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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속도

리칭즈 지음 | 아날로그
여행의 속도

리칭즈 지음

아날로그 / 2014년 11월 / 372쪽 / 15,800원





250-350km/hr 고속열차의 도시여행



단순 그리고 순수함 _ 스페인의 AVE 고속열차와 메트로폴 파라솔

스페인의 광활한 토지를 훑어보기에 AVE 고속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는 방법만큼 제격인 것은 없다. 창밖을 보고 있노라면 끝없이 펼쳐진 대지와 산봉우리마다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풍차들이 마치 몽환적인 시편의 그림자극처럼 창문에 어리어 한바탕 춤을 추다 금세 자취를 감추기를 반복한다. 돈키호테가 현대인의 이런 여행 방법을 알았다면 얼마나 부러워했을까.

스페인 중부에 위치한 마드리드에서 남부지역으로 이동할 때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은 AVE 고속열차이다. 오래전의 건축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마드리드 아토차 역은 매력적인 기차역이다. 격조 높은 건축물 내부를 온실로 개조해 여행객들은 이 무성한 화목의 녹음 속에서 마음의 휴식과 위안을 얻곤 한다. 하지만 2004년,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의 일부가 폭파되는 끔찍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마침 시민들의 아침 출근 시간과 겹쳐 인명피해가 컸다. 그 사건 이후 역 근처에는 당시의 폭탄 테러를 기억하기 위한 예술작품들이 몇 점 전시되어 있다.

기차역 옆에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거대한 아기 두상이 있다. 순진무구한 얼굴로 깊은 상념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은 덥고 건조한 날씨로 지친 여행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두상을 보며 함께 생각에 잠긴다. 자신 또한 토실토실한 어린 시절의 얼굴로 돌아간 양 태초의 단순함과 환희를 마음 깊은 곳에서 느낄 수 있다.

마드리드의 새 미술관 건물: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근처에 위치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을 찾았다. 오래된 병원을 개조해 만든 이 미술관 안에는 피카소의 중요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마드리드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명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새롭게 증축된 신관 건물이었다. 신관은 프랑스의 건축가인 장 누벨이 디자인했는데, 건축물 전체에 신선함과 창의력이 배어 있어 보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기본적으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소장품 대부분은 구관에 보관되어 있고, 신간에는 행정 사무실과 도서 자료실, 식당 및 커피숍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신관은 마치 거대한 첨단과학 우주기지 같다. 유선형의 붉은 조형과 유리상자처럼 생긴 사무실들의 사이를 투명한 엘리베이터가 수직으로 가로지른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옥상 전망대의 설계인데, 이곳에 오르면 마드리드의 도시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차가 기차역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은 박물관의 도시인 마드리드의 입체적이면서도 다원화된 변모를 잘 보여 준다. 이 도시에는 오래된 옛 미술관과 함께 전위적이고 기이한 건물이 공존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다. 신관의 중앙 광장에는 현대적인 조각 하나가 솟아 있는데, 천장의 창을 통해 들어온 햇볕이 바닥에 너울거리면서 마치 비온 후의 찬란한 하늘 같은 스페인 특유의 여유와 낭만을 연출한다.

고도(古都)의 메트로폴 파라솔: 스페인의 여름은 강렬한 태양 때문에 머리가 아찔할 지경이다. 하지만 기후가 건조해 그늘로 몸을 피하면 오히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끈적끈적한 불쾌감이 없다. 그래서 스페인 남부 도시의 거리에서는 오후의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차양이 길게 드리워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스페인 남부의 대도시 세비야에서는 거리의 흔한 차양 외에 아주 특이한 건축물을 하나 더 발견할 수 있다. 도시 광장 위에 설치된 거대한 구름 형상의 이 물체는 마치 UFO 같기도 하고,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 등장하는 하늘을 뒤덮은 우주 항공모함처럼 도시에 색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넓적한 구름 형상이 광장을 덮고 있어 차양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건축물을 ‘메트로폴 파라솔’이라고 부른다.

