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역사
한스외르크 퀴스터 지음 | 돌배나무
숲의 역사
한스외르크 퀴스터 지음
돌배나무 / 2021년 11월 / 202쪽 / 13,000원
숲은 무엇인가?야콥 그림과 빌헬름 그림 형제가 편찬한 독일어 사전을 보면 ‘숲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이 나온다. “숲은 키 큰 나무들이 키 작은 나무와도 섞인 채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넓은 규모의 평지로 이해된다. 규모가 더 작고, 나무들이 더 넓은 가격으로 심어진 작은 숲과는 구별되며, (…) 키 작은 나무들로만 이루어진 관목림과도 구분된다.” 숲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학자들은 더 정밀하기를 원한다. 숲이라고 칭하려면 나무들이 들어선 면적은 얼마나 넓어야 하고, ‘키 큰 나무들’은 얼마나 커야 할까? 또 숲과 작은 숲의 차이는 무엇이고, 숲과 작은 숲의 나무들은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하며, 키 작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관목림은 숲과 어떻게 구별될까? 이런 것들을 규정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가령 나무의 최저 높이, 전체 수량의 최저 규모, 나무가 들어선 전체 면적을 확정하는 것으로 숲의 개념을 정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개념 규정들 중 어느 것도 자연과학적 관점에서는 모호한 두 문헌학자의 개념 설명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숲은 풍경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숲을 정의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분명해진다. 모든 풍경은 항상 자연적인 변화, 세련되게 가꾸는 인간의 영향, 풍경에 대해 발전시킨 이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풍경에 대한 이념은 인간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하나의 풍경은 항상 문화적으로 구성된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아 ‘원시림’이라 할 수 있는 숲도 문화적인 관점에서 인식되어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숲은 자연에 의해서도 문화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이때 문화는 한편으로는 세련되게 가꾸는 인간의 작용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이 숲에 대해 발언한 이념들이다.
한편 숲의 자연은 항상 현재의 외형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숲의 변화를 야기하는 자연적인 발전은 매순간 진행되는데, 이 과정은 자연과학의 관심사다. 광합성과 호흡, 물의 순환, 식물의 성장과 거기에 영향을 받는 동물계의 발전과 먹이사슬, 나무와 식물의 다른 생물들과의 공생, 그 과정에서 나무와 전체 숲으로 운반되는 무기질이나 공기 중에 존재하는 질소의 고정, 나무의 죽음, 생물학적 물질의 분해, 죽은 나무를 대체하는 새롭게 자라나는 다른 나무 등 이러한 모든 자연적 발전 과정은 장기적으로 숲의 변화를 야기한다. 새로운 나무종들이 확산되고 다른 종들은 사라진다. 자연이 지배하는 곳에 변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자연은 과정으로도 묘사되어야 한다.
그리고 숲의 문화는 일차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는 숲의 이용을 의미한다. 숲의 개간, 즉 매우 중요하고 인기 있는 원료인 나무의 채취는 자연적인 영향처럼 숲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숲을 하나의 풍경으로서 항상 똑같은 외관을 유지하도록 가꾸는 방식이 추구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다시 자라나는 나무를 뽑아내야 한다. 그런 다음 뽑아낸 자리에 숲의 천연갱신을 촉진하거나 나무를 새로 심어야 한다. 그리고 숲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식생 지역 내 동식물종의 다양성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문화적 목표와 결합시키는 방법도 있다. 나아가서는 숲을 관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발전하도록 내버려두는 방식을 취할 수 있는데, 이 역시 문화에 해당한다.
숲의 자연과 문화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념이 발전했는데, 이 이념들은 자연적 또는 문화적 과정의 정확한 이해와 마찬가지로 정당성이 있지만, 그것이 이념이라는 점은 밝혀져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자연의 개념이 보다 정확하게 고찰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해하는 자연 개념은 자연과학자들의 규정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숲과 숲 생태계의 안정성에 대한 이념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데, 이 이념은 숲의 자연적인 역동성에는 모순된다. 따라서 자연 개념은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자연과학자가 생각하는 자연 개념은 역동성과 결합되고, 문화적 이념이나 관념으로서의 자연 개념은 안정성과 결합된다.
