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잘못됐습니다
메이어 크리거 지음 | 생각정거장
잠이 잘못됐습니다
메이어 크리거 지음
생각정거장 / 2019년 1월 / 447쪽 / 17,000원
나는 지금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가?
왜 잠을 자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피로를 호소하는 암 환자의 이야기 上 - 한 환자가 근 2년 동안 피곤함을 달고 살았다고 호소했다. 그 아내도 남편의 힘이 고갈된 상태라고 확인해줬다. 담당의는 이 환자의 우울증을 의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울증을 전제로 한 치료가 효과가 없었고 혈액 검사 결과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운이 하나도 없고 너무 피곤하다는 환자의 말은 그냥 무시되었다. 증세는 날로 더 심해졌다. 그제야 여러 검사를 시작했고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는 것이 발견됐다. 즉시 대장암 진단을 내리고 바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불면증을 호소하자 이 환자를 내게 보냈다. 담당의는 암 진단을 받고 불안감이 고조된 것을 불면증의 원인으로 본 것 같았다. 이 환자와 담당의는 2년 동안 수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다는데도 결국은 진정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졸음 증상에 대한 인식 및 제대로 된 설명] “피곤하다.” “피로를 느낀다.” “기운이 없다.” “기진맥진한 상태다.” 자신에게 수면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히 자신의 상태나 증상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증상의 의미가 의사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이처럼 초점이 어긋난 의사소통은 정확한 진단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이 올바른 치료를 받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그러므로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설명할 때 실제로 나타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로 “피곤해요”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TV를 보다가 항상 잠이 들어요”라고 하거나 “컴퓨터를 하다가도 잠이 들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낫다.
[불면증] 의사에게 불면증이 있다거나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쉽게 잠이 오지 않고, 잠이 들어도 아침까지 푹 자지 못하고, 너무 일찍 잠이 깨고, 잠에서 깨도 개운하지 않고 계속 찌뿌듯한 상태인가? 이 중 몇 가지가 자신에게 해당하는가? 혹시 이상의 증상 전부를 경험하는가? 잠을 자려고 애쓸 때 어떤 느낌인가? 심리적인 문제인가 아니면 육체적인 문제인가? 다시 말해 몸을 계속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가? 이처럼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더 정확하게 그리고 더 자세하게 묘사할수록 의사는 환자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기타 수면 장애] 졸리거나 쉽게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수면 장애의 유일한 증상은 아니다. 수면 장애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으며 이 중에는 적절한 치료나 수면 클리닉의 도움을 요하는 것도 있다.
① 몸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상태 - 온종일 안절부절 못하고 밤에도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 특히 밤에는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더욱 강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상태를 극복하려면 결국 몸을 움직이거나 아니면 잠에서 깨어나 걸어 다니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② 선잠을 자면서 꿈을 꿈 - 잠들기 전에 몇 분 동안 혹은 잠든 직후 몇 분 만에 잡다한 소리와 생생한 시각적 이미지 심지어 다양한 신체 부위에 느껴지는 감각 등을 동반한 정신 사나운 꿈(혹은 악몽)을 마구 꾸는 사람이 있다. 이런 유형의 꿈을 입면 환각이라고 한다. 수면 박탈 상태인 사람은 때때로 입면 환각을 경험하며 이러한 증상은 기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비몽사몽간의 환각 상태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사람은 꼭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③ 가위 눌림 - 밤에 잠에서 깼는데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있다. 이것은 자신은 꿈을 꿨다는 사실도 또 꿈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나, 사실은 꿈을 꿨고 그 꿈에서 깼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면 마비가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면(1년에 한 번 정도) 치료를 요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기민증의 공통적 증상이다. 주간 졸음증이 있으면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기면증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④ 수면 중의 이상한 행동 - 아래에 제시하는 것과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이에 관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ㄱ. 몽유와 잠꼬대: 매우 일반적인 증상이며 특히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ㄴ. 악몽: 비슷한 내용의 악몽을 자주 꾼다거나 본질적으로 폭력적이고 수면을 심각하게 방해한다면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일 수 있다. ㄷ. 꿈에 대한 신체적 반응: 꿈의 내용에 신체적으로 반응하거나 꿈 속 장면을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 꿈을 꾸는 사람이 주먹을 마구 휘둘러 자신이나 옆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도 있는데, 이는 렘수면 행동장애(RBD)의 증상으로서 매우 위험한 상태일 수 있으며 보통 치료를 요한다. ㄹ. 과도한 움직임: 자는 도중에 몸을 계속 움직여야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모두가 운동 장애의 증상이다. 자면서 이러한 행동을 하고 불면증이나 주간 졸음증이 있다면 그냥 넘길 것이 아니며 치료를 요하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
피로를 호소하는 암 환자의 이야기 下 - 앞의 암 환자는 여러 검사를 마친 결과 환자가 처음에 느꼈던 대로 졸음증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 환자는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할 때 ‘피곤하다’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불면증이 암 진단을 받기 약 1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기는 하나 의사는 환자의 수면 패턴에 관해 상세히 물어보지 않았다. 환자의 증상은 잠자리에서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는 이른바 하지 불안 증후군으로 발전했고, 이것이 숙면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 환자는 철분 결핍으로 인한 하지 불안 증후군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대장암으로 인한 잠행성 출혈이 철분 결핍을 초래했고, 이 때문에 하지 불안 증후군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므로 불면증과 졸음증 둘 다 대장암의 증상이었다. 만약 환자 본인과 담당의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대장암을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환자가 나를 찾아왔을 때도 여전히 철분이 결핍된 상태였다. 그래서 환자에게 철분제를 처방해줬다. 아마도 이것이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환자는 수면 장애의 증상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나타난 증상이 수면 장애의 증상인지 아닌지 알아야 그것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증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증상을 의사에게 제대로 설명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푹 잔다는 건