메트로폴 파라솔이 위치한 광장은 고대 로마의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원래 발굴 작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이미 고대 로마 유적지가 충분했기 때문에 발굴을 잠정 보류하고 그 위에 새로운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 구조물은 철근과 콘크리트 대신 목조 방식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이렇게 거대한 목조 구조물은 세계 역사상 전무하다. 세계 유일무이의 이 거대 목조 구조물의 탄생은 컴퓨터를 이용한 세밀한 계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표면에는 우레탄 도료를 사용해 비바람에도 더럽혀지거나 훼손되는 것을 방지했다.

오랫동안 세비야의 상징은 세비야 대성당이었다. 세비야 대성당은 고딕양식의 성당 중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하게 솟아오른 탑과 웅장한 내부는 가히 그 시대 최고의 초고층 빌딩으로 군림하기에 손색이 없다. 성당의 탑에 오르면 세비야의 시내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세비야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한 번은 반드시 올라가봐야 할 필수 코스였다.

하지만 메트로폴 파라솔이 생긴 후 사람들은 성당 대신 이곳에 올라 세비야 전경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메트로폴 파라솔에서는 시내 전경뿐 아니라 세비야 대성당의 탑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파라솔 상층의 회전형 복도를 걷다 보면 마치 내가 거대한 구름을 조종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파라솔 아래는 그늘이 만들어져 공연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거나 전통시장, 음식점, 커피숍 등이 형성되어 세비야 시민의 삶과 여행객들의 여정이 함께 어우러진다.

메트로폴 파라솔 아래 전통시장을 구경하면서 수많은 토끼고기가 노점에 걸려 있는 모습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가죽이 벗겨진 채 냉동실에 즐비하게 걸려 있는 토끼고기는 스페인인의 일상적인 식생활을 잘 보여 준다. 스페인에서는 해산물 요리를 먹을 때도 토끼고기가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 역시도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적지 않은 토끼고기를 먹어야 했다.



80-100km/hr 도로 위의 자유여행



자유에 대한 갈망과 자아의 실현 _ 미국의 서부도로와 건축여행

미국 영화를 너무 많이 봤던 탓일까. 나는 미국의 도로 위를 운전할 때 기분이 참 좋다. 미국에서는 운전을 할 줄 모르면 두 다리가 없는 것과 같고, 면허증이 없으면 신분증이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미국 유학시절, 내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짐차를 구입한 것이다.

미국의 도로를 달릴 때는 본인이 직접 운전해야만 ‘진짜 자유’의 쾌감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은 운전할 때의 느낌을 좋아한다. 그들에게 차는 서부시대 카우보이의 말처럼 모험을 함께할 동반자이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는 차를 몰고 도로 위를 질주하는 행위를 자유에 대한 갈망과 자아실현의 상징으로 비유했다. 나도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미국에서 생활한 몇 년 동안 내가 터득한 것은, 만약 진짜 미국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본인이 직접 차를 운전해 도시 하나하나, 마을 한 곳 한 곳을 일일이 다녀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단편적인 이해를 벗어나 진짜 미국을 이해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도로를 운전해 도시의 각종 건축물과 예술작품을 찾아다니는 여행은 내가 가장 동경해 왔던 여행 방식이다. 창문으로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과 바다 내음, 유명 록 밴드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를 들으며 지평선을 향해 달리다 보면 가슴까지 뻥 뚫리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자유다.