한편 원칙적으로 지구상에는 세 군데의 숲 지대가 존재한다. 열대 지역과 온대를 둘러싼 북반구와 남반구다. 그러나 남반구에서는 대륙의 일부에 해당하는 남아메리카 남단, 아프리카 남쪽,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남쪽 해안만 숲 지역에 포함된다. 그 때문에 북쪽의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에서 볼 수 있는 숲과 같은 정식 숲 지대는 형성되지 않았다. 숲은 가장자리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곳이 몇 군데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바위들로 인해서 갑작스럽게 중단되는 곳을 생각할 수 있다. 그 밖에 다른 곳들에는 촘촘하게 형성된 숲과 숲이 없는 지형 사이에 이행대(에코톤, ecotone)라고 하는 넓은 전이 지대가 존재한다. 이 경계 지대는 점차 변화하는데, 나무들의 씨와 열매가 지금까지 나무들이 있던 곳 바깥 지역에까지 떨어졌다가 그곳에서 다시 싹을 틔우고 자라기 때문이다.
지리학적 방법을 이용하면 숲 가장자리로 인식되고 지도에도 표시되는 하나의 선을 확정할 수 있다. 가령 이행대를 관통하는 선을 그어 키 큰 나무들이 있는 지대와 키 작은 목본식물이 있는 지대를 나눌 수 있다. 또는 숲의 가장 바깥쪽에 약 5m 높이의 나무들이 바닥 면적의 약 30%를 덮은 곳을 경계로 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중에 지도에도 표시하게 되는 이런 경계는 숲의 자연적인 경계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숲의 자연적인 경계는 지도상에 나타나는 것처럼 분명하지 않고, 그 주변의 생태적 조건도 변하지 않는다. 또 지도만 보아서는 산림 기후가 형성되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지구상의 숲들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오늘날 주로 인간의 영향으로 조성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도저히 알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쨌든 자연과학자는 그것을 말할 수 없으며, 그에게 거기에 대해 더 정확하게 말하라고 요구하는 건 잘못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숲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 시점이나 그 영향이 강해지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부터인지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이 인간의 영향이 점점 커지는 숲으로 변화되는 과정은 아주 서서히 진행되었다. 지구 역사에 인간의 영향이 커진 시대를 일컫는 인류세는 수천 년의 시간 속에서 시작되었고, 앞으로 인간의 영향이 어디까지 더 나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인류세의 시작을 규정하는 일은 이념에 의해서만 가능할 뿐이고 자연과학적으로 뒷받침해서 확정하기는 어렵다. 전체적으로 숲의 개념 규정은 앞에서 인용한 독일어 사전의 정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나무숲에는 나무들이 있어야 하는데, 식물학적 관점에서 나무는 고등식물에 속한다. 이는 나무가 높이 자라서가 아니라 고도로 발달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나무는 경엽식물이라고도 하는데, 근본적으로 한 경엽체의 세 부분인 뿌리, 줄기, 잎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엽식물에는 양치식물과 종자식물(꽃식물)이 포함되는데, 식물 분류학에서 ‘식물계 식물문’으로 구분되는 이 두 그룹에는 초본식물도 있고 덤불과 나무도 있다. 그러나 식물의 계통을 분류할 때는 나무, 덤불, 풀처럼 외적으로 드러나는 식물의 형태가 결정적인 건 아니다. 그 세 가지 형태를 모두 드러내는 식물군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장미과가 그런 경우다. 사과나무와 산사나무, 장미는 관목으로서 장미과에 포함되지만 여기에는 초본인 작은 양지꽃도 속해 있다. 나무, 덤불, 풀은 식물이 살아가는 형태이며 이들을 구별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겨울눈의 위치다. 나무와 덤불은 겨울눈이 땅 위로 나 있어서 겨울철 추위에 무방비로 드러나 있다. 그런데 나무와 덤불을 구분하는 것이 항상 간단한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하나의 줄기를 갖고 있고 위쪽에서 가지를 뻗는 반면, 덤불은 땅바닥 근처에서부터 가지가 갈리는 여러 개의 얇은 줄기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나무는 양치식물 및 종자식물문에서 하나의 뿌리가 아닌 하나의 전체 뿌리 조직과 두꺼운 하나의 줄기, 수많은 잎이 달린 수관으로 구성된 특수한 경엽식물이다.
