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이야기
김웅진 지음 | 행성B이오스
생물학 이야기
김웅진 지음
행성B이오스 / 2015년 1월 / 424쪽 / 22,000원
생물 이야기
우리들의 오래된 고향, 지구
숲길을 산책하는 것은 기분전환에 최고입니다.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피부에 와 닿고 자연 조명 아래 주위 자연환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기분이 들뜨고 좋아집니다. 문명에 찌들었던 심신이 생기를 되찾게 되지요. 우리는 원래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야외 환경에 잘 적응된 동물입니다. 문명 이전의 우리 조상들은 야외에서 살았지요. 그래서 우리들에게 비교적 낮은 해발고도의 적당한 대기압과 기온, 흙과 식물들의 냄새, 눈에 보이는 온갖 생물들과 자연물들이 선천적으로 익숙합니다.
아프리카의 숲과 사바나를 방문한 생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그곳에서야말로 깊은 내면의 평온함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 속 산책이 울적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를 주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메마른 정서나 비타민 결핍 등은 우리 인간이 자연을 떠난 후 얻게 된 증상이지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초록색을 좋아하고, 생기 넘치는 식물들로 넘치는 들과 숲을 반깁니다. 인류의 조상들이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하며 적응해온, 우리의 생물학적 고향이 바로 이러한 환경이기 때문이겠지요.
지구화학의 내공은 생명을 발생시켰고, 생명 특유의 번식력과 다양성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구 환경을 생명의 숲으로 덮었습니다. 그 생태계 속에서 온갖 진귀한 형상의 생물들이 나타났고 사라졌지요. 그리고 그 생물들 가운데 하나인 인류가 생명의 숲에 나타났고 생명의 시냇가에서 문명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자연과 생태계는 생물들뿐만 아니라 인간과 문명, 사회의 온상이 되지요.
우연과 필연의 드라마, 생명의 기원
다윈은 자신의 자연선택적 관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이와 같은 관점에는 장엄함이 있다. 이 행성이 고정된 중력의 법칙에 따라 주기운동을 하고 있는 동안 몇 가지 힘에 의해 처음으로 하나의 혹은 몇 개의 형태에 불어넣어진 생명.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가장 아름답고 가장 놀라운, 끝없이 다양한 형태들이 진화되어 왔다.”
생명의 진화과정은 진부한 사건들의 연속이 아니라 흥미롭고 일관성 있는, 우연과 필연의 장엄한 드라마입니다. 생명의 역사는 우발적이고 파편적인 사건들의 나열이 아닙니다. 진화라는 물질 변화의 법칙이 펼쳐놓은 합리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자연현상이지요. 생물학은 비현실적이고 빈곤한 종래의 신화적 세계관과는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는 깊이와 설명력, 일관성과 사실성을 갖습니다.
최초의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꼭 닮은 복제물을 만들 줄 아는 유기물 분자였을 겁니다. ‘생명의 기원’이라는 거창한 주제는 사실상 ‘최초의 자기복제분자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라는 문제로 환원됩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생명을 구성하는 단위물질인 유기물질이 어떻게 원시지구에 축적되었는지가 큰 의문이었으나,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 그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습니다.
약 44억 년 전 지구 표면에 형성된 바다는 맑은 ‘유기물의 수프’ 상태였으며, 자기복제기능을 갖는 생명물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유기화합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입니다. 현재 생물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관심사는 이 유기물 분자들이 ‘어떻게 DNA, RNA,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를 형성했는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고분자의 기본단위나 세포막 같은 구조가 실험실 조건뿐 아니라 탄소성분을 다량 함유한 운석에서도 검출되었기 때문에 생명체의 고분자들과 세포막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세포막과 자기복제 분자복합체계의 결합은 최초의 세포생물을 탄생시켰습니다. 최초의 세포생물체들은 원시해양의 유기물들을 소모하면서 안정적으로 다양화되었고, 보다 풍부하고 항구적인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사용해서 영양물질을 합성해내는 광합성 체계를 진화시켰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지구의 화학물질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는 생명체와 다른 생명체를 포식하는 생명체들이 자원과 서식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단세포생물들은 눈부신 진화와 다양화를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변종 개체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치열한 무한경쟁 상태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쓸모 있고 효율적인 형질을 부여하는 유전자가 그 유전자를 갖는 개체의 복제와 증식을 더욱 유리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이와 같은 유전자들의 출현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본격화했습니다.