로스앤젤레스의 자유분방함: 해체주의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의 건축세계가 처음 시작된 곳은 로스앤젤레스였다. 그는 고정관념의 틀을 파괴하는 해체주의의 선구자이자, 기발한 건축설계로 끊임없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탐험가이다. 캐나다 토론토가 고향인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만약 내가 계속 캐나다에서 일했다면 로스앤젤레스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기회는 영원히 없었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는 더 많은 자유가 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역사적인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프랭크 게리가 처음 캘리포니아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그는 대부분 차고 개축 같은 작은 공사만 맡았으며 지역 역시 자신이 살고 있는 산타 모니카나 베니스 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이곳에서 로스앤젤레스의 호방하고 자유로운 해양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했고, 캘리포니아 도로의 건축양식을 익힐 수 있었다. 미국 동부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서부의 건축양식과 분위기는 훗날 그가 기발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베니스 비치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Venice Beach House’라는 이름의 별장이 있다. 마치 꿈과 현실의 경계에 있는 듯한 이 별장의 주인은 해상 구조대원 출신이다. 빨간색 반바지를 입고 전망대에서 바다를 응시하는 해상 구조대원들을 볼 때마다 나는 라는 미국 드라마가 생각난다. 이 별장의 주인은 은퇴 후 특별히 프랭크 게리를 초빙해 별장의 설계를 부탁했다. 프랭크 게리는 건물 앞쪽에 작은 탐을 하나 더 설계해 넣었는데 이곳은 별장 주인의 작업실로, 일을 하면서 바다의 경치도 구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아마 별장 주인은 바다를 바라보며 종종 구조대원으로 활약하던 시절을 회상할 것이다.

우주선의 파편 같은 뇌 건강센터: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이 환락의 도시에는 특이한 건물이 넘쳐난다. 하지만 최근 그 건물들을 뛰어넘는, 상상을 초월한 건물이 들어섰다. 해체주의의 대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으로 이미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 기막힌 건물은 카지노도, 호텔도 아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괴상한 건물이 두뇌를 연구하는 병원이라는 것이다. 정식 명칭은 ‘클리블랜드 클리닉 루 루보 뇌 건강센터’이다.

이 뇌 건강센터는 KMA라는 기구에서 지원하는데, KMA란 ‘기억을 붙잡다(Keep Memory Alive)’의 약자이다. 이 기구의 경영자 및 사업파트너의 반 이상은 식구나 친척 중 누군가 알츠하이머 때문에 죽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뇌 관련 질환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막 위에 지어진 이 기이한 모양의 뇌 건강센터는 앞으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루게릭병의 연구를 통해 이 병들에 대한 조기 발견 및 치료와 예방에서 세계 최첨단의 병원이자 연구센터로 성장할 것이다.

뇌 건강센터는 그 기이한 모양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곳은 주위의 건물들과 아주 선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었는데, 다른 건물들이 하늘을 향해 직각으로 꼿꼿이 솟아오른 반면 뇌 건강센터 건물만 지진이라도 지나간 듯 바닥에 주저앉아 일그러지고 변형되어 있었다. 금속 자재를 사용한 외관 벽면에 햇볕이 내려앉은 모습이 마치 거대한 우주 항공모함의 파편 일부가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환자의 아픔을 표현한 초현실 공간: 괴상하고 차가운 느낌의 외관과 달리, 내부는 최대한 차분하고 따뜻한 색상으로 꾸며져 있었다.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긴장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또 회의실은 붉은색의 카펫과 소파가 일그러진 천장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달리의 그림처럼 초현실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나는 이 건물이 인간의 뇌, 즉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의 뇌라고 생각했다. 뇌 기능이 점점 파괴되어 산산이 조각난 파편처럼 여기저기 흩어지고, 지난 세월의 기억들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물처럼 아무리 붙잡으려고 애를 써도 사라져 버린다. 결국 환자는 살아 있는 시체나 다름없이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나는 루 루보 뇌 건강센터 건물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아픔과 비극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곳은 인류가 기억의 유실에 대항하기 위해 쌓아올린 중요한 교두보였다. 라스베이거스의 그 어떤 화려한 카지노와 호텔도 나에게 이처럼 존경과 숙연함을 느끼게 하지는 못했다.