종자식물은 경엽식물의 일반적인 특징들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게다가 꽃도 피지만, 그 사실이 다른 경엽식물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기본 요소들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종자식물에 특징적인 꽃은 이미 언급된 경엽체의 요소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꽃받침, 꽃잎, 수꽃술, 심피(암술을 만드는 구성요소)는 잎이 변화된 형태이고, 심피의 암술대는 싹이 연장된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숲에서 종자식물에 속하는 나무들은 활엽수와 침엽수로 분류되는데, 활엽수는 씨방 속에 씨가 들어 있는 속씨식물이며, 거의 모든 초본식물이 이 그룹에 속한다. 반면에 침엽수는 씨가 겉으로 드러나 있어서 겉씨식물이라고 하며, 나자식물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활엽수와 침엽수는 잎의 형태로만 구분하지는 않는다. 다만 뾰족한 바늘 모양도 매우 특징적인 형태의 잎이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훨씬 더 중요한 차이는 나무의 구조에 있다.
한편 경엽식물이나 나무는 그 자체로 완성된 유기체다. 그러나 나무는 동물과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 나무는 뿌리에서 물과 무기질을 흡수하고, 동물도 부양할 수 있는 당이나 영양소는 수관부에서 생성한다. 그리고 나무의 각 영역들 사이에서는 물질대사가 이루어진다. 그것은 물리적-화학적 과정의 토대 위에서 작동한다. 나무에는 동물의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심장과 같은 중심 기관이 없다. 또 어떤 식물도 동물처럼 신경을 가지고 있지 않고, 식물은 신경이 없는 존재로서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또 동물처럼 먹이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고,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낸다. 반면 동물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동물의 유기체는 필요한 무기질을 무엇보다 식물을 먹는 것으로 충당한다.
그러므로 동물은 식물 없이는 살아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식물은 동물이 먹는 유기물을 합성하고, 동물이 호흡하는 데 필요한 산소를 배출하며, 동물의 먹이에 포함되어야 할 무기질까지도 흙에서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동물이 없는 식물의 삶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동물은 꽃가루와 열매, 씨를 퍼뜨려 식물의 번식을 돕지만, 많은 식물이 거기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숲이나 다른 생태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동물보다는 식물을 연구하는 일이 항상 더 중요하다. 다만 대다수 사람들이 식물이 아닌 동물을 통해서 생태계에 접근한다는 것이 문제다.
변화하는 숲, 숲의 천이숲의 전체 생태계를 견고한 구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숲은 특히 두 가지 주요인 때문에 변화한다. 첫 번째 요인은 숲에서 살아가는 각 생물들의 성장과 죽음이고, 두 번째 요인은 계속해서 다른 유기체들을 탄생시킬 수 있는 천이다. 이때 우연이나 자연법칙에 따라서 생태계의 개별 요소들이 다른 요소들로 대체된다. 천이는 1차 천이와 2차 천이로 구별된다. 1차 천이는 현저한 기후 차이와 같은 생태계 조건의 급격한 변화에 근거한다. 가령 상당한 기온 상승은 생태계와 그 생태계 내 식생의 변화를 초래하는데, 이 경우에는 동식물종들만 새로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토양까지 변한다. 예로 약 250만 년 전, 빙기와 간빙기가 여러 번 교대되었던 빙하가 끝나갈 무렵에 1차 천이가 일어났는데, 이에 오늘날의 스텝 지대와 툰드라 지대의 토양과 비슷한 드넓은 평지가 산림 토양을 가진 숲이 되었다. 빙하기의 모든 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도 1차 천이가 나타났는데, 이때는 숲이 죽어버리거나 늙은 나무들이 젊은 나무들로 대체되지 않았다. 빙기의 1차 천이가 진행된 세부 과정은 간빙기의 1차 천이보다 덜 알려졌다. 그러나 천이는 일어났고, 우리는 빙하기의 간빙기, 또는 제4기에는 지구의 온대가 숲으로 덮여 있었지만 빙기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차 천이와는 달리 2차 천이는 광대한 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변화에 기인하지 않고, 나무들이 죽어서 생긴 공터 등 작은 공간에서 자연적으로 시작되었다. 폭풍우나 산불도 넓은 공터를 남길 수는 있지만, 빙하기의 시작이나 끝처럼 전체 숲 지대를 파괴하거나 새로 탄생시키지는 못한다. 어떤 경우라도 2차 천이에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숲의 한 구역이 다시 나무들로 뒤덮인다. 이때 토양은 바뀌지 않는다. 이미 형성된 산림 토양은 2차 천이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산림 토양을 유지한다.
