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나의 어린 왕자

정여울 지음 | 크레타


나의 어린 왕자

정여울 지음

크레타 / 2022년 8월 / 280쪽 / 15,800원





내 안의 어린 왕자와의 첫 만남



루나와 조이, 첫 번째 만남


분명 내가 흘린 눈물인데,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눈물이 있다. 열네 살, 중학교 1학년 어느 겨울날. 나는 춥고 어두운 골방 안에 난로를 켜놓고 그 불빛에 의지해 『어린 왕자』를 읽다가 갑자기 꺼이꺼이 울기 시작했다. 열네 살 아이가 무에 그리 서러운 일이 많았는지, 거의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오래오래 토해냈다. 내 안에 그토록 많은 눈물이 고여있는지, 그날 처음 알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그 눈물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나의 사랑스러운 어린 왕자가 영원히 지구를 떠나는 장면이 너무 슬퍼서였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그런 설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펐지만, 그 이유를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오랜 시간 내 안의 알 수 없는 눈물은 뚜렷이 해명되지 못한 채 내 안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어른이 되어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내면 아이(inner child)’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내면 아이는 내게 충격적인 개념이었다. 내 안에 영원히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또 하나의 아이가 있다는 것, 육체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자라지 않는 부분이 바로 내면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이제는 나를 지킬 수 있게 된 ‘성인 자아’가 ‘내면 아이’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묘한 양가감정에 사로잡혔다.

반감과 쾌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성의 언어, 어른의 언어로는 이렇게 질문했다. 성인 자아가 내면 아이에게 말을 걸다니,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유치한 것 아닌가. 성인 자아는 이 세상에 힘겹게 적응하며 사느라 바빠 죽겠는데 무슨 내면 아이와 대화를 한단 말인가. 그런데 내 안의 내면 아이는 미친 듯이 기뻐했다. 내면 아이는 성인 자아에게 이렇게 말을 걸었다.

“넌 한 번도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지? 넌 어른이 되어 바삐 살아가느라 하루하루 힘들었겠지. 하지만 난 네가 쳐놓은 마음의 쇠창살 속에 갇혀서 항상 너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 오랫동안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간절히 기다려 온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마치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에게 대뜸 양을 그려달라는 어린 왕자처럼. 이제야 너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뻐. 난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거든.”

내 안의 내면 아이의 첫 번째 외침이었다. 난 그 아이가 그렇게 청산유수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낼 줄은 몰랐다. 한 번도 이름 붙여준 적 없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였다. 아주 무뚝뚝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내 안의 성인 자아는 처음으로 얼떨결에 인사를 했다.

“어, 그래. 너구나. 네가 거기 있었구나. 난 네가 아직도 거기 있는지, 몰랐어. 난 이제 너무 세상에 찌든 어른이 되어서, 미처 널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 미안하구나. 네가 영원히 사라진 줄로만 알았어. 잘 있었니?”

난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내 안의 내면 아이에게 인사했다. 그랬더니 그 아이는 말했다. “네가 잘 있지 못한데, 내가 어떻게 잘 있겠니. 너와 난 원래 하나였으니까. 우선 나에게 이름을 붙여줘. 내면 아이 같은 어려운 단어 말고. 그냥 예쁜 이름을 지어서 붙여줘. 네가 한 번도 되어보지 못한 그런 빛나는 존재의 이름을 붙여줘.”

내가 한 번도 되어본 적 없는, 그런 눈부시게 빛나는 존재라니. 이 되바라진 내면 아이의 거침없는 요구에 나는 화들짝 놀랐지만, 그 말이 맞았다. 난 이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어야만 이 아이와 제대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디서부터 그런 이름이 튀어나온 것일까. 난 얼떨결에 이렇게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 조이(Joy), 널 조이라 부를게! 난 조이라는 이름이 예전부터 좋았어. 이름만 들어도 말 그대로 기쁨이 느껴지잖아. 하지만 차마 그 이름이 좋다고 말하지 못했어. 사람들이 나랑 안 어울린다고 할까 봐. 난 우울한 사람이니까. 걸핏하면 슬퍼하는 사람이니까. 환하고, 경쾌하고, 명랑한 ‘조이’라는 이름, 그렇게 가볍게 반짝이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거든.”

