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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행복해, 내 아이라서 고마워

임영주 지음 | 깊은나무
엄마라서 행복해, 내 아이라서 고마워

임영주 지음

깊은나무 / 2014년 6월 / 272쪽 / 14,500원





PART 1 발달 순서 바꾸는 엄마, 아이 망치는 엄마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요

출근 준비를 할 때 팟캐스트 라디오를 즐겨 듣는다.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정보와 느낌을 공유할 이야깃거리가 참 많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초겨울 아침,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다. 그날의 ‘즉문’은 결혼한 지 1년 된 새내기 주부의 고민이었다. 자신은 내조도 잘하고, 음식도 맛있게 잘 만들고, 아이도 낳아 정말 잘 키우는 ‘슈퍼맘’이 되고 싶은데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완벽한 아내,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즉문에 스님이 즉시 대답했다. “그런 생각하면 안 돼. 그럼 인생이 괴롭게 되는 거지. 그냥 재밌게 살아.” 이렇게 명쾌할 수가. 즉설을 여는 첫마디가 시원스런 일갈인 것이 스님의 매력이지만, 그날따라 “그런 생각하면 안 돼”라는 말이 어찌나 속 뻥 뚫리게 시원하게 들리던지……. 그리고 바로 그 말이 부모교육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핵심 화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젊은 새내기 주부가 엄마가 되었을 때 정말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과도한’ 욕심이 아니라 ‘좋은 엄마’가 되려는 ‘편안한’ 욕심을 부리면 좋겠다. 그래서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하면 좋겠다. 남편의 반응 여하에 따라 남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쉽게 변하지 않아야 할 텐데……. 아이에게 섣부른 육아 이론을 적용하기보다 그냥, 편안하게 엄마의 온유함으로 키우면 좋을 텐데…….

이튿날, 마침 부모교육 특강이 있었다. 나는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부모교육 전문가로서 가슴 먹먹해지는 진지함으로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라는 주제로 부모교육 특강을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엄마가 아이도 사랑할 수 있다: 그날은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 질문들에 답하려면 몇 시간도 부족하겠지요. 요약해서 세 가지 비법을 전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엄마들의 뜨거운 눈빛이 내게 쏠린다.

“부모교육에 정답이 없다는 제 지론은 이미 블로그나 제 책을 통해 많이 접하셨죠? 대신 뭐가 있다고요? 맞습니다. 현답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생각이 정답인 양 아이에게 들이댑니다. ‘잣대’ 또는 ‘기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가 두려워 듣는 척하다가 점점 도망가요. 부모와 함께 있으면 질식사할 것 같다는 아이들도 있어요. 이제부터 머릿속 이론을 가슴으로 내려오게 하기 그리고 그중에서 몇 가지만 실천하기! 제가 강의를 하는 동안 이것만 생각하세요. ‘내 지식은 오히려 아이에게 무용지물일지도 몰라’라는 회의로 지금 이 시간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엄마들은 ‘어떤 굉장한 말을 하려나?’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그들에게 어디서나 들을 법한 말, 어디서든 이미 들은 평범한 말, 그러나 참으로 실천하기 힘든 말들을 ‘비법’이라 말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시작했다.

세 가지 비법은 ‘엄마 자신을 사랑하자’, ‘남편을 존중하자’ 그리고 ‘아이를 가슴으로 사랑하자’였다. 아울러 실천의 중요성도 잊지 않고 말했다. 부모교육은 실천 학문이다. 실천하지 않는 자녀 양육 이론은 오히려 해악을 끼친다. 아이를 숨 막히게 하고 부모를 절망하게 할 뿐이니까.