최초의 식물과 동물
지금으로부터 38억 년 전에서 6억 년 전까지, 30억 년이 넘는 기나긴 시간 동안 지구에는 육안으로 식별할 만한 크기의 생물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마치 거대한 발효실험탱크처럼 각종 미생물들로 득시글거렸습니다. 오랫동안 해양미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대량생산한 대기의 산소가 캄브리아기에 이르러 현미경적 크기의 생물계에 가시적 크기의 동물들을 등장시켰습니다. 이후 산소는 거대 어류와 해양연체동물, 육지의 곤충과 파충류를 발생시켰고, 동시에 대륙을 크고 작은 균류와 식물들로 뒤덮이게 했습니다.
산소분자를 발생시키는 광합성을 최초로 시작한 생물은 남세균 또는 시아노박테리아라고 부르는 세균의 일종이었습니다.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자가영양생물인 남세균류는 뜨거운 온천이나 차가운 눈 속에서도 살 수 있으며, 오늘날 지구상에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산소분자를 발생하는 광합성은 약 25억 년 전 무렵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2억 년 전 무렵에는 지구 대기의 약 1%가 산소로 구성되어 있었고, 대기층의 상층부에는 약간의 오존층이 형성되고 있었지요. 태양 광선의 에너지를 사용해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융합하여 포도당과 같은 에너지와 생체구조물질로 쓰이는 영양물질을 만들어내고 산소를 부산물로 발생시키는 광합성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쓰면서 미생물들은 활발히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세균과 같은 미생물로부터 세포 내에 또 하나의 막으로 둘러싸인 ‘핵 구조’를 갖는 새로운 형태의 세포를 창출해냈습니다. ‘고등세포’라고 불리는 진핵세포는 약 27억 년 전 단순한 원시적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진핵세포생물의 대사물질로 여겨지는 지방질 분자 스테란(진핵세포의 표지물질로 사용됨)은 약 27억 년 전의 암석에서 발견되었고, 조류와 원생생물의 흔적은 18억 년 된 화석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진핵세포의 가장 큰 특징은 유전물질(DNA)을 별도의 막으로 둘러싸인 핵 내에 보존한다는 점입니다. 단칸방에 DNA와 다른 세포구조들이 함께 기거하는 원핵세포(세균)로부터, DNA가 거주하는 방을 가운데에 두고 여러 개의 방과 기능공간이 추가된 큰 건물(진핵세포)로 업그레이드된 것이지요. 진핵세포는 원핵세포에 비해 월등히 큽니다. 오늘날의 진핵세포, 예를 들어 인간의 세포는 체적이 원핵세포인 세균에 비해 수백 배에서 수백만 배 이상의 크기입니다.
인류의 탄생
대륙의 이동으로 인해 테티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유럽과 갈라졌던 곤드와나-아프리카 대륙은 테티스 바다가 줄어들면서 1,500만 년 전 다시 유라시아와 연결이 되고, 많은 식물과 동물이 양 대륙 사이에 퍼져나갔습니다. 섬처럼 고립되었을 때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 바위너구리, 기린, 코끼리쥐, 유인원과 같은 아프리카 특유의 동물들이 진화되고 있었습니다. 이들 중 영장류나 사자과 동물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번성하다가 아프리카로 유입된 것들입니다.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계통분화, 가지치기를 하며 진화적 발산을 통해 신종들을 창출했고, 어느 날 직립보행을 하며 언어와 도구와 불을 사용하는 전대미문의 종을 발생시켰지요. 그리고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바람직한 일이었을까요?
