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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 커넥션

서한기 지음 | 바다출판사
대한민국 의료 커넥션

서한기 지음

바다출판사 / 2013년 7월 / 344쪽 / 13,800원





두려움을 조장하라 - 공포 마케팅



그 많은 고혈압 환자는 누가 만들었을까?

건강염려증을 먹고 사는 질병 판매상들: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병이 있다고 한다. 병명도 그럴싸하다. ‘의과대학생 증후군’이란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다. 증상은 단순하다. 의대 수업시간에 어떤 질병의 증세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나면 그것을 마치 자신의 질병인 것처럼 착각하고 은근히 걱정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나름대로 의학 지식으로 무장한 의대생도 이럴진대, 하물며 의학 전체에 대한 이해나 기초지식이 부족한 보통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TV나 신문 등 각종 미디어와 인터넷에 범람하는 별의별 질병정보와 치료법을 접하고는 자신이 그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하며 공포에 휩싸인다. 의료정보 과잉시대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건강염려증이다.

건강 열풍이 거셀수록 건강염려증은 더욱 커진다. 이는 어찌 보면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하는 현대인의 당연한 욕망이 빚어낸 사회현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일반인의 걱정을 먹이 삼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양심불량의 존재가 의약계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질병 판매상’이라 불러도 될 법한 이들은 이익을 위해서는 때로는 억지스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약을 팔고, 의료서비스를 팔고, 의료장비와 기구를 팔기 위해서라면 질병 진단 기준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증후군을 만들기도 하고,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 건강에 대한 과장된 불안을 퍼뜨리기도 한다.

그 많은 고혈압 환자는 왜 갑자기 어디서 생겼을까?: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제약사와 의사 등 의료공급자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환자다. 환자가 많으면 ‘땅 짚고 헤엄치기’로 돈벌이를 할 수 있다. 현실의 의료공급자는 경제적 유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지어 영리추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없는’ 수요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의료공급자와 환자 사이에 메울 수 없는 간극으로 가로놓여 있는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의약지식 측면에서 환자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인터넷 보급으로 의료지식이 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년간의 수련 기간을 거쳐 체계적 지식으로 무장한 의료공급자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의료공급자가 추가적인 의료 이용을 권유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목숨이 달린 문제니 일단 받고 보자며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환자의 처지다.

의약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 의약시장에서 의료공급자 절대 우위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근래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한 고혈압 시장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성장세는 기록적이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을 보면,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 성인 중에서 고혈압 환자의 비율(유병률)은 1995년에만 해도 3.3%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10년 사이에 3배로 증가해 2005년엔 10.1%에 이르더니, 2011년에는 30.8%로 올라섰다.

고혈압 치료제 시장도 급성장: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진료비도 덩달아 급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고혈압 관련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1조 9,000억 원이었는데, 2011년에는 2조 3,044억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 시장의 확장 기세가 두드러졌다. 혈압약 판매량은 2007년에 이미 1조 원을 훌쩍 넘었다. 당시 전체 9조 원대의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1조 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린 것은 혈압약이 처음이었다. 이 중에서 세계 최대의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한국법인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는 속칭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 화이자는 2004년에만 한국에서 이 약으로 1,300억 원의 매출 실적을 거뒀다. 노바스크가 히트를 치자, 국내 제약사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2004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던 노바스크의 주요 성분(암로디핀)을 개량한 이른바 개량 신약을 우후죽순 쏟아냈다.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을 필두로, 종근당, CJ제약(CJ제약사업본부), SK케미칼 등이 앞다퉈 이 대열에 합류했다.

왜 이렇게 갑자기 고혈압 환자가 늘어난 것일까? 제약사와 의사 등 의약공급자 측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들먹이는 게 몇 가지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식생활의 서구화와 나트륨 섭취량 증가, 인구의 고령화 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언뜻 보면 그럴싸하게 들린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100년 전이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순환기계통은 그대로다. 사람의 심장과 혈관의 작동 원리, 혈액의 흐름이 몇 년 사이에 쉽게 바뀔 리 없다. 이리저리 따져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혈압이 뭐기에… 고혈압은 항상성 작용의 일종: 혈압은 심장이 우리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려고 피를 뿜어내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압력을 말한다. 심장이 펌프질을 할 때처럼 수축해 온몸으로 혈액을 밀어 올려 짜낼 때 발생하는 압력이 수축기 혈압, 즉 최고혈압이다. 반대로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일 때 작용하는 혈압이 바로 이완기 혈압, 즉 최저혈압이다. 혈압은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나이에 따라서 수시로 변한다. 아침저녁, 계절별로, 날씨와 온도에 따라서도 바뀐다. 물론 사람의 활동 여부에 따라서도 혈압은 오르내린다. 하루 중에도 최고혈압은 30~40㎜Hg 이상, 최저혈압은 20㎜Hg 정도 변한다. 참고로 깊이 잠들어 있을 때 혈압은 가장 밑으로 내려가고 흥분하거나 활동 중일 때 혈압은 올라가는데, 이는 아주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다.

