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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제주!

최갑수 지음 | 덴스토리



맛있다 제주!



최갑수 지음

덴스토리 / 2015년 7월 / 264쪽 / 13,000원





Part. 1 제주 속 진짜 제주를 만나다 - 제주시



현지인들이 애지중지하는 횟집_ 모살물



제주시 연동 골목길에 자리한 ‘모살물’은 제주 도민과 근처의 직장인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 인기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입구에 놓인 수조에는 참돔이며, 벵에돔, 황돔, 광어가 가득 들어차 있다. 모살물의 주메뉴는 객주리회다. 객주리는 쥐치, 엄밀하게 말하자면 말쥐치인데 제주에서는 ‘객주리’라고 부른다. 가격은 요즘 말로 ‘착하다.’ 회는 한치, 우럭, 따치, 붕장어, 어랭이, 모둠, 세꼬시가 있는데 작은 접시가 2만 원(2인분), 큰 접시가 3만 원이다. 객주리회 큰 접시를 주문하면 주인이 수조에서 바로 고기를 잡아 회를 뜬다. 회를 뜨는 사이 부요리가 나오는데 구성이 만만치 않다. 갈치회와 광어회 약간이 나오는데 신선하다. 대충 올려 주는 수준이 아니다. 붕장어 무침도 맛있다. 고소하면서도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회무침, 미역, 다시마, 겉절이 등이 푸짐하게 상 위에 오른다. 부요리로 올라오는 회는 철마다 다른데, 어떤 때에는 숙성시킨 우럭과 벵에돔이 나오기도 한다. 메인 메뉴인 객주리회는 특히 훌륭하다. 얇고 널찍하게 잘 썰어서 먹기 좋다. 둘이서 먹기에도 남는 양이다. ‘3만 원짜리 회를 시킨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푸짐하다. 제주 시내나 중문 근처의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횟집에서 이렇게 먹으려면 이 값의 대여섯 배는 치러야 한다.

객주리회는 식감으로 먹는 회다. 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입안을 맴도는 꼬들꼬들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살 맛은 약간 싱거운 편이다. 좋게 말하면 담백하다고 할 수 있다. 돔이나 광어처럼 단맛이 도는 회를 좋아하는 이라면 그렇게 맛있다고 할 만한 맛은 아니다. 이런 까닭에 객주리회는 진한 양념이 어울린다. 고충냉이 간장도 어울리고, 된장이나 초장을 듬뿍 발라 먹는 것이 바로 객주리회다. 서너 시간 숙성시키면 감칠맛이 더 올라와서 좋지만, 제주야 원래 갓 잡은 활어회에 후한 점수를 주는 곳이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이다 보니 그것까지 기대하기는 힘들다. 객주리조림도 맛있다. 두툼한 살점의 객주리와 함께 무와 감자가 넉넉하게 들어 있다. 약간 달면서도 매콤해 회 접시를 비우고 난 후 밥과 함께 먹기에 좋다. 물론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다.

제주 재료로 만든 최고급 스시_ 스시 호시카이



제주를 취재하며 생선국이며 조림, 회, 물회 등 제주의 신선한 생선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보았지만 왜 그럴듯한 초밥집이 없을까 궁금했었다. 그러다 제주시 오라동에 ‘스시 호시카이’가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맛있는 초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비싼 집으로 가면 된다. 재료의 질과 요리사의 실력 그리고 식당의 분위기가 철저하게 어울려야 하는 스시야말로 투자하는 만큼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스시 호시카이는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정통 초밥집이다. 이곳을 책임지는 임덕현 조리장은 일본 최고의 조리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동경의 유명 초밥집에서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제주의 맑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재료를 사용해 최고의 초밥을 만들고 있다. 가게 인테리어 또한 훌륭하다. 최고급 편백나무로 만든 스시 바, 검은 현무암으로 장식한 레스토랑 내부는 은은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시 호시카이의 모든 재료는 매일 아침 임덕현 조리장이 동문재래시장에서 직접 선별한다. 그리고 초밥의 생선 부분인 ‘네타’는 최소 하루 이상 숙성시켜 감칠맛을 극대화한다. 물론 각 어종에 따라 숙성 포인트도 다르다. 스시 호시카이는 10년 이상 장기 숙성시킨 ‘아카스(적초)’만을 사용하는데, 이는 일본에서도 최고급 초밥집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샤리’라고 불리는 초밥의 밥 부분이 짙은 갈색을 띤다. 쌀은 해남 쌀만을 사용한다. 그 맛은 한마디로 최고다. 제주도 내 최고급 호텔보다 더 뛰어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초밥을 입에 넣고 씹었을 때 밥은 다 넘어가고 생선만 뒤에 남아 겉돌며 씹히면 안 된다. 밥알과 생선이 입안에서 함께 사라져야 하는데, 스시 호시카이의 초밥은 적당한 크기의 네타와 어울린다. 특히 금태, 옥돔 등 제주의 생선만으로 만든 초밥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오직 천연 재료로만 맛을 낸 회덮밥, 붕장어 덮밥, 흑돈 스키야키 정식 등 단품 메뉴도 있어 식사를 즐기기에도 부담 없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꿩메밀국수_ 골목식당