어린 왕자 못지않게 아무런 거침없이 사람의 마음에 곧바로 ‘돌직구’를 날리는 내 안의 내면 아이, 조이는 까르르 웃으며 잘도 조잘거렸다.

“조이, 그 이름 참 좋다. 나도 너에게 기쁨이고 싶어. 하지만 나도 너에게 이름을 불러줘야 우리 둘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넌 항상 슬프다며? 그럼 넌 밤의 사람인 거야? 밤의 사람, 달밤의 사람, 달밤에 어울리는 사람. 응, 그럼 네 이름은 ‘루나(Luna)’로 하자. 루나, 어디 한번 너의 소원을 말해봐.”

“루나, 달밤에 어울리는 이름이라니, 완전 마음에 드는데. 예전에는 제발 이 무서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게 해달라고 빌었어. 그리고 한때는 깊이 사랑했지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부디 잘 지내기를 빌었어.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너무 어려운 소원 말고, 너의 이야기를 무진장 솔직하게 쉼 없이 들려달라고 빌어볼래. 조이, 너의 이야기를 그냥 마음껏 들려줘. 조이, 입이 아플 때까지 한번 신나게 떠들어 봐.”

“그거야 내가 간절히 원하던 바지. 사실 지금은 그렇게 평생 무뚝뚝했던 루나, 네가 나에게 말을 걸어준 것만으로도 기뻐. 난 이제 너에게 자꾸만 부탁을 할 거야. 양 한 마리만 그려달라고. 내 별에 두고 온 나만의 새침하고 아름다운 장미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내 소중한 친구 여우를 잃어버린 이야기도. 네가 그렇게 좋아했지만 이제는 까맣게 잊어버린 어린 왕자처럼.”

내 안의 내면 아이의 서글픈 고백에 가슴이 저려 왔다. 나에게도 나만의 어린 왕자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한때는 너무나 사랑했던 이야기 속의 어린 왕자, 그 이야기가 도저히 머나먼 나라 프랑스의 비행기 조종사가 쓴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냥 완전히 내 이야기’ 같았던 그 시절의 나를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것을.

그제야 내가 미처 다 흘리지 못했던 내면 아이의 눈물을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열네 살의 겨울밤. 일부러 형광등이나 스탠드를 켜지 않고, 빨간 난롯불에 의지해 바닥에 웅크린 채 『어린 왕자』를 읽었던 내 안의 내면 아이. 나는 그 아이를 잃어버릴까 봐 그토록 서럽게 울었던 것이다. 입시 지옥의 광풍에 휘말려, 온갖 입학과 면접과 취업의 스트레스에 찌들어, 사람을 사랑하고 헤어지고 아파하는 그 모든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에 휩쓸려, 나는 내 안의 어린 왕자를 잃어버렸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난로 불빛에 의지해 고요히 나만의 어린 왕자를 어여삐 쓰다듬던 열네 살의 나를 간절히 되찾고 싶다는 것을. 그 후로 나는 가끔 내 안의 내면 아이를 불러 안부를 묻곤 했다.

“조이, 있잖아. 사실 난 네가 너무 그리워. 난 어른이 되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거든. 하지만 난 아무래도 널 되찾을 수 없을 것 같아. 너무 뻔한 어른이 되어버렸거든. 너를 보면 한없이 부끄러워져. 이제 지금의 내 모습엔 그 시절 어린 왕자 같은 순수함이 전혀 없어.”

내가 돌보고 보살펴야 했던 내 안의 내면 아이, 조이는 한없이 슬픈 표정으로 도리어 나를 걱정했다.