그럼 고혈압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인체는 매 순간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내적 메커니즘을 항상성이라고 부른다. 혈압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사람은 정상 압력으로도 충분히 몸이 원하는 혈액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요인으로 말미암아 정상 압력만으로는 몸에 충분히 혈액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기존의 혈액순환을 유지하려고 압력을 좀 더 높인다. 고혈압이 생기는 이유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면, 고혈압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니다. 혈액순환을 그대로 지키려는 인체의 항상성 작용이라고 봐야 마땅하다.

한편 혈압을 높이는 원인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심장의 기능 자체에 이상이 생겨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을 수도 있고, 혈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인체의 특정 장기에 문제가 생겨 연쇄반응이 일어나면서 결과적으로 혈압을 높일 수도 있다. 심지어 이른바 ‘백색 의사복 고혈압’ 혹은 ‘병원 사무실 고혈압’이란 말도 있다. 의사 앞에만 가면 혈압이 오르는 경우를 말한다.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만들어라… 고혈압 마피아들의 음모(?): 건강한 상태와 아픈 상태를 구분하는 기준은 나이와 환자에 따라, 나라와 문화,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런데도 제약회사 등은 건강한 사람과 환자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 다시 말해 질병을 정의하는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방식으로 잠재적 고객을 확대하는 데 몰두한다. 이를 위해 제약회사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환자로 만들고자 전문가와 미디어를 적극 이용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참고로 고혈압 등 질병의 기준을 만드는 많은 전문가들이 거대 제약회사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이를 테면 전 세계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국제학회의 전문위원회는 절대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전문위원 11명 중 무려 9명이 연설이나 자문 등을 이유로 제약회사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이들을 ‘고혈압 마피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혈압 마피아들이 도와준 덕분일까? 실제로 정상 혈압이나 고혈압이냐를 진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혈압의 절대수치’는 점점 하향 조정됐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독일에서는 수축기 혈압 16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100㎜Hg 이상일 때, 즉 160/100㎜Hg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치료했다. 이 시기 독일의 고혈압 환자는 700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1974년에 독일 고혈압퇴치연맹이란 단체가 등장해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90㎜Hg, 다시 말해 140/90㎜Hg으로 진단 기준 수치를 대폭 완화하도록 권고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대부분 국가는 현재 이 기준을 고혈압을 진단하는 수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자 그 뒤로 갑자기 고혈압 환자는 3배로 늘었다. 예상대로 독일 고혈압퇴치연맹의 배후에는 제약회사들이 있었다. 이 단체의 후원자들은 제약회사 관계자들이었다.

제약회사들이 의료전문가들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쥐락펴락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2012년 8월 세계 1위의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는 미국 정부와 6,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는 데 합의했다. 뇌물 제공 혐의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하는 조건이었다. 화이자는 중국, 러시아, 크로아티아 등 8개 나라 소속 의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뇌물 형태도 다양했다. 정부 위원회 의사 매수는 기본이고, 학회 명목의 공짜 해외여행, 병원 처방 화이자 약 매출액의 5% 리베이트 제공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끌어다 구워삶았다.

화이자뿐만이 아니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마찬가지였다. 존슨앤드존슨과 비엠에스(BMS)도 최근 전 세계 의사들에게 뇌물을 준 문제로 처벌을 받았다. 제약회사와 결탁한 전문가 집단뿐 아니라, 언론도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만들어서 약을 먹게 하는 제약회사의 서포터즈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특정 질환의 위험성을 과장해서 작은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즉시 전문가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다.

전문가와 미디어는 특히 고혈압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침목의 살인자’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여주고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혈압약을 처방 받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주문을 외운다. 물론 일부 양심적인 전문가는 고혈압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악물치료에 앞서 적당한 운동, 체중조절, 금연, 금주, 스트레스 해소, 생활습관 개선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긴 한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약을 끊으면 대부분 혈압이 다시 상승하므로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주술을 앞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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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끝난 악몽 - 당뇨병 치료제 아반디아

아반디아 처음 선보이자마자 부작용 드러내: 아반디아가 성인 당뇨병에 쓰이는 혈당강하제로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1999년이다. 미국에서 출시되고서 1년 뒤인 2000년 8월에는 영국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주사제가 아니라 알약처럼 입으로 먹는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였다. 그만큼 복용하기 편했다. 그래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불편을 크게 덜어주었다. 출시 이후 이 약은 GSK의 효자 제품으로 떠올랐다. 2006년 이 약은 34억 달러라는 세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위험이 드러나면서 매출은 급격히 줄었다.