30-80km/hr 전차와 사색여행



해변을 달리는 청춘의 동반자 _ 에노덴 전차와 세계 최고의 아침식사

나는 에노덴 전차를 ‘땡땡이 전차’라고 부르곤 했다. 예전에 몇 번 이곳에 왔을 때마다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수업을 몰래 빠지고 쇼난 해변으로 놀러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창 들떠 있는 그 청춘들의 얼굴에 근심이란 없었다. 나에게는 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에노덴 전차는 도쿄를 대표하는 유명한 전차 노선 중 하나이다. 코시고에 역을 출발해 협곡처럼 좁은 길을 지나 드넓은 바다에 이르는데, 흔들리는 전차에 앉아 에노시마의 서쪽 수평선으로 가라앉는 석양을 바라보는 것만큼 아름다운 경관도 없을 것이다. 만약 석양을 마음껏 감상하고 싶다면 가마쿠라 고등학교 역에서 하차해 승강장에 서서 가만히 서쪽 바다를 바라봐도 된다.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여 보면 붉게 달아오른 쇳덩어리를 찬물에 식힐 때처럼 서쪽 바다에서 미세한 수증기가 올라오며 ‘치지직’ 하고 식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해변을 달리는 전차: 가마쿠라 고등학교 역은 아름다운 석양 때문에 ‘일본의 가보고 싶은 역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가마쿠라 고등학교는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쇼호쿠 고교의 모델이기도 하다. 반짝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초록색 에노덴이 지나가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주인공의 뒷모습. 가마쿠라 고등학교 주변에는 이처럼 만화 속 장면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장소를 몇 군데 찾아볼 수 있다. 또 에노덴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투명한 물 위를 운행하는 전차는 아마 백 퍼센트 작가의 상상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경험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노시마에 가면 바다를 볼 수 있는 전차 외에도 쇼난 모노레일을 탈 수 있다. 오후나 역에서 출발하는데, 현수식 방식이라 마치 ‘공중 전차’를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열차를 타면 경미한 현기증을 느낄 수 있다. 에노시마에서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큰 강점이다.

세계 최고의 아침식사: 일본의 건축디자인 회사 치바 마나부 아키텍츠에서 설계한 ‘Weekend House Alley’는 주거, 사무실, 상점 및 레스토랑을 모두 합한 종합 건물로, 특이하게도 모든 공간의 교차점마다 ‘Alley(골목)’라는 부분이 있다. 이 교차점 부분을 쌀미(米)자 형태에서 획 하나만 빠진 모양으로 건물의 각 부분을 쪼개어 주거 단지, 사무실, 상점 등으로 분리했다. ‘Weekend House Alley’는 마치 쇼난 해변에 형성된 작은 마을과도 같아서 그 안에서 여가활동과 생활이 모두 가능하다.

그곳 2층에는 빌즈(bills)라는 호주 브랜드의 레스토랑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조금 과장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레스토랑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평소 해변을 마주 보고 있는 통유리창이 개방되어 있어 마치 건물 내부가 아닌 발코니에서 식사를 하는 느낌이다. 창가에는 편하고 푹신한 긴 소파가 놓여 있어 음료를 마시면서 바다를 감상하거나,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음식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쇼난 해변에 딱 어울리는 레스토랑이 아닐까 한다.

풀장이 있는 스타벅스: 일본의 고도(古都) 가마쿠라 오나리마치점 스타벅스는 도심의 일반적인 스타벅스 건물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만화가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오래된 별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는데, 별장에는 작은 풀장이 있고 그 옆으로 벚나무가 심겨 있어 봄이 되면 풀장 앞에 앉아 만개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꽃잎이 바람에 휘날려 물 위로 가만히 내려앉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고즈넉한 운치가 느껴진다. 스타벅스는 이 별장을 매우 특이한 구조로 개조했는데, 먼저 풀장이 내다보이는 벽면을 완전히 허물고 통유리로 대체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통유리를 개방해 정원과 실내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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