내가 아무리 육아 이론을 잘 안다 한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엄마들 몫이다. 결국 엄마들만이 인류의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엄마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교육 특강을 최소할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위대한 일을 하는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가. 그 소중함을 엄마가 먼저 알고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가족이 제대로 보인다. 가슴을 도닥이며,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자주 인정해 주자. 자기를 인정하는 부모를 보는 아이는 자기긍정을 배우지만, 자기를 부정하는 부모를 보며 자라는 아이는 자기부정뿐 아니라 타인 부정을 배운다. 이런저런 이유를 다 떠나 엄마는 그 자체로 사랑받아 마땅하다. 스스로에게나 가족들에게나.

남편이 도와주지 않으면 좋은 부모 아니라고?: 그다음으로, 남편을 존경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라고 얘기했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존경이며 존중이라고.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존중할 거리, 존경할 구석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는 부모가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는 사실을 나는 현장에서 너무도 많이 보고 듣고 느꼈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의 세계다. 아이의 세계가 전쟁터가 될지 지상낙원이 될지는 바깥세상이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 달려 있다. 세상이 어떻든 가정이 평화롭고 사랑이 가득하면 아이의 내면은 평화롭고 사랑으로 가득하다. 내면이 건강하게 발달한 아이는 뇌 발달은 물론 전반적으로 신체 발달이 조화로운, 우리의 교육 목표 그대로 ‘전인 발달’이 되는 것이다.

남편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상이 되었다. 아빠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러 가면 이러한 사회적ㆍ문화적 변화 때문에 부부 사이가 더 안 좋아졌다는 얘기도 듣는다. 아빠가 육아에 무관심한 것도 문제지만, 그걸 아이 앞에서 채근하고 몰아붙이는 것은 아이 교육에 더 안 좋다. 남편이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그걸 아이 앞에서 들춰 내지 말자. 아이 앞에서 그러는 것은 정말 비교육적인 행동이다.

남편의 장점을 찾아 아이 앞에서 자주 이야기해 주자. “민재야. 아빠는 무거운 것도 잘 드신다. 그렇지?” “아빠는 운전도 정말 멋지게 잘하시지. 그렇지?” “엄마는 아빠를 만났을 때 걷는 모습이 의젓하고 씩씩해서 한눈에 반했단다.”

이렇게 우리 가정을 긍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로 만들어야 아이도 건강하고 밝게 클 수 있다. 남편이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탓하지 말고 오히려 아이에게 아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아이가 무언가를 원할 때, 결정할 일이 있을 때 “아빠와 의논해서 결정하자”라며 아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엄마가 아빠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엄마의 말 한마디로 아이에게 아빠가 ‘멋진 아빠’로 인식된다.

지금은 가슴으로 사랑할 때: 마지막으로 ‘아이를 가슴으로 사랑하라’고 얘기했다. 머리로 사랑하는 부모가 얼마나 많은지 점점 더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 자존감 높이려고, 기 살리려고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아도 관대하기만 한 부모가 오히려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 줘야 한다는 육아 이론은 알면서 진정한 자존감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는다는 점도 이야기했다.

부모의 머릿속에 있는 이론은 ‘아동 중심’이지만, 실제 행동은 ‘엄마 중심’이다. 예전 엄마들은 이론은 별로 없었으나 아이를 가슴으로 사랑했고 아이의 발달을 인정하고 따라 주었다. 자존감이라는 말조차 몰랐던 시절임에도 우리 부모님들은 가슴으로 그것들을 키워 주었다. 육아는 아이의 발달을 따라가 주는 것이지 앞당기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아이의 성장을 오히려 방해한다.

엄마의 머릿속 이론으로 아이를 조종하려 들지 말자. 조종하는 엄마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가 낫다. 그냥 엄마의 본능으로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좋다. 엄마의 본능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맹목적 사랑이고 아이에 대한 절대 신뢰다. 아이는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잘 자란다. 아이 엄마에게 필요한 건 육아 이론과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상식과 지혜다.