사실 이 약은 등장할 때부터 안전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약보다 한발 앞서 1997년에 나온 당뇨병 치료제 레줄린이 일부 환자에게 심각한 간부전을 일으키는 등 말썽을 피울 때였다. 레줄린은 제약사 파크-데이비스/워너-램버트가 만든 당뇨병약이다. 그때까지 레줄린을 복용한 환자 43명이 급성 간 기능 상실을 겪고 이 중 28명이 사망했다. 7명은 간 이식을 받아야 할 만큼 위태로운 상태였다.

쏟아지는 부작용 연구 결과에도 GSK 모르쇠: 문제는 아반디아가 간기능, 심장기능 손상 부작용으로 판매 금지된 레줄린과 화학적으로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아반디아도 레줄린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건강연구실장 시드니 울프 박사는 미국 보건당국의 자료들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레줄린은 물론 아반디아 역시 안전하다는 점을 증명할 만한 증거가 부족했다. 따라서 울프 박사는 아반디아를 다른 약이 듣지 않을 때 2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경고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아반디아가 시중에 나온 지 4개월이 되자 미국에서 이 약을 먹고 간부전을 일으킨 환자가 4명이나 나왔다. 그렇지만 아반디아는 초기 안전성 논란이 가라앉자 별 탈 없이 한동안 순항했다. 그러나 오래가진 않았다.

2006년 1월 6일 미 FDA는 아반디아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는데, 기존에 알려진 부작용과는 다른 것이었다. 시력을 혼탁하게 만들고, 황반부종과 팔다리를 붓게 하는 말초부종을 “매우 드물지만”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약을 끊으면 이런 증세는 없어지거나 약해졌다. 그러다가 아반디아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티븐 니센 박사가 통계학자 캐시 월스키와 함께 20여 건의 아반디아 관련 연구 결과를 분석, 이 약이 심장발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2007년에 5월에 발표한 것이다. 물론 미 FDA는 이 연구의 일부 자료가 아반디아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진 않았다. 벼락을 맞은 GSK는 발끈했다. 그리고 즉각 반격에 들어갔다.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은 분석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나아가 아반디아는 다른 어떤 당뇨병 치료제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봇물 터진 부작용 고발 연구 결과: 하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난 뒤였다. GSK는 아반디아 부작용 논란을 진화해보려 애썼지만 소용없었다. 불길은 이미 활활 타올랐다. FDA도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FDA는 2007년 6월 아반디아에 더욱 강화된 경고 표시를 하도록 했다. 최고 엄중경고 표시인 ‘블랙박스’ 문구를 아반디아에 붙이도록 명령한 것이다. 봇물이 터지자 이 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었다는 신고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이듬해인 2008년 4월 말에는 아반디아가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골다공증 위험을 2~3배 증가시킨다는 것이었다. 스위스 바젤 대학병원의 크리스티안 마이어 박사는 이런 연구 결과를 미국 의학전문지 《내과학 기록》에 게재했다.

같은 해 12월에도 영국 이스트 앵글리어 대학의 로크 박사가 비슷한 연구 결과를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에 발표했다. 그럼에도 GSK는 이런 부작용들이 “이미 잘 알려진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애써 무시했다. 또 그런 사실을 라벨에 부착했을뿐더러 이미 의사들을 위한 처방정보에도 명시해놓았기에 올바르게 사용하기만 하면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2010년 6월 말에는 아반디아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2편의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FDA 위험 인정하면서도 사실상 ‘뒷짐’: GSK가 그처럼 뻣뻣하게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의약품 안전당국의 솜방망이 대처가 그 주요 요인은 아닐까? 실제로 FDA는 아반디아 부작용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다만 경고문구만 강화하는 등 뭔가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는 시늉만 내었다. 그러면서 GSK가 아반디어를 계속 팔 수 있도록 내버려뒀다. 심지어 아반디아를 두둔하는 듯한 평가를 빼먹지 않고 덧붙였다. 2007년 11월 중순 FDA는 아반디아가 심장마비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을 경고문에 추가하도록 GSK에 지시했는데, 이 때도 FDA는 “아반디아가 다른 약물에 견줘 심장마비로 말미암은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충분한 증거는 없다.”며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참다못한 소비자 단체 직접 행동 나서: FDA의 소극적 태도에 더는 참지 못하고 소비자가 직접 나섰다.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은 2008년 10월 말 아반디아를 팔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FDA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FDA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말만 할 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여기에 맞장구를 치듯 GSK도 성명을 내어 자체 자료는 아반디아가 간에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시치미를 뚝 뗐다. 하지만, 이런 낯 두꺼운 주장을 무색하게 하듯, 미국과 유럽의 당뇨병 학회는 아반디아 처방을 삼가라는 지침을 발표하여 GSK에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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