동문재래시장 한편에 자리한 ‘골목식당’은 다른 곳에서는 먹기 힘든 꿩메밀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40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력이 꽤 오래된 식당이다. 외관은 평범하다. 언뜻 보기에는 동네 분식집처럼 보일 정도다. 실내도 작다. 4인용 테이블 4개가 전부다. 벽에 붙은 메뉴도 단출해서 꿩구이, 꿩샤부, 꿤메밀국수뿐이다. 꿩메밀국수를 시키니 양이 푸짐하다. 여성이라면 둘이서 나눠 먹어도 될 정도다. 먼저 국물을 맛본다. 꿩으로 우려낸 국물은 단순하면서도 정갈하다. 약간 밍밍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극적인 국물에 길들여진 탓일 게다. 몇 번 먹다 보면 구수한 맛이 입 속에 맴돌아 매력적이다. 메밀로만 만든 면발은 새끼손가락처럼 상당히 굵다. 젓가락으로 잡기 힘들 정도로 툭툭 끊어져 숟가락으로 퍼먹는 것이 나을 정도다. 꿩메밀국수가 대중적인 음식은 아니지만 꿩의 담백함과 메밀 특유의 식감을 꼭 한번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제주 바다가 통째로 들어간 각재기국_ 돌하르방식당



‘돌하르방식당’은 제주 도민들이 자주 찾는 맛집으로 시원한 각재기국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알음알음 찾는다. 제주 사투리로 ‘각재기’라고 불리는 전갱이는 고등어처럼 등 푸른 생선이다. ‘등 푸른 생선으로 국을 끓여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국물을 한 모금 떠먹는 순간 저 멀리 사라진다. 넉넉히 뜯어 넣은 배추에서 나오는 단맛과 심심한 된장맛이 어우러져 개운하면서 담백한 국물 맛을 낸다. 뚝배기에 나오는 각재기국은 심심한 된장과 넉넉한 배추 잎, 살이 두툼한 각재기가 한데 어우러져 맛을 낸다. 각재기 살은 부드럽지만 부스러지지 않아 국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담백한 각재기 살은 자리젓(자리돔으로 담근 젓)에 무를 넣고 졸인 ‘촐레’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주문을 하면 생선 조림, 오징어 젓갈, 김치, 멜젓(멸치젓) 등 기본 반찬이 먼저 깔리는데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맛있다. 4인 이상이면 커다란 고등어구이를 서비스로 준다. 바삭하게 구운 고등어구이는 웬만한 식당의 그것보다 낫다.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하니 참고하자.



Part. 2 낭만 제주를 맛보다 - 서북부



제주 보리와 쑥을 담은 웰빙 빵_ 숙이네 보리빵



‘숙이네 보리빵’은 애월 읍내에 위치하고 있다. 주인장 김인숙 아주머니는 매일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문을 열고 보리빵을 만든다. 가게 한편에는 커다란 찜통이 있고, 그 옆에는 보리빵 반죽을 숙성시키는 냉장고와 판과 반죽이 놓인 커다란 도마가 있다. 이곳에는 네 종류의 보리빵을 판다. 보리빵과 여기에 팥이 들어간 것, 쑥빵과 여기에 팥이 들어간 것이 있다.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은 팥이 들어간 것을 좋아하고,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팥이 없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숙이네 보리빵에서 사용하는 보리는 전부 제주산이다. 쑥 역시 아주머니가 직접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쑥향이 진하다. 입 가까이 가져만 가도 쑥향이 코를 찌른다. 쑥빵이 보리빵보다 인기가 많은지 나오자마자 다 팔린다. 오후에 가면 조금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몇 개 사서 차 안에 두고 심심풀이로 먹어도 좋고, 아이들 물놀이 간식용으로도 괜찮다. 물론 선물용으로도 좋다.

