 환자의 침대 옆에 앉자 그 남자는 내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는 내 자신에게 말했다. ‘다이애나, 뭘 망설이는 거야? 어서 이 사람을 껴안아.’ 나는 그 남자를 꼭 껴안았다. 그는 내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그 눈물에 내 옷이 젖은 만큼 내 마음도 흠뻑 젖었다.

그 환자의 맞은편에는 아름답고 선한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는 젊은 환자가 누워 있었다. 그는 자신이 크리스마스 무렵에 죽을 거라고 말했다. 그를 찾아온 친구가 침대 옆에서 슬퍼하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 모든 일이 정말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놀랍지 않아요? 내가 방문하는 모든 병원에서 나는 당신처럼 환자 곁에서 슬픔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죠. 하지만 정작 자신이 곧 죽게 되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환자들은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죠. 당신이 지금 친구 곁에 있어주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에요. 당신은 죽어가는 친구를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거예요.” 그는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곳에 있는 것이 무척 편안했다.

궁으로 돌아와 가든파티나 세계 정상급 회담이 열리는 디너 파티에 참석하면 나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된다. 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어느 날보다 내가 말기 환자들의 병원을 방문하고 돌아온 날은, 밤에 자려고 불을 끄면서 내 자신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음을 느낀다. -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전화 요금


‘사랑하다’라는 동사 다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사는 ‘돕다’이다.

- 베르타 폰 슈트너



경제 대공황기가 닥쳤을 때, 모든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멀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아들이 병에 걸려 가망이 없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빌 비슬리는 어떻게 돈을 마련해 자기와 아내가 그곳까지 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는 평생 동안 트럭 운전사로 일했지만 늘 저축할 형편이 못 되었다. 그는 자존심을 죽이고 가까운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도 빌보다 더 나을 것이 없었다. 마침내 절망에 빠진 그는 집에서 한참 떨어진 주유소까지 걸어가 주인에게 말했다. “내 아들이 죽을병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캘리포니아로 전화를 한 통만 쓰게 해주십시오. 나중에 꼭 요금을 갚겠습니다.” 주유소 주인은 걱정 말고 전화를 쓰라고 했다.

그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혹시 빌 비슬리 씨 아닌가요?” 처음 보는 젊은이가 타지역 번호판이 붙은 트럭에서 뛰어내려 그에게 다가왔다. “그렇소. 내가 빌 비슬리요.” 그러자 젊은이는 기쁘게 소리쳤다. “저의 짐작이 맞았군요. 제가 어렸을 때 아드님과 친한 친구였습니다. 함께 많이 놀았지요.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간 다음부터 그 친구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친구가 아프다구요?” “상태가 몹시 나쁘다는 연락을 받았소. 내 아내라도 먼저 그곳에 보내 아들과 함께 있게 할 생각이오.” 두 사람은 잠시 이런저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주유소 사무실로 들어간 빌 비슬리는 미국 서부에 살고 있는 사촌에게 전화를 걸어 가능한 한 빨리 그쪽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빌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그는 주유소 주인에게 돈이 생기는 대로 곧바로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주유소 주인은 아까 그 트럭 운전사가 전화 요금으로 20달러를 놓고 갔다고 말하며,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제가 어렸을 때 당신은 저를 최초로 트럭에 태워 준 분입니다. 저의 아버지가 여섯 살에 불과한 저를 믿고 맡겼던 분이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은 제 친구와 함께 저를 태우고 다른 도시까지 갔으며, 저에게 초콜릿을 사 주셨습니다. 여기 제가 서명한 수표 한 장을 놓고 갑니다. 이 돈으로 부인과 함께 아드님이 있는 곳까지 다녀오시고, 제 친구에게도 초콜릿을 사 주세요. 건강하시구요!”

2. 삶에 대하여

당신은 부자인가?