PART 2 전지전능 엄마, 무능한 아이 만드는 엄마



엄마 친구 아들은 말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한다는 것이 심리실험과 뇌 연구로 확인되었다. 고려대 연구진이 평균 나이 44세의 한국 여성 11명과 미국 여성 1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모두 중학생 자녀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각자 방에 들어가 컴퓨터로 카드 게임을 했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은 결과가 좋다고 생각하면 저장하고 나쁘다고 판단하면 취소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1인당 50회 실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남을 의식하는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게임이 끝날 때마다 상대적 손익도 알려줬다. 한 참가자가 4000원을 따고, 비교 대상이 8000원을 땄으면 상대적 손익이 -8000원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실험 결과 게임 취소 결정을 내릴 때 수익 자체만 따지는 비율은 미국인이 한국인보다 4.7배 정도 높았다. 반면 상대적 손익에 영향을 받는 비율은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1.3배 정도 높았다. 미국인은 수익 자체만 따지는 비율이 높았지만, 한국인은 다른 참가자들의 수익과 비교해 가며 취소 결정을 내린 비율이 높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실험 동안 뇌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연구진은 미국인 여성과 한국인 여성, 참가자들의 뇌 선조체를 fMRI(기능자기공명영상장치)로 촬영했다. 선조체는 칭찬, 만족 같은 보상 심리가 있을 때 작동하는 부위다. 선조체가 상대적 손익에 반응하는 정도도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3.5배 정도 높았다. 고려대 김학진 교수는 “한국인이 남과 비교하는 데 더 예민하다는 사실이 뇌과학으로 입증됐다. 문화, 가치관 등의 후천적 요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온갖 정보에 휘둘리는 내 아이: 정보화 시대다.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경제력,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열쇠라는 말이 유행할 때도 항상 ‘엄마의 정보력’이 맨 앞에 놓였다. 정보는 유용하다. 그러나 정확한 정보인지 ‘카더라’ 식의 와전된 소리에 불과한지를 식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른 엄마도 육아는 처음이다. 둘째아이를 키우는 ‘아는 언니’는 그래도 믿을 만하지 않을까? 두 번째로 아이를 키우니까. 그러나 그 언니도 둘째아이는 처음 키우는 것이다. 그 언니는 첫아이도, 지금 둘째 아이도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으며 키우고 있는 중이다.

따지고 보면 사교육 열풍도 비교에서 시작된 것이다. 내 아이만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내 아이만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엄마들을 사로잡고 놔주질 않는 것이다. 나는 엄마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초등 1학년 아이가 학원에 꼭 다녀야 할까요?” 그러면 엄마들은 “아니오” 하고 시원스럽게 대답한다. “그럼 예체능을 배우는 학원 말고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어머니 손들어 보시겠어요?” 그러면 몇십 명 중 정말 소수만 손을 들 뿐이다.

“만약 다른 엄마들이 모두 아이를 학원에 안 보낸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당연히 안 보내죠. 내 아이만 고생할 필요가 뭐 있겠어요.” 엄마들은 누가 먼저 시작한지 모르는 학원 보내기에 너도나도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그것이 아이들을 고생스럽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는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 부모를 이 지경까지 만든 데는 물론 사회의 책임도 있지만, 사회를 탓하지만 말고 사회를 이렇게 만드는 데 우리도 한몫했음을 인정하고 돌아봐야 한다. 부모는 사회를 보지만 아이는 부모를 본다. 아이 입장에서는 사회가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데모대 맨 끝에 서서 구호를 외치더라도 이유는 알고 따라가자. 만약 우리가 따라가는 선동자가 당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부모가 아니라 가여운 내 아들딸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가만있어, 엄마가 해 줄게

아이의 주도성이 발달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유아기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인간 발달 8단계에서는 3세에서 5세에 이르면 아이는 ‘주도성과 죄책감’이 발달한다고 한다. 이 무렵이 되면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할 일을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을 때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칭찬’이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시기다. 반면 이 시기에는 ‘죄책감’도 발달하기 때문에 아이가 죄책감이 들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주도성을 키워 주어야 한다. 이 시기 주도성이 발달단계에 맞게 발달한 아이는 죄의식에 빠지지 않고 자존감을 키우며 성장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론이지만, 이를 간과하거나 혹은 칭찬을 남발하며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 주고 있다고 자신하는 부모도 있다. 물론 칭찬으로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북돋아 주는 것도 주도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지만, 주도성을 키워 주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기다려 주기’다.