젊은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신선한 제주의 맛_ 제주 슬로비



애월읍 애월리복지회관 1층에 ‘제주 슬로비’란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다. 슬로비는 단순한 밥집이 아니라 텃밭을 가꾸고, 친환경 도시락 판매도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청소년 요리대안학교’라고도 하는데, ‘영셰프’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요리를 배우고 사회로 나간다. 서울에는 홍대를 본점으로 성북구와 제주에 지점을 두고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바깥에서 보는 것과 달리 넓고 따뜻한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 편안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 책장에는 제주 여행에 관련된 책들이 빼곡하다. 스카프와 머그잔 등 소소한 기념품도 판매한다. 메뉴판을 보면서 한 번 더 놀란다. 애월비빔밥과 보리차, 농부의 수프와 제주돌빵, 새별돼지오름, 제주 파르망 등 제주색이 물씬 풍기는 음식들이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올리브오일과 치즈 등 일부 식재료를 제외하고는 애월읍 특산물인 취나물을 비롯해 무, 당근, 감자, 우유 등 대부분의 식재료를 신선한 제주산으로 사용한다. 달걀은 제주 토종란만 사용하며, 과일도 가능하면 주변 농가에서 구한다고 한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초청하는 요리교실, 인근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농부의 수프와 제주돌빵’이다. 돌빵이 까만색이라 좀 낯설지만 직접 먹어 보면 부드럽고, 촉촉한 맛에 반하고 만다. 그 모습이 꼭 현무암을 닮아 ‘돌빵’이라 부른다. ‘나폴리 마녀의 가지 리가토니’는 마리네이드된 가지와 호박을 사용하는데 수제 토마토소스 덕분에 맛이 더욱 풍성하다. ‘홍대커리와 닭튀김’은 홍대 슬로비의 메뉴를 가져온 것으로 매콤한 커리에 바삭하게 튀긴 닭튀김을 곁들인 메뉴다. ‘새별돼지오름’은 돈부리와 비슷하다. 돼지고기 밑에 양배추가 듬뿍 깔려 있는데, 깻잎의 향긋한 향과 간이 적절하게 된 돼지고기가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내며 양도 푸짐하다. 애월의 특산 취나물과 신선한 나물을 사용해 만든 ‘애월비빔밥’도 추천한다. 고추장 없이 비벼 먹지만 전혀 싱겁지 않다. 먹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까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제껏 맛보지 못한 당근의 매력_ 하우스레서피 당근케이크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의 작은 시골 마을 길가에 구멍가게처럼 자리 잡은 케이크점이다. 미국, 홍콩, 멕시코시티 등에서 25년 동안 생활한 부부가 귀국해 지난 2009년 문을 열었다. 이제는 꽤 유명해져서 제주 여행을 올 때마다 들르는 단골도 생겼다. 실내에 한쪽에는 커다란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고, 다른 한쪽에 케이크 진열장이 있다. 평범한 가정집에서 케이크를 팔고 있는 것 같다. 종류는 당근케이크와 당근머핀 두 가지가 있다. 케이크에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가 들어 있지만 머핀에는 들어 있지 않다. 채썬 당근이 촘촘하게 박혀 있고 촉촉한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 있는 당근케이크는 지금까지 우리가 먹던 그것과는 달리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제주 당근은 미국 당근과는 달리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아 설탕을 아주 적게 넣어도 맛있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이다. 간단한 차 종류도 함께 판매하는데, 허브 차와 함께 먹으면 맛이 한결 더 좋다. 택배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수육과 만두의 오묘한 조화_ 면 뽑는 선생 만두 빚는 아내



식당 이름부터가 이목을 확 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가정집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멋스러운 식당 내부 공간이 펼쳐진다. 주메뉴는 한우수육만두전골이다. 제주산 한우와 사골로 진한 육수를 뽑고, 그 속에 직접 빚은 커다란 만두를 가득 담는다. 그리고 만두 위에 1+ 등급의 양지와 아롱사태로 만든 수육을 푸짐하게 올린다. 주인에 따르면 모든 고기는 1시간 정도 숙성시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기가 한층 야들야들하다. 만두 속도 꽉 차 있다. 돼지고기와 야채를 푸짐하게 넣었다. 전골이 나오면 먼저 수육을 겨자 소스에 찍어 먹고, 한 번 끓인 뒤 만두를 먹으면 된다. 다 먹은 뒤에는 직접 뽑은 생면을 육수에 넣어 끓여 먹는다. 얇지만 탱탱한 면발이 입에 부드럽게 감긴다. 육수에 2분 40초 동안 팔팔 끓이면 면이 가장 맛있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이다.