몸집보다 훨씬 작은 낡은 코트를 입은 아이들이 현관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한 아이가 말했다. “아줌마, 혹시 신문 모아 놓은 것 있으세요?” 난 바빴기 때문에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득 아이들의 발이 눈에 들어왔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진눈깨비에 흠뻑 젖은 작은 샌들을 신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렴. 내가 따뜻한 코코아를 타 주마.” 아이들의 물기 젖은 샌들이 현관의 신발 닦개에 자국을 남겨 놓았다. 나는 코코아와 잼 바른 토스트를 내 놓았다. 그런 다음 다시 집안일을 하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문득 거실의 침묵이 신경 쓰여서 들여다보았더니 남자아이가 말했다. “아줌마는 부자예요? ”내가 부자냐고?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나는 닳아빠진 의자 덮개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자아이가 컵을 접시 받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컵과 접시가 한 세트잖아요.“ 여자아이의 목소리는 영혼의 배고픔으로 허기져 있었다. 그런 다음 두 아이는 신문 뭉치를 들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떠났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이상의 것을 주었다. 평범한 파란색 컵과 받침. 하지만 그것들은 세트였다. 나는 불 위에 올려놓은 감자요리의 간을 보고, 고기국물을 저었다. 감자요리와 고기국물, 지붕, 안정된 직장을 가진 남편, 이 모든 것들 역시 한 세트였다. 신발 닦개 위에는 아직 그 진흙 묻은 작은 샌들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것을 그냥 두리라. 나는 내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가를 또 다시 잊지 않도록 그 발자국이 언제까지나 그곳에 남아 있기를 바랐다. - 마이론 둘란

내가 가진 것


인간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가슴이다. 그가 무엇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그는 부자가 될 수 있다. - 헨리 워드 비처

크리스마스가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하루 빨리 수술에서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한 달이 넘도록 오른쪽 옆구리에서 통증을 느끼다가 의사를 찾았을 때, 의사는 엑스레이를 들여다보더니 한 마디로 말했다. “담석입니다. 목걸이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많이 들어 있군요. 당장 수술해서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결국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은 집안 일은 자기가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챙겨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밖의 것들, 이를테면 크리스마스 빵을 굽는다거나 선물을 사고 집안을 장식하는 일 등은 모두 뒤로 미뤄야만 했다.

수술 후 이틀 동안, 나는 마취에서 제대로 풀려나지 못한 채 끝없이 잠만 잤다.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내가 꽃집에 들어와 있는 줄로 착각했다. 붉은색 포인세티아와 온갖 종류의 꽃들이 창틀 가득 진열되어 있고 한 묶음의 카드가 개봉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침대 옆 스탠드에는 우리집 아이들이 장식한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놓여 있었다. 부모님이 보낸 화려한 장미 다발이 꽃병에 꽂혀 있고, 이웃집에서 가져온 장식용 초들이 테이블에 가득했다. 이 모든 사랑과 관심에 나는 그저 감동할 따름이었다. 남편은 내 친구들이 음식을 만들어 와서 식구들을 먹이고, 네 명이나 되는 우리 아이들을 잘 돌봐 주었다고 전했다.

내가 쾌유를 비는 카드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렸다. “난 그 꽃들이 좋아요.” 나는 고개를 들어 그때서야 비로소 옆 침대에 누워 있는 여성을 처음으로 바라보았다. 커튼이 쳐져 있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그녀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녀가 다시 말했다. “난 그 꽃들이 좋아요.” 나와 한 병실을 쓰는 체구가 작은 그 40대 여성은 다운증후군에 걸린 사람이었다. 키가 작고, 회색 곱슬머리에, 눈은 갈색이었다. 그녀는 어린애처럼 놀라워하는 눈빛으로 계속 내 꽃을 주시했다.

내가 말을 걸었다. “난 보니라고 해요. 당신은 이름이 뭐죠?” “내 이름은 진저에요. 의사 선생님이 내 다리를 고쳐 주겠대요. 내일 아침에 나는 수술을 받아요.” 그녀는 자기가 살고 있는 장애자 공동체에서 열릴 크리스마스 파티에 꼭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 또한 묻지 않았다. 그날 저녁 사람들이 내 병문안을 왔다. 내 아들 아담도 찾아왔다. 진저는 내 손님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누고, 내 예쁜 꽃들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특히 같은 신체 장애자인 아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모두가 떠난 뒤 진저는 내 꽃에 대해 말했던 것처럼 또 다시 말했다. “난 당신의 아들 아담이 좋아요.”

이튿날 아침 진저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나는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복도를 걷다가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병실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나는 방 양쪽의 너무도 큰 차이에 충격을 받았다. 진저의 침대는 단정하게 정리된 채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런 카드도, 꽃도,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 반면에 내 침대에는 꽃이 만발해 있고, 건강을 기원하는 카드들이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듯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아무도 진저에게는 꽃과 카드를 보내지 않았다. 실제로 입원해 있는 동안 단 한 사람도 전화를 걸거나 찾아온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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