인류는 지구의 시계로 보면 지극히 최근에 나타났습니다. 약 8,500만 년 전 무렵 수많은 생물계통의 가지들 중 지극히 작은 곁가지에 불과한 포유동물강(class)의 작은 가지인 영장류(영장동물목)가 나타났습니다. 여우원숭이와 로리스, 갈라고, 안경원숭이를 포함하는 원원류, 그리고 원숭이와 유인원을 포함하는 진원류 등 다양한 영장동물들 중 한 갈래인 유인원으로부터 약 2,000만 년 전 긴팔원숭이과와 사람과가 갈라져 나왔습니다. 사람과에는 오랑우탄, 고릴라 그리고 침팬지-보노보-인간의 공동조상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공동조상으로부터 약 600만 년 전 침팬지와 보노보, 사람(사람속)이 갈라져 나왔습니다. 사람속에 속하는 종에는 호모 하빌리스, 호모 루돌펜시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그리고 현생인류 등을 포함해서 15~20종이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최근에 와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유전체 DNA를 분석해보니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서로 교배를 한 흔적이 나타났죠. 따라서 약 3만 년 전 멸종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현생인류와 완전한 별개의 종으로 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적어도 300만 년 이전부터 직립보행을 했고, 200만 년 전부터 도구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25~200명 정도의 소규모 무리사회를 이루어 수렵채취 생활을 하면서 떠돌아다녔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고학적 데이터에 의하면 인류는 200만 년이 넘는 수렵채취 기간 동안 여러 차례의 멸종 위기를 맞았고, 지난 약 20만 년 동안 총 인구가 늘 몇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로부터 나오기 시작하던 무렵인 6만~7만 년 전에는 총 인구가 2,000명에 불과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인구의 병목현상으로 인해 비교적 소수로 줄어든 인구에서 빠르게 현재의 인구가 창출되었기 때문에, 인류는 외형상으로는 다양해 보이나 유전적으로 대단히 동질적입니다. 인류가 타 동물 종들에 비해 유전적 동질성이 지극히 높다는 사실은 최근 여러 인종들의 유전체 DNA 분석에 의해 입증되었습니다. 인종 간의 유전적 차이는 아프리카에서 이웃동네에 살고 있는 침팬지들 사이의 유전적 차이보다도 작은 정도입니다. 인류의 외형적 다양화는 인구이동과 분리, 다양한 서식지에의 적응 등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병목현상은 빙하기 말기에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던 치타에서도 나타납니다.
인류는 언젠가부터 몸에 난 털이 줄어들었습니다. 아마 100만 년 전, 혹은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0만~3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였겠지요. 인류는 털을 잃으면서 피부의 외분비 땀샘을 증가시켰습니다. 직립보행과 뇌 용량의 증가, 끊임없는 육체적ㆍ정신적 활동은 체온 조절능력이 절실했을 겁니다. 털을 잃은 인간은 검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로 자외선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6만 년 전 이후 인간은 추운 지방으로 이동한 인류를 중심으로 멜라닌 색소를 잃으면서 피부 빛이 밝아지고 자외선을 받아들여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게 되었지요. 또한 인류는 옷을 만들어 입게 되었습니다. 옷을 입기 시작한 인간은 옷에 사회적ㆍ도덕적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현생인류에게는 발달된 지능과 언어 외에도 매우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타 인류나 포유동물들 중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이동성과 적응력을 지닌 것입니다. 서식지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된 동물들은 보통 그곳에 오래 머물지만, 현생인류는 일단 아프리카에서 나오자 유럽과 북아시아, 동남아시아, 심지어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불과 1만~2만 년 만에 퍼져나갔습니다. 약 1만 5,000년 전에는 베링해협을 건너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도 차지했지요. 동남아시아의 인류는 마다가스카르로 진출했으며 남태평양의 수많은 섬들을 징검다리 뛰어넘듯 넘나들며 서식지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1,700년 전 하와이 제도를 정복하면서 현생인류는 남극대륙을 제외한 지구의 모든 육지를 차지하게 되었죠. 지질학적 시계로 보면 인류는 눈 깜짝할 새에 지구를 정복한 겁니다.