금능해변에 자리한 느낌 좋은 카페_ 그곶



제주 서쪽에 자리한 금능으뜸원해변은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 가운데 하나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 손에 잡힐 듯한 비양도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제주를 찾는 자유 여행자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지만 협재해수욕장보다는 한결 한적하고 조용하다. 앞바다의 수심이 얕은 편이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도 각광받는다. 특히 해 질 무렵 바다와 해변 일대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의 경관이 환상적이다. 해변에 자리한 돌하르방 조각도 볼 만하다.

‘그곶’은 금능해변 가까이 자리한 카페다. 옛날 다방처럼 보이는 건물 외관과 독특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간판이 이목을 끈다. 물을 열고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낡은 가구들과 모던한 가구들이 묘하게 어울려 있다. 창문으로는 포근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곳곳에 놓인 빈티지풍의 소품이 마음을 느긋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카페 한가운데 테이블에는 책들이 가득 쌓여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매일 원두를 로스팅하고, 모든 디저트를 만든다. 빵 역시 그날 구운 것만 판매하는데 맛도 빠지지 않는다. 카페라테 등 커피도 훌륭하고, 비프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감자튀김 같은 요리들도 수준급이다. 이곳을 찾는 많은 여행자들이 꼭 먹어봐야 할 것으로 추천하는 메뉴는 치아바타와 포카치아다. 담백하면서도 쫄깃해 자꾸만 손이 간다. 홈메이드 요구르트에는 직접 만들었다는 키위 잼이 가득 들어 있다. 샐러드와 맥주도 먹을 수 있어 친구와 함께 오래도록 수다를 떨고 싶어지는 카페다.

카페에서는 가끔 공연도 열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카페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나와 동네 골목을 산책하는 것도 괜찮다. 파란 대문과 주황색 지붕이 어우러진 마을이 오직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곶’은 제주 곶자왈의 ‘곶’, 바다의 끝을 뜻하는 ‘곶’, 곶과 같은 소리를 내는 장소를 뜻하는 ‘곳’을 의미한다.



Part. 3 제주를 좀 아는 당신을 위한 - 서남부



가장 제주스러운 음식 보말칼국수_ 옥돔식당



가장 제주스러운 식재료를 꼽으라면 단연 보말이다. 국, 칼국수, 수제비, 파스타, 부침개 등 못해 먹을 음식이 없는 것이 바로 보말이다. 제주 사투리로 ‘수두리(소도리)’로 불리는 보말은 썰물 때는 갯바위 인근에서 채취할 수 있지만 밀물 때 해녀들은 수심 1~2m 정도까지 들어가 잡기도 한다. ‘옥돔식당’은 보말칼국수로 이름 높은 집이다. 다시마를 함께 넣어 진한 국물을 우려낸 다음, 손으로 반죽한 칼국수 면을 넣고 유부와 김가루, 고추, 미역 등을 고명으로 올려 한소끔 끓여낸다. 주문 즉시 만들기 때문에 먹으려면 15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꼬들꼬들하고 쫄깃한 면이 식욕을 자극한다. 국물은 걸쭉하면서 시원해 먹으면 ‘캬~’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반 정도 먹다가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이나 김치, 매운 고추 썬 것을 칼국수에 넣어 먹는 것도 맛있다. 최근 케이블 TV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나오면서 한층 더 유명해져 줄 설 각오를 해야 한다.

매콤달콤한 갈치조림 한 상_ 부두식당



모슬포항 앞에 늘어선 식당들은 하나같이 평범해 보이지만 보통 집들이 아니다. 대부분 직접 잡은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고, 특히 겨울철이면 방어를 먹으려는 이들로 문턱이 닳을 정도다. 이들 집들 모두가 조림을 잘한다. ‘물꾸럭식당’, ‘덕승식당’, ‘부두식당’ 등 저마다 독특한 비법으로 여행객과 현지인들을 불러들인다. 갈치조림이며 객주리(쥐치)조림, 방어조림, 우럭조림 등 하나같이 맛있다. 특히 갈치조림은 부두식당과 덕승식당이 유명한데 두 집의 스타일이 좀 다르다. 덕승식당이 먹기 알맞게 졸여서 나오는 스타일인 반면 부두식당은 가스레인지에 졸여가면서 먹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국물이 약간 많다. 부두식당의 갈치조림에는 갈치 한 마리가 다 들어가 있을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보글보글 끓이다 보면 무와 감자에 진한 양념이 자작하게 밴다. 특이하게도 소면을 같이 주는데, 다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이 소면을 넣고 비벼 먹으면 그 맛이 기막히다. 각종 물회와 고등어구이도 맛있어 식사를 즐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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