유치원 하원 시간에 개별 하원을 위해 아이를 데리러 오는 부모들을 자주 본다. 현관에서 아이와 어떤 상호작용을 나누는지 보면 참으로 다양하다. 팔 벌려 안는 엄마와 아이, 손을 흔들며 상봉하는 모녀, “잘 놀았어?” “재미있었어?” 하며 언어로 상호작용을 하는 엄마, 일에 지친 모습을 여실히 보이며 현관문에 기대어 아이의 하원 준비를 기다리는 엄마.

아이가 신발을 신을 때 부모가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보면 그 부모가 아이의 주도성을 키워 주는 부모인지 아닌지를 대략 알 수 있다. 아이를 보살피는 일에서도 ‘습관’이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고는 있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여러 육아 이론을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도성이라고? 알고 있어!’라는 함정: 아이가 신발을 신으려고 앉아서 발을 신발에 넣는 순간 신발을 잡고 신겨 주는 엄마들이 있다. 아이가 저항을 할 때도 있고 온순하게 앉아 엄마에게 발을 내밀 때도 있다. 어떤 때는 아이가 발을 꼼지락하며 스스로 신발을 신으려고 시도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면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가만있어. 엄마가 신겨 준댔잖아.” 아이가 교실에서 하원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의 신발을 찾아 현관에 가지런히 놓아 주는 엄마도 있지만,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수십 켤레의 신발 중에서 자신의 신발을 찾아내는 것은 변별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내 것과 타인의 것을 구분하고, 신발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아 가지런히 놓는 등 자신의 신발을 찾는 훈련과 연습을 하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기다려 주기: 기다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발적인 기다리기는 좀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기다려 주기’라고 표현한다. 어른끼리도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주기가 쉽지 않다. 부부가 외출할 때도 서로의 시간관념과 준비 시간의 차이로 인해 큰소리가 오갈 수 있는데, 하물며 이제 막 발달과 성숙의 진행 단계로 들어선 아이는 어른의 기준에서 보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하는 걸 지켜보고 있노라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두 살도 되기 전에 ‘내가 할 거야’라고 말하는 아이를 기특한 맘에 지켜보다가 속 터져서 대신 해 주곤 했어요.” 대부분 엄마들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 속 터지는 상황을 참고 기다려야 아이의 자율성이 발달하고, 자기 주도성을 기를 수 있다. 이런 사소한 기다려 주기가 아이의 발달을 도와 자기주도 학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유아기에는 모든 것이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결정적 시기’라고 하는 것이다.

엄마의 육아 이론을 차라리 내려놓자. 그리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아이가 “내가 한다”고 할 때 하게 놔두고 기다려 주자. 아이가 스스로 하다가 못하면 “도와 달라”고 할 것이다. 아이도 안다. 내가 하고 싶지만 어떤 상황에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하는지. 아이가 그걸 알고 판단해 나가도록 엄마가 도와주자.

아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큰다. 아이를 기다려 주는 일도 잠시다. 그 기다림이 독립성과 근면성으로 연결되고 올바른 자아 정체감 형성에 도움을 주며 아이의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대신 해 줄게’ ‘가만있어’라는 말은 하고자 하는 아이의 의욕을 박탈하는 일이다. 대신 해 주는 사랑이 아이를 무능하게 만든다. 방치하라는 말이 아니다. 유아를 둔 부모는 곁에서 도와줄 준비를 해야 한다. 기다려 줄 때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이런 눈길을 보내자. ‘잘할 수 있지? 잘하는걸! 못해도 언제든 엄마가 도와줄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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