빙하기가 끝나가던 약 1만 2,000년 전 무렵, 인류는 동시다발적으로 정착농경을 시작했습니다. 총 인구 역시 1,000만 명을 넘으면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동시에 정착농경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죠. 훨씬 나중에 농경을 시작한 지역도 있고, 수렵채취 생활을 하던 종족들도 있었습니다.) 농경생활은 인구를 증가시켰고, 수렵채취 시대에 비해 노동량이 늘었습니다. 부상이나 맹수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이 대폭 줄어든 반면, 밀집된 인구로 인한 전염병와 기생충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사회는 대규모화, 계급화되었으며 노예화된 대다수의 인류는 주식인 농작물로 단순화된 음식과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과도한 노동 및 질병으로 인해, 수백 가지 음식을 먹고 노동량도 적었던 수렵채취인에 비해 수명이 다소 감소되었습니다(남성 평균 수명 35세→33세). 키와 체구도 줄어들어 왜소해졌고(남성 평균 신장 177cm→161cm), 건강 상태 역시 악화되었습니다. 인류의 신체적 건강상태는 오늘날에 와서 크게 회복되었고 특히 평균수명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수렵채취 시대의 평균 신장과 건강지수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착농경사회가 형성된 이후 인류사는 인문학의 한 분야인 역사학의 선사시대로 연결되지요.
진화 이야기 1
생물의 숨은 비밀을 밝히다
우리 은하계는 태양의 질량의 400만 배나 되는 거대한 블랙홀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은하계가 한 바퀴 회전하는 은하년은 약 2억 5,000만 년 정도의 긴 시간이지요. 태양계가 은하계의 회전 운동에 따라 불과 18번 남짓 공전하는 사이에 지구가 탄생했고 지각이 형성되었으며 생명의 진화라는 신통한 자연현상이 일어나고 있지요. 다세포생물은 마지막 2번의 공전기간 동안 모두 진화되었습니다. 마지막 한 번의 공전기간의 대부분은 거대파충류인 공룡의 시대였고요. 우주 시간의 스케일로 보면 우리에게 낯익은 생물들은 거의 얼마 전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은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자연과학은 원칙적으로 하나의 과학입니다. 그러나 생명현상의 특이성으로 말미암아 편의상 자연과학이 물리과학과 생물과학으로 나뉘게 된 것이지요. 생물은 물질이지만 대단히 특이합니다. 마치 대부분의 천체들이 공처럼 둥글다든가, 별들이 빛을 발하는 것이 물리 법칙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듯, 생물이 갖는 모든 특이성은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 복제하는 물질들의 자연선택 과정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들이지요.
생물학, 특히 진화생물학의 특징은 역사성에 있습니다. 역사학의 특징은 동일한 사건을 실험실에서 원하는 대로 반복해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물학은 지구과학이나 우주의 기원과 역사를 탐구하는 우주물리학처럼 ‘역사적 과학’입니다. 그러므로 생물학은 시간의 개념을 필수로 합니다. 생물의 진화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생물을 일관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진화생물학은 지금 현재의 생물과 생태계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시간의 차원을 더한 4차원적인 사고를 요구합니다. 시간의 개념과 진화적 개념이 없는 생물학은 마치 시간의 개념이 제거된 물리학, 과거 없는 역사, 역사 없는 사회과학, 또는 기억상실증으로 개인의 과거사를 잃어버린 사람의 자기인식처럼 지극히 파편적이고 불완전한 것이 됩니다. 과거를 알지 못하면 현재의 상황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지요.
진화의 블랙박스
생물의 각 세포 안에는 그 생물의 모든 유전적 특징을 담고 있는 정보 물질인 DNA, 지놈(genome, 혹은 ‘게놈’이라고도 함, 유전체)이 들어 있습니다. 유전체는 하나의 생물 종이나 개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물질을 통틀어서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세균과 같은 원핵세포생물들은 핵막의 구조 없이 세포질에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의 유전체는 비교적 작고 대개는 고무줄 밴드처럼 폐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세균의 유전체는 보통 300만~500만 개의 염기알파벳으로 구성되어 있고, 유전체 안에 평균 3,000~4,000개 정도의 유전자를 갖습니다. 인간의 유전체는 32억 개의 염기알파벳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23개의 염색체로 나뉘어 있으며, 총 2만 2,000여 개의 유전자를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