“난 네 안에 어쩔 수 없이 갇혀 있던 것이지 결코 사라진 게 아니야. 난 항상 너를 향해 힘찬 응원을 보내고 있었는걸. 네가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내도, 어른들만 할 수 있는 멋진 일들을 해내도, 네 안의 어린아이는 죽지 않아. 어린 왕자가 지구를 떠났지만 사하라 사막의 어느 모래 언덕 위에서 반짝이는 별로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그 순간 나는 내면 아이가 ‘뭔가 모자란, 덜 자란, 가르침이 필요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면 아이는 내가 언젠가는 되찾아야 할 내 안의 소중한 잠재력이며, 어린 왕자처럼 해맑고 여리면서도 당차고 사랑스러운 내 안의 가장 환한 빛이었다.

이제야 그 이해할 수 없던 눈물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나는 그때 막 어른이 되려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내 몸은 더 이상 어린이의 몸이 아니었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사춘기 같은 거추장스러운 통과 의례 따위는 재빨리 건너뛰고 싶었다. 어느 날은 못 견디게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느 날은 결코 어른 같은 건 되고 싶지 않기도 했다. 어른이 되면 더 이상 내 안의 어린 왕자를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어른이 되면 내 안의 어린 왕자, 내 안의 그토록 아름다운 내면 아이와 끝내 작별할까 봐 미치도록 두려웠던 것이다.

어린 왕자의 말


“저…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

“응?”

“양 한 마리만 그려주라니까….”

나는 그 순간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 눈을 비비며 주위를 잘 살펴보았다. 이제 보니 아주 신기하게 생긴 조그만 아이가 나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 물론 그는 내가 그린 이 그림보다도 훨씬 매력적인 소년이다. 하지만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여섯 살 때 이미 어른들의 잔소리 때문에 화가의 꿈을 포기한 후, 나는 뱃속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하는 보아뱀을 혼자 그린 것 빼고는 제대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난데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 아이를 나는 깜짝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여러분은 내가 지금 사람이 사는 곳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외딴곳에 홀로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그런데 이 아이는 길을 잃은 것 같지도 않고, 피곤하거나 배고프거나 목마르거나 무서워서 죽겠다는 얼굴도 아니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아이 같은 기색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잠시 후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너는 뭘 하는 거니?”

그러자 그는 매우 중요한 일이나 되는 것처럼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아까와 같은 부탁을 되풀이하는 것이었다.“부탁할게… 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

너무나 갑자기 엄청난 일을 당하게 되면 함부로 거절할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죽음의 위협에 처한 나는 정말 엉뚱한 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서 종이와 만년필을 꺼냈다. 그러나 내가 배운 것은 고작 지리, 역사, 산수, 문법 따위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기분이 나빠진 목소리로) 난 그림을 잘 못 그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또 속삭였다.

“괜찮아. 양 한 마리만 그려주면 돼.”

나는 양을 한 번도 그려본 적이 없었기에, 내가 그릴 수 있는 두 가지 그림 중 하나를 그려주었다. 뱃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뱀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했다.“아니, 아니! 보아뱀 뱃속의 코끼리는 싫어. 보아뱀은 너무 위험해. 그리고 코끼리는 너무 부담스러워. 내가 사는 곳은 정말 작은 곳이야. 난 양을 갖고 싶다니까. 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그래서 나는 양을 그려주었다.



아직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우리 안의 내면 아이는 아직도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서 남몰래 울고 있습니다. 당신 안에는 햇빛 아이와 그림자 아이가 있습니다. 그림자 아이는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울고 있고, 햇빛 아이는 우리 안에 미처 날개를 펴지 못한 눈부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요. 햇빛 아이와 그림자 아이는 본래 하나였습니다. 당신 안에서 울고 있을지도 모를 내면 아이에게 별명을 붙여주고, 그 아이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언제든지 불러낼 수 있도록, 아주 쉽고 친근한 별명을 붙여주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행복했던 때가 언제지?



괜찮은 척했지만 실은 괜찮지 않았어


조이는 그날 이후로 루나에게 시도 때도 없이 말을 걸어온다.



조이: 루나, 왜 너는 우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는 그렇게 어두운 기억밖에 없어?루나: 물론 아니지.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아.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대체로 우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상처를 많이 극복했다고 믿었는데 어떤 날은 와르르 무너져 버려.조이: 어떤 날?