왜 잠을 자는지 알아야 한다
[잠이 대체 뭐기에] 수많은 실험 과학자가 수면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모든 생명체에 왜 수면이 필요한지 아무도 그 이유를 명확히 규명해내지 못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어떤 동물이든 잠을 자지 못하면 결국 죽고 만다는 사실뿐이다. 뇌 세포가 생산한 물질 가운데 불필요한 물질 제거, 에너지 보존, 주요 신체 기능의 회복, 손상된 조직의 복구 등을 인간이 잠을 자는 이유로 꼽는다. 예를 들어 어떤 호르몬은 주로 수면 중에 분비된다. 연구를 통해 확실히 밝혀진 사실 가운데 하나는 우리 인간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체에서 수면이 담당하는 중요한 기능이 한둘이 아니며 필요와 목적에 따라 수면 유형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깊은 수면을 의미하는 ‘서파(徐波) 수면’은 상쾌하고 개운한 기분이 들고 원기가 회복된 것처럼 느껴지게 하며, 급속한 안구 운동이 일어나는 이른바 렘수면(REM Sleep)은 신경계에 기억을 저장하는 작용과 관련돼 있다. 그리고 수면 중에 생생한 꿈을 꾸는 것은 주로 렘수면 상태일 때다. 모든 포유류의 의식은 비렘수면, 렘수면, 각성 등 세 가지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한편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짧은 각성 상태가 여러 번 나타난다고 한다. 수면 중에 단 몇 초간 유지되는 이 같은 각성 상태는 우리가 태어난 이후로 줄곧 경험하는 현상이며, 비록 나중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건강한 수면자는 잠을 자는 동안 1시간에 5회 정도 각성 상태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처럼 수면 중에 나타나는 각성을 학자들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리적 혹은 감각적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수면은 생리적 기능은 물론이고 정서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하는가?] 성인은 하루 평균 7~9시간 정도 자면 충분하지만, 3~5세 아동은 11~13시간 정도를 자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연령대별 평균 수치와는 별개로 수면량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그리고 개인의 필요 수면량은 연령 외에 생애 주기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줄어든다. 흔히 아기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면서 보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 형태에 변화가 생긴다. 대개 생후 몇 개월 동안은 밤낮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잠을 잔다. 그리고 영유아 때는 대부분이 낮잠을 잔다. 그러다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 더는 낮잠을 자지 않게 된다.
한편 나이가 들면 렘수면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신생아는 전체 수면 시간의 절반을 렘수면 상태로 보낸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렘수면 시간은 전체 수면 시간의 20~25%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성장 호르몬은 대부분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즉 서파 수면 동안 분비되기 때문에 성인보다 아동이 서파 수면을 더 많이 하고, 나이가 들수록 서파 수면량 또한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노인 중에는 서파 수면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한편 안타깝게도 요즈음 필요 수면량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요즘처럼 할 일 많은 세상에서는 거의 대다수 사람이 필요한 만큼 잠을 충분히 잘 수가 없다.
특히 청소년기에 잘못된 수면 습관이 드는 경향이 있다. 어렸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청소년이 되면 대부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다음날 정신이 말똥말똥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려면 최소한 8~10시간은 자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충분히 잘 수가 없다. 그래서 아침이면 개운하게 일어나는 법이 없다. 한편 나이가 들면 다시 낮잠을 자기 시작한다. 노인이 되면 잠이 줄어드는 이유가 이렇게 낮잠을 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 주장이 맞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노인이 잠을 잘 못자는 이유는 나이 탓도 있으나. 그 외에 질병, 약물 복용, 통증, 주변 환경에 대한 민감성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뇌의 수면 조절 기제] 수면과 각성 기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각성계와 생체 시계라는 두 가지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① 각성계 - 자동차의 연료계는 운전자에게 연료를 보충해야 할 시기를 알려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각성계는 잠 잘 시기를 알려준다. 보통 성인이 하루 중 14시간 동안 깨어 있었다고 하면 그때부터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하고, 18시간이 지나면 졸음의 강도가 더 심해져서 도저히 더는 깨어 있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뇌에 있는 각성계는 체내 에너지 전환 과정에 관여하는 화학 물질인 아데노신의 양을 측정하는데, 뇌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데노신의 농도가 짙어진다. 아데노신은 수면을 유도하고 각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의 효과를 상쇄시켜 각성 수준을 높인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 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② 생체 시계 - 뇌는 수면량을 제어하는 동시에 잠자는 시점도 제어한다. 언제 자고 또 언제 잠에서 깨어야 하는지를 우리 신체가 어떻게 아는가? 뇌 내 시신경교차상부핵(SCN)의 세포들이 수면-각성 주기가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SCN 세포들은 잠잘 때와 깨어날 때를 조절하는 기능 외에도 신체 각 기관에서 수많은 기능을 담당한다.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모든 기관의 기능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체 내 거의 모든 기관이 24시간을 기본 주기로 다양한 기능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각종 호르몬의 분비, 혈압, 심장 박동, 기타 신체 기능도 마찬가지다.