숲이 오래 존속할수록 숲에서는 빈번하게 2차 천이가 발생한다. 2차 천이는 숲에 생긴 공터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데, 이런 공터의 대부분은 교목층에 있던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면서 그 주변에 있던 또 다른 나무들까지 쓰러뜨리는 것으로 생겨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넓은 공터도 있다. 이는 거센 바람이 나무들을 쓰러뜨리거나 고산 지대에서 일어난 눈사태, 산사태나 산불, 대대적인 충해에 의해 생겨난다. 그런 공터가 생기면 갑자기 아주 많은 햇빛이 바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이제 많은 식물은 집중적으로 광합성을 하고 더 빠르게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다른 식물들도 갑자기 나타나는데, 이 식물들의 씨는 수십 년 동안 땅속에 잠들어 있다가 숲에 공터가 생겼을 때 빠르게 싹을 틔운다. 디기탈리스와 베르바스쿰, 딸기도 그런 식물군에 포함된다.
공터에는 일시적으로 전형적인 초지 식물로 여겨지는 식물들도 번성한다. 그러면 많은 동물도 그런 공터를 찾아오는데, 울창한 숲속보다는 먹이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초식 동물들은 공터를 무성하게 뒤덮기 시작한 식물들의 새싹을 뜯어먹는다. 몇몇 동물은 씨와 열매도 가져온다. 그래서 공터에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식물들도 퍼져나갈 수 있다. 이처럼 숲속 어딘가에 계속 생겨나는 공터는 식물 군락의 변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쨌든 새로 퍼지기 시작한 식물종들은 교목층의 큰 나무들이 드리우는 그늘 아래보다는 공터에서 확고하게 뿌리내릴 기회가 훨씬 크다.
우리는 숲에서 더 오래된 부분들과 나중에 생겨난 부분들의 모자이크를 만나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에서는 새로 생겨난 공터에서 이전의 숲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발달이 진행된다. 숲 발달의 모자이크-순환 구상(순환적 천이)은 거기서 유래했다. 그러나 숲의 발달은 결코 정확히 순환적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2차 천이가 일어나는 동안 식물종들이 새로 정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1차 천이와 2차 천이의 과정은 많은 점들이 이론적으로만 알려져 있다. 숲의 자연적인 변천은 대부분 수백 년에서 심지어 수천 년을 거치는 동안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과정을 전체적으로는 관찰하지 못하지만, 천이의 개별적인 단계나 모자이크 순환의 각 시기들은 알 수 있다. 또한 1차 천이와 2차 천이가 시작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도 알고 있다. 이때 모든 끝지점은 동시에 새로운 발달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간빙기 초기에 심각한 기후 변화의 결과로 광대한 지역에 걸쳐 1차 천이가 일어났고, 그 뒤에는 항상 더 좁은 지역들에서 숲이 잘 갱신될 수 있는 2차 천이가 이어졌다. 그리고 간빙기 끝에는 숲 지역이 대대적으로 파괴되고 탁 트인 평원으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숲의 상업적 이용중세 중부 유럽 전역에 형성된 정착 취락의 토지 이용 체계와 결합하여 조금 더 규모가 커진 무역이 시작되었고, 다양한 상업 활동도 등장했다. 특히 13세기에는 점점 더 많은 새로운 도시 중심지들이 세워졌는데, 이들 중심지에서는 나무를 원료로 사용하는 다양한 수공업이 발달했고, 도시의 시장들은 무역을 끌어들였다. 그리하여 주민 수와 그들의 수요가 증가했고, 그와 함께 매우 중요한 원료의 공급원인 숲의 이용 압박도 매우 강해졌다. 상업적 이용과 무역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농촌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도시는 하천과 인접한 지역에 세워졌기 때문에 도시 한가운데나 가장자리에 나무로 둑을 쌓았다. 그러면 둑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고, 나무로 된 물레방앗간을 만들어 도시가 포위되더라도 거기서 매일 곡식을 빻고 밀가루를 생산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