루나: 누구랑 제일 친하냐는 질문을 받은 날. 누구나 가장 친한 친구는 있다고들 하잖아. 그런데 나는 평생 좋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되었어.

조이: 너에겐 좋은 친구가 이미 있잖아. 그들이 편하지 않아?

루나: 조이, 너도 아는구나. 내 멋진 친구들. 그런데 그게 문제야. 분명 좋은 친구는 맞는데, 내가 편하게 느끼지를 못하는 거. 그 친구들은 참 좋은 사람들인데, 나는 아주 친한 친구 앞에서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해. 그들이 날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을까 봐 두려워. 앞에서는 나에게 방긋방긋 웃어주고, 뒤돌아서면 날 싫어할 것 같아.

조이: 루나, 혹시 그 일 때문이야?

루나: 무슨 일?

조이: 어렸을 때, 친구에게 배신당했던 일. 네가 제일 좋아했던 친구가 네 등 뒤에서 널 욕했잖아. 네가 없는 줄 알고.루나: 아, 그랬지. 어쩌면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서 자신감이 없어진 것 같아. 저 사람이 앞에서는 친절한데, 뒤에서는 내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나 참 바보 같지?조이: 아니. 누구라도 그런 일을 당하면 상처받았을 거야. 넌 상처받을 자격이 있어.



루나: 상처받을 자격이 있다니. 그 말 참 좋다. 난 상처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나 봐. 난 소심하고, 너무 자주 상처받고, 그런 성격이 문제라고 생각했으니까.조이: 아무도 상처주지 않는데 혼자 상처받을 수는 없잖아. 루나 너도 그렇지만 어른들은 참 이상해. 자꾸만 스스로를 찌르고 할퀴잖아. 자기 자신을 아프게 하는 일을 좀 멈추면 좋겠어.루나: 조이, 넌 역시 조이라는 그 이름에 어울리게 밝아서 참 좋다. 원래 내면 아이에게 성인 자아가 위로를 해줘야 하는데. 우린 왜 반대지? 네가 나를 위로하고 있잖아.

조이: 어른인 네가 나보다 더 나약하고 불쌍하니까 그렇지. 넌 네가 원하는 것을 다 가졌는데도 항상 불행하잖아. 루나 넌 참 이상해. 멀쩡한 자신을 매일 할퀴고 있어. 루나: 그런가? 내가 원하는 것을 다 가졌나? 난 결점투성이인데.

조이: 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잖아. 그리고 네 곁에는 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것 말고 뭘 더 바라는 거야?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그런 걸로 널 만족시킬 수 있어?루나: 그렇게 많은 걸 바라진 않아. 물론 예전에는 나도 바랐어. 더 좋은 집, 더 많은 통장 잔고, 더 뛰어난 무언가를 항상 바랐어. 하지만 요즘은 더 소박한 꿈을 꿔. 더 많은 걸 바랄수록 삶이 더 피곤해진다는 것을 알았거든. 요즘 나의 소원은 이거야. 조이 너처럼 밝아지고 싶어. 내 안에 너처럼 환하고 해맑은 존재가 있다는 게 아주 큰 힘이 돼. 너와 이야기를 하면 이상하게 힘이 나.

조이: 그것 참 반가운 소리다. 네가 나의 소중함을 이제야 알기 시작했다니! 하하! 칭찬은 항상 기분 좋아. 다시 아까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어린 시절 그 친구는 왜 너를 욕한 거야?루나: 어른들이 나와 친구를 자꾸 비교하니까. 그게 싫었던 것 같아. 나의 성적이 조금 더 좋고, 내가 좀 더 피아노를 잘 친다는 것이 그 친구에게는 스트레스였어. 난 내가 뭘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는데, 그 친구는 내가 가진 걸 항상 질투했어. 그런데 나도 그 친구를 부러워하긴 했어. 그 애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고, 반장도 여러 번 하고, 한 마디로 카리스마 있었어. 난 그 친구가 부럽긴 했지만 뒤에서 욕하진 않았거든. 그 친구를 많이 좋아했으니까. 그런데 그 친구가 나를 욕한 건 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좋아하는데, 어떻게 뒤에서 험담을 하겠니.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