이 체내 리듬을 ‘일주기(하루 주기) 리듬’이라고 하는데, 체내 각 기관이 신체의 필요에 맞춰 작동할 수 있도록 하루 24시간 주기를 기준으로 전 신체 기관의 작동 방식이 조절된다. 실제로 간이나 신장처럼 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기관에도 뇌 내의 주 생체 시계와 동기화된 생체 시계가 내재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 밤에는 허기를 느끼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뇌가 시간을 어떻게 아는지는 학자들에게도 오래도록 큰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아침이 됐으니 잠에서 깨야 한다는 것을 우리 뇌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공전 주기가 지구처럼 24시간이 아니라 30시간인 행성에서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이러한 환경에서는 생체 시계가 어떻게 재조정될까? 하버드대와 피츠버그대 그리고 기타 연구센터에서 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햇빛이 생체 시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이 돼서 신체가 햇빛에 노출되면 인간을 비롯한 기타 동물의 체내 생체 시계가 동기화된다(공전 주기가 30시간인 행성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잠을 잘 잤는지 어떻게 아는가?] 숙면을 취한다는 것은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충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각 연령대의 필요 수면량을 충족시켜야 하고, 동시에 중간에 깨지 않은 채 수면 단계가 순조롭게 이어져야 하며, 각 수면 단계에서 요하는 수면량도 지켜져야 한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계속 졸리고, 하루 종일 피곤하고, 자지 말아야 할 때 혹은 자고 싶지 않은 곳에서 꾸벅대고 있고, 낮잠을 자고 싶고, 잠에서 깼을 때 기분이 나쁘고 괜히 짜증이 난다면 수면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잠은 잘 안 오고 잠이 들어도 아침까지 푹 자지 못하고
미칠 것 같은 불면증
자는 것을 거부한 여성의 이야기 上 - 70대 여성 환자가 담당의의 권유로 불면증인지 확인하기 위해 나를 찾아왔다. 환자는 마르고 신경이 매우 예민했다. 잠이 드는 데 보통 서너 시간이 걸리고, 겨우 잠이 들었다 싶으면 한두 시간 만에 깨서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환자는 밤이든 낮이든 하지가 불안한 증세는 없으며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하는 증세 또한 없다고 내게 분명히 말했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꼼지락거리는 증세도 없었다. 뒤척이지도 않았다. 혼자 살기 때문에 코를 고는지 아닌지 환자 본인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잠이 들었다가도 끔찍한 악몽 때문에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며 놀라 깨는 일이 종종 있었다. 빨리 잠이 안 들어서 고민이냐고 물었더니 환자는 그건 아니며, 밤에 잠을 잘 못자는 일이 하도 오래돼서 이젠 그러려니 한다고 했다. 잠에서 깼을 때 입 안이 쓰다는 느낌도 없었고 빠른 심장 박동, 허기, 속 쓰림, 숨 가쁨, 기타 불쾌한 감각 등의 증상도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어 난처해하던 중 수면 장애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증상이 처음 시작된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느냐고 물었을 때 환자가 하는 대답을 듣고 대충 감이 왔다. 환자는 이 증상이 20년도 더 전에 처음 시작됐으며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불면증이란 무엇인가?] 수면 전문가는 ‘잠이 잘 안 온다’, ‘계속 자지 못하고 중간에 자꾸 깬다’, ‘아침에 너무 일찍 깨서 주간 활동에 지장이 생긴다’ 가운데 한 가지라도 있으면 불면증이라고 규정한다. 한편 불면증을 겪는 사람은 낮에도 과다 각성(신경계 활성화) 상태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불면증 환자의 뇌는 각성을 담당하는 부위의 대사 활동 수준이 낮보다도 더 높게 나타난다.
불면증은 심리적 및 정신적 장애, 심장이나 폐 혹은 신장 질환 같은 질병, 초경과 폐경 같이 여성의 생물학적 전환기와 관련된 각종 장애, 특정 약물의 부작용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저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데,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중간에 자꾸 깨는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음 열거한 것 중 하나가 불면증의 기저 원인일 것이다. ‘월경전증후군, 임신, 안면 홍조, 집안 문제, 생체 시계 문제, 비정상적인 근무 일정, 하지 불안 증후군, 질병, 정신 질